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님 어머님 벌써 몇 해째 명절 때마다 서로 신경전 벌이는 거 피곤 하지 않으세요? 물론 큰집에서 지내는 차례 아들 며느리 손주까지 앞세우고 가시고 싶은 마음 이해합니다. 저도 집에서 살림할때나 회사다닐때 꼭 전날 아침부터 끌려가서 죽도록 일하고 차례지내고 또 서울 아버님 댁에서 이른 저녁먹고서야 친정가서 하룻밤 자고 다음날은 시누이 온다고 또 아버님댁으로 가서 밤까지 있다가 오곤 했지요.
명절 연휴 사흘을 그렇게 보내는 거 싫으면서도 어쩔 수가 없었어요. 신랑이랑 싸움도 많이 했지만 아버님 어머님 너무 우릴 좋아히시고 저 시누이 오면 저희가 꼭 있어야 하듯 말씀하시니 어쩔 수 없었지요.
하지만 아버님 지금은 상황이 다릅니다. 제가 추석 전날까지 일하는 거 아시지요? 그리고 아버님 어머님이 눈물을 흘리며 절대 키워줄 수 없다고 하셔서 우리 아기 저희 친정에서 키우고 있짆아요. 365일 힘들게 아이 키우는 엄마한테 명절이니 신랑 큰집에 차례지내러 가겠다고 아이 쏙 빼서 데려올 수 없습니다. 그렇게 하면 엄마 혼자 동생이랑 아버지 차례 지내야 겠지요. 저희도 명절 아침부터 이산가족 되어 신랑은 시골 큰집으로 저는 친정에서 보내고 싶지 않아요. 하지만 신랑은 장남으로 도리가 있다 하고 전 딸 된 도리가 있으니 어쩔 수 없어서 둘이 의논과 싸움 끝에 본 합의 입니다.
모양새 안 좋지요. 모양새로 치자면 양쪽다 안좋습니다. 그런데 아버님 모양새 좋으려면 아버님어머님이 아이를 키워주셨으면 모양새 끝내주게 좋았을 겁니다.
365일 아이가 귀챃다가 명절만 되면 보고 싶으신지요? 저희 집얻을 땐 가까이 살아야 아이도 봐 주신다고 코앞에 얻게 하시더니 신랑 실직해서 제가 일나가며 아이 육아를 부탁하니 멀리사는 친정에 맏기라 하시고 365일 친정엄마 힘든거 모른척 하시더니 명절만 되면 친정엄마 힘드시니 아이 어머님이 데리고 시골 가시겠다구요....너무 이기적이시고 쓴건 밷으시고 단것만 잡숫겠단 생각이 괘씸하기까지 합니다.
아이 이제 3살 한창 힘들 때라 엄마 콧구녕에 단내가 나도록 힘드십니다. 그렇게 키우셔서 아버님 어머님 명절때 앞세우시라고 내어달랄 수 없습니다.
작전 세우지 마시고 제 신랑한테 스트레스 주지 마시고 그냥 아들만 데리고 다녀 오세요. 그리고 본가에서 만나면 되잖아요. 시누이도 올 거고 억울하실 거 하나 없으시죠. 물론 시골 내려가셔서 일손이 부족하니 며느리 데려가시고 싶으시겠지만 저 정말 갈 수 없습니다. 저도 낯짝이 있지요.
제가 시골 따라 갓을 때도 시골에도 데려가고 싶으시고 본가에서 저녁도 먹고 싶으시고 시누이 오면 같이 밥도 먹고 싶으시죠. 저희 엄마도 그러세요. 자기딸 기다려지면 남에 딸 보내야죠. 아들 딸 며느리 사위 다 끼고 있고 싶으시면 고아를 며느리 사위로 얻으셔야죠. 시간이 5시를 넘기는데도 전 친정 가려고 저녁먹은 설겆이 후딱 해치우고 있는데 "얘 너네 고스톱 딱 1시간만 치고 가라" 하시는 거 정말 사람 환장하게 하시는 거 아세요? 저 어머님 아버님과 고스톱 치는 거 하나도 안 즐거워요. 저 원래 고스톱 싫어하거든요. 그럼 그러시죠. 너 싫어도 어른 기분 맞추는 정도는 해야 한다고... 그러다 저 고스톱에 맛들려서 집날리면 어쩌실려구요....
아버님 어머님 이제 그만 포기하세요. 해마다 레파토리 바꿔가며 작전 쓰셔도 저 안가요. 그냥 웃는 얼굴로 다녀오시고 웃는 얼굴로 만나요. 그래봐야 당신들 아들만 죽어나요. 저희가 그 문제로 얼마나 많은 토론끝에 얻은 결론인 줄 아세요? 아버님 하나를 얻으면 하나는 놓으세요. 자식은 아버님 악세서리가 아니예요. 며느릴 얻으시려면 아들 반쪽은 사돈에게 내어 놓으셔야 하죠. 꼭 명절때만 출가외인 이니 시댁법도에 따라야 한다 하고 육아나 경제적 도움 받을 일은 친정에 가서 해결하길 바라시죠. 아기가 친정에서 크고 친정식구인데 아예 친정엄마가 끼고 키우는데 자식 있는데로 흐르는거 당연하지 않나요? 아버님 어머님은 자식을 가까이 끼고 사실려 하면서 왜 전 제 자식 멀리 살게 하시나요. 저도 제 자식있는 근처로 이사가고 싶어요.
그럼 하고 싶은 말 많지만 이만 줄이고 알아들으신 걸로 알고 있겠습니다. 당신 아들 그만 닥달하세요 그러다 부모자식간에 감정 상할까 걱정입니다. 원래 자꾸 가두려 들면 뛰쳐나가고 싶잖아요. 오래도록 사이좋게 지내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