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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들어가기 싫다.


BY banana 2005-10-27

결혼 6년차.

5살 남자아이, 두살 딸아이...

나는 직장이 있고 남편도 직장이 있다.

나는 늘 땡하면 5시정도 퇴근을 하고 회식은 많아야 한달에 두번..남편은 7시경에 퇴근하지만 일주일에 두세번은 꼭 밥을 먹고 늦는다. 오늘처럼...

남편도 집에오면 청소도 하고 빨래도 널고 집안이를 곧잘 도와주지만 내가 일찍 퇴근하는 관계로 아이들을 어린이집 차에서 받고 씻기고 밥먹이고 치우는 일등 거의 모든 일은 내 몫이다.

둘이 맞벌이를 하지만 지금 우린 보증금 5000에 월세 20만원짜리 실평수 15평이 될까말까한 집에 살고 있다.

그래도 나와 남편이 안정된 직장이 있음에...아들하나 딸하나 모든것을 가졌다 생각하며 (남들이 보기에)너무나도 씩씩하고 마냥 행복한 듯 살고 있고 또 그렇게 살려고 노력한다.

처음엔 25살이란 나이에 결혼하고 아이도 일찍 난 내가 친구들에 비해 너무 초라하고 갖혀있는 거 같아 우울했는데 이제 둘째가 20개월 된 후...아니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내 친구들이 하나둘 결혼을 한 후 한친구는 암투병을 또 한친구는 불임으로 고생하고 있는 모습을 본 후 지금의 내가 정말 행복하다고 생각하며 살고 있다.

그러나 문득문득 내가 사는 이 집이 너무 좁고 지저분하고(맞벌이하는 가정의 리얼한 모습)아이들때문에 아둥바둥 정신없이 사는 내가 너무 싫어서 정말이지 집에 들어가기 싫은 날이 너무도 많다.

둘이 벌지만 특별히 눈에 띄게 나이지는 것은 없고, 배울만큼 배워서 남들이 부러워하는 직장을 갖고 있는 내가 좀더 나은 조건의 남자와 왜 결혼하지 못해 이렇게 지지리 궁상으로 사나하는 생각도 한다.

6개월의 연애기간을 거쳐 결혼을 해서 그래도 연애 오래한 사람들보다는 신선함이 오래가리라 생각했는데 6년을 살아보니 꼭 그렇지만도 않구나하는 생각도 들고 앞으로 20년 30년을 어떻게 사나 한숨도 나온다.

크게 사이가 나쁜것도 아니지만 언제든 어떤 일로든 좋았던 관계가 나빠질 수도 있구나라는 걸 정말 몇번씩 가슴아프게 느끼는 경험이 수없이 지난후론 남편이 가장 가까운 사람이긴 하지만 한없이 멀게도 느껴지고...여기 쓰여진 많은 글들처럼 내남편은 아니겠지라고 혼자서 바보같이 믿고 있는 사이 결국 이 남자도 다른 남자들과 똑같은 사람이라는 걸 어느날 알게 될까 두렵기도 하고...

괜스리 결혼에 회의가 든다.

남편도 애들도 없이 딱 일주일만 살아봤으면....

집이 너무 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