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근처에 유명하고, 용한 점집이 있어 멀리서도 찾아온다는데 저희는 여태 살면서 한번도 가본적이 없어요. 워낙 그런걸 믿지 않거든요.
근데 왠일인지 신랑이 새해를 맞이해서 갔다왔다고 하더군요.
근데 그 보살님왈 "그 분"이 오시고 난후 '1'이라는 숫자를 적더니 한번 유산한적이 있냐고 묻더라는군요. 있다고 했더니 그 아이 영혼이 따라다닌데요.
그 보살님은 사람을 보면 그 뒤에 죽은 영혼이 따라다니는게 보인데요.
길에 가는 여고생 뒤에도 죽은 아이의 영혼이 따라다니는 것도 많이 본다면서...
그렇다고 그 우리 아이의 영혼이 꼭 우리에게 나쁜 영향을 주거나 해가 되는 건 아닌데 될 수 있으면 좋은 곳으로 갈 수 있도록 보내주라고...
그럼 어떻게 해야 하냐니까 굿을 하래요. 근데 자기한테 하라하면 장사속 같으니 다른 무당한테 해도 되고...어쨌든 좋은 곳으로 갈 수 있게 해 주라고...
그 말 듣고 또 울었습니다.
지난 8월 첫아이가 1돌반이 되었을무렵 예상치 못한 아이가 생겼는데 아이 계획이 없었던데다 임신인줄 모르고 위가 안 좋아서 의사가 임신했다면 기형의 위험이 있을지도 모르니 주위하라는 약을 먹었어요. 혹시 기형이 될 수도 있겠다는 걱정과 여러가지 걱정으로 아이를 지웠습니다.
7주때요...
아무도 몰라요. 신랑과 저만 알다가 최근에 시어머님과 아가씨에게만 털어놨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약이라고...그땐 너무 괴롭고 미안했는데 지금은 거의 잊은듯 살고 있습니다.
근데....
그 보살님의 얘기를 듣자 너무 죄의식이....
아이가 불쌍하고, 미안하고, 또 무서워서 요즘 어떻게 좋은 곳으로 보내줘야 하나 걱정입니다. 우리는 이렇게 첫아이의 재롱을 보며 웃으면서 사는데 그 아이는 세상에 나오지도 못하고....
굿을 한다는건 너무 심적으로나 경제적으로도 부담이되고, 다른 좋은 방법이 없을지요?
좋은 의견있으심 도와주세요...여러분....
그리고 이 자리를 빌어 엄마의 무지와 이기심으로 떠나보낸 우리 아가에게 정말 사죄하고 싶어요. 아가야~ 엄마가 더 이상 이승에서 떠돌지 말고, 곧 좋은 곳으로 갈 수 있게 해 줄께. 미안하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