남북 이산가족 제11차상봉 첫 만남이 금강산에서 있었다. 남북을 합쳐 370명의 이산가족들은 2박3일 동안 통한의 세월을 되돌아보며 눈물지었고, 그 눈물이 마르기도 전에 차마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나머지(538명) 이산가족들도 만남의 시간을 갖겠지만 이들 역시 사흘뒤면 기약없는 작별에 울어야 한다.
이산가족 상봉이 언제까지 이런 식으로 1회성행사에 그칠 것인가? 2000년 6·15 남북공동선언 이후 1만880여 명의 이산가족들이 상봉했지만 한 차례의 만남으로 끝났을 뿐 서신교환이나 상호방문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이산가족 찾기 신청자가 남한에만 10만여 명이라는데 이런 식이라면 대부분 고령인 이들이 언제쯤 이산의 한을 풀어보겠는가. 이제는 상봉의 질과 내용을 바꿀 때가 됐다.
경제협력 분야에서는 ‘우리민족끼리’를 합창하는 남북 당국이 민족 최대의 비극인 이산가족 문제에 대해선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이 정치적으로 흥정하듯 다루니 개탄스럽다. 북측은 시혜라도 베푸는 양 생색을 내고, 남측은 남북관계 개선을 과시하는 ‘이벤트’로 삼기에 바쁘니 깊어가는 것은 이산가족들의 고통뿐이다. 남북 당국은 이제 이산가족 상봉의 정례화, 서신교환, 자유왕래의 성사를 통한 이산가족 문제의 근본을 해결해야 한다. 민족공조의 참모습을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