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493

왜 자기가 화를 내지?


BY 기막혀 2005-09-15

22개월된 딸아이가..다리미에 손을 데었다.  설거지하는동안 남편이 낼 입을 티셔츠 다리길래 웬일인가 하고 있었는데..애가 자꾸 왔다갔다 하더니만 갑자기 비명소리가 들린뒤 마구 운다...왜 그러냐 했더니 애가 자꾸 다리미 근처로 와서 만지려 하길래 뜨거운거 알라고 내버려뒀단다.  이게 아빠가 할 말이냐!

체험해서 알게 하는건 좋지만 그러기엔 애도 어리고 어떻게 손이 데이게 내버려두나!

다쳐서 피가 좀 나도 울지 않는 아인데 한참을 죽어라도 울어대서 좀 놀라 그러나보다 하다가 나중에 보니까 손가락 2개에 물집이 잡혀있네..꽤 아프고 따가왔나보다..

내가 그랬다..칼이 애한테 저만치 떨어져있는거만 봐도 애 다친다고 치우라 난리면서 그럼 칼 무서운거 알게 하려고 찌르진 않을거냐고..뜨겁다고 표정과 몸짓으로만 얘기해도 다 알아듣고 옆에만 오지 만지진 않는데 그런 주의도 안주고 만지게 내버려두고선 태평하게 있다가 애가 울음을 그치지 않고 내가 계속 잔소리를 해대니 버럭 소리를 지른다.

우유도 안먹고 우는 애를 확 잡더니 내가 재우면 되지, 지금 시끄럽게 울고 제 시간에 안잔다고 화내는거 아니냐며..

애는 아빠가 무서워 꺽꺽 억지로 울음 참아가면서도 눈물은 뚝뚝 흐르는데 조용히 하라고 애한테도 소리소리 지르더니 억지로 눕혀 등을 토닥거리는게 아니라 때리는 수준으로 두드린다.  정말 기막히네..집에 와 손 하나 까딱 안하면서 애 울려놓고 잔소리 좀 했더니 저 난린가.. 됐다고 애를 데리고 나와 재웠다..애는 놀라기도 하고 아빠가 자길 데이게 했다고 생각해선지 아빠옆에 있으니 더 우는것 같았고..무서워하는듯 했다.

재우고 나선 서로 말도 않고 있다 난 컴 앞에 앉아있다..

사소한 일일수도 있는데..자기가 돈 벌어오는 유세를 너무 한다, 요즘.

집에 오면 무조건 자기 피곤하게 하지 말라는 식이고 뭘 도와주는건 바라지도 않는다.

나도 애 키우면서 짜증이 는게 사실이지만 애 키우고 살림하는게 뭐가 어렵냐고 항상 말하는 남편...좋아해 결혼했지만 어떤 부분이 이제 죽을만큼 싫고 짜증난다.  권태기일까..

무엇보다 아까와 같은 행동을 하는 남편에 대해 나조차 당당하게 몇마디 하지 못한 점..

나조차 난 집에 있는 사람이고 돈 벌어오는 사람한테 느끼는 일종의 기죽음..뭐 그런걸로 그냥 넘어간 사실이 화가 난다.

결혼생활..갈수록 회의가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