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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두 종류의 남자가 있다


BY 너무 늦게 알았다 2005-10-25

엊저녁에 후배들을 만났다. 남편과 학교를 함께 다녔으니, 남편을 찾아온 후배들과 함께 어울리게 된 것이다.

한 후배가 결혼 전 관계로 애를 가져서 결혼 한 녀석이었다.

결혼 전에도 직장 여직원 여럿을 건드려서 그만 두게 한 녀석이라 그 결여된 도덕성과, 한 번 마시기 시작하면 4시 5시까지 가야만 직성이 풀리는 술버릇으로 내심 보기 싫었던 녀석이다 (그 놈도 그걸 알아서, 나를 껄끄러워 하니 그게 그거지만..)

그 녀석 말이, 저는 엄마가 강제로 시켜서 결혼을 했고, 결혼 전날까지도 제 인생 책임지라고 제 엄마한테 떼를 썼단다. (엄마가 시켜서 애도 만들었나? 그 힘없이 그만둔 여직원들처럼 그여자도 그렇게 '따먹고 차버릴'생각이었던 거다. (나는 그놈이 그렇게 벌레씹은 얼굴로 결혼 할 때부터 그 여자가 견딜 수 없이 불쌍했다)

이제 출산이 서너달 남으니, 자다가 자꾸만 쥐가 나고, 출근하는 가방 들기도 버거워하는 여자더러, 그 놈은 (생각해주는 척하며) '친정에서 출산 준비를 하라'고 했단다. 우리에게 웃는 얼굴로 그랬다, 귀찮아서 라고...

여자는 그놈이 그런 놈이란 것을 알고, '오빠랑 같이 있지 않으면 불안하다'며 버틴다고 한다. (출산의 고통이 두려운 것이 아니라, 행여 자기 없는동안 개판칠 그놈이 불안했겠지)

여자가 공무원이라서 3개월의 유급출산휴가와 본봉만 받는 나머지 9개월을 합쳐 1년 쉬겠다고 했더니 (우리는 안다, 그게 진정 쉬는 것인가? 제일 약은 기집애들은 할머니들한테 애 던져주고 저는 돈 번답시고 나가 돌아다닌다는 사실을...) '니가 쉬면 나도 쉰다'고 했단다.

 

일요일에 친구들을 만났다.

한 친구의 신랑은 24시간 일하고 24시간 쉬는 직장이다.

근무 다음날, 그 피곤한 몸을 이끌고, 마누라랑 애를 교회에 데려다 준뒤 자기는 밖의 차에서 자면서 기다린단다. 전업주부인 내 친구 운전 잘 하고, 차에 애 붙들어맬 카시트도 있다!!!

그러고 우리 커피숍에 간다고, 애 데리고 처가(!!! 우리 남편들 중 얼마나 되는 사람들이 마누라 없이 처가에 발을 들이는가?)에 가서 자고 있겠단다.

그다지 다정다감한 남자는 아니다. 벌이도 그저그렇다.

하지만 그는, 내가 아무리 힘들어도 내 자식과 내 마누라는 어쨌든  챙긴다는 마음가짐을 가진 사람이다.

 

세상에 그런 두 부류의 남자가 있다는 사실을 나는 너무 늦게 알았다, 그 후배놈 정도 심하지는 않지만 제 몸만 생각하는 그런 놈과 살고있다는 사실을 나는 너무 늦게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