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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인생을 잘못 산 건가?


BY 겨울나무 2005-09-19

시집과 친정의 균형, 도대체 어디까지가 정답일까?

 

내 친구는 이번 추석에도 그 짧은 3일 휴가동안, 기어코 지방의 친정에 다녀온단다.

평소같으면 2시간 안팎이겠지만, 언젠가는 8시간이나 걸려서 다녀왔다는 말을 들었다.

결혼당시 시할머니까지 모시고 살던, 내 생각에는 장남의 장남 정도 되는 신랑이랑 결혼해서 첫애는 매일 맡기고 출근하며 맞벌이 하더니, 둘째 낳으면서 들어앉아 시집에는 겨우겨우 코끝만 비친다.

하나 고맙지도 않단다, 애 키우느라 시어머니 힘들였던거.

더구나 손아래 시누이 결혼 혼수때 남편이 가구 해주자고 했다고, 제 친정 가구인지 에어컨인지도 바꾸자고 했단다.

민족의 대이동이든 뭐든 무조건 명절차례상 물리면 친정으로 가야 하고, 시집에 하는 만큼 친정에도 하는 그 애를 보면서, 나는 내가 참 바보가 아닌가 생각했다.

 

나처럼 시어머니 모시고 살면서 애 돌보게 하고 살림까지 맡기는 또다른 친구.

그애도 나처럼 한 달에 30만원씩 용돈을 드린단다, 그러니 그 액수에 상당하는 노동을 하는 것을 왜 며느리가 안스러워해야 하냐고 나에게 되물었다.

그걸 왜 그렇게 생각하니? 하고 해맑게 묻는 친구를 보면서, 나는 또 내가 바보가 아닌가 생각했다.

 

진심을 드러내는 곰보다 약삭빠른 여우가 훠얼씬 원하는 것을 취하는가보다.

내가 정말 그렇게 인생을 잘 못 산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