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유~... 한숨부터 나옵니다. 내가 왜 이러구 사는지, 이런 바보 천치같은 생활만 해 왔는지. -_-
내용이 깁니다. 너무 속상해서 이렇게라도 글을 쓰지 않으면 가슴이 터질것 같기에 올리는 글이니, 길어도 이해 바랍니다.
제 상황을 간략히 말씀드리면...
맏며느리로 10년 가까이 시부모님. 시누이와 함께 살고 있구요. 매일 별보고 출근했다가 별보고 퇴근하는 직장맘입니다.
직장이 너무 멀어 새벽에 나가지만 나름대로 전문직이고 월급도 괜찮아서 솔직히 몸은 많이 힘들지만 돈이 아쉬워 그만두지도 못하고 다니고 있습니다.
얼마전에는 정말 양가 부모님 도움 10원한장 없이 내집마련도 했구요(물론 전세를 끼고 사긴 했지만), 시부모님 모시고 살면서 내게 쓰는 돈 10원짜리 하나라도 아끼며, 시댁 식구들에게는 제일좋은 거, 제일 맛있는 거 열심히 사다 나르는... 전형적인 맏며느리입니다.
(오죽하면 직장다니는 사람이 변변한 정장한벌 없이 면바지가 낡고 닳아 구멍이 날정도로 입고 다니겠습니까? 하긴 그 덕분에 내집마련이라는 것두 했지만...)
시동생이 결혼하고도 몇년을 한집에서 같이 살았습니다. 때마다 식사와 간식은 저희집에서 때웠구요,(물론 시어머니께서 꼬박꼬박 챙겨먹이시더군요. 당신아들, 며느리가 할줄아는게 없어 굶길까봐...)
동서는 밥먹구 설겆이 한번을 자진해서 하질 않더라구요, 식사도 꼭 때 다 지나서 늦게 올라와 식사 몇번씩 차리게 하구(본인이 차리지도 않습니다. 본인이 차릴때까지 기다리다간 어머님 그 성격에 쓰러지시지요...성격급한 어머님이 아들 먹인다고 빨리빨리 차리시지요. 그러고 계신 어머님을 보며 맏며늘이 우두커니 앉아있을 수 있겠습니까? 냉장고에서 반찬꺼내고, 밥통에서 밥푸고, 수저까지 세팅이 딱 끝나면 그때 두내외 자리에 착석하더라구요... >.<), 같이 산다는 이유로 솔직히 먹여살렸다는 표현이 맞을 듯 합니다.
시부모님 경제적 능력 열악하시어, 신랑과 제가 맞벌이하는 걸루 생활비대고...
시동생네 몇년을 그리 살면서 외식한번을 얻어먹은적 없고, 시부모님께 제대로 용돈한번을 드리는 거 못봤습니다.
이렇게 몇년을 지내니 완전 공주와 시녀가 따로 없더군요.
동서는 공주, 난 시녀... 게다가 동서가 저를 무시하는 일까지 생기면서 몇년의 응어리가 한꺼번에 폭발하여 시동생네를 분가시켰습니다.
(그때 저의 시어머니... 제 원망 무지하시더군요. 당신은 자식들 모두 끌어안고 살아야 하는데 큰며늘때문에 둘째네 내보냈다고...)
그런데 그 분가라는 게... 시댁에서 걸어서 5분거리입니다. 이게 무슨 분가입니까?
시동생네는 분가해서도 일주일에 4-5일은 시댁에 와서 식사와 간식을 해결하고, 나머지 오지않는 2-3일은 먹을 반찬 없을까봐 시어머니 바리바리 챙겨 보내십니다. 엊그제 시동생네서 가져온 반찬그릇을 보니까 대형쇼핑백으로 한가득, 밀폐용기 15개는 족히 되더라구요.
게다가 시부모님 경제사정도 안좋은데 시동생네 분가한다고 몇천만원 떡하니 보태주시고(저희는 시댁에 들어갈 때 전세돈 사정이 있어 모두 드리고 들어감), 돈없다 하소연은 저희 큰아들내외에게 하시더이다.
거기까지는 좋았습니다. 진짜 사건은 이번에 터졌지요.
시동생네가 분가한 지 2년이 넘어 살고있는 집보다 넓고 깨끗한 곳으로 이사를 가겠다고 이 엄동설한에 덜컥 집을 내 놓았는데 그게 글쎄 너무 빠른시일내에 집을 비워줘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시동생네가 이사갈 집을 마련도 안되었는데요. 그래서 온식구들이 발칵 뒤집어져서 이사할 집을 찾았는데... 글쎄 그 집이 지금 사는 집보다 더 가까운 곳으로 얻었지 뭡니까?
이제 곧 둘째가 태어날테니 시어머니 덕을 계속 보겠다는 것이지요...
그래도 엄동설한에 집없어 나앉지는 않겠다 싶어 안도하고 있었는데, 이번엔 전셋돈이 부족해서 대출을 몇천 받아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저는 당연히 지난 번 분가때 시부모님이 몇천 보태주셨으니 이번엔 자기들이 알아서 대출을 받겠지 생각했지요.
그런데 이번에도 시어머니... 당신 가진돈도 없으면서 덜커덕 생활비로 써야 하는 돈 몇백을 주셨지 뭡니까? 말은 빌려주는 거라 하시는데 제가 보기엔 이자 안내는 어머님돈을 갚을 시동생네가 아닙니다.
아마 갚아도 자기네들 대출받은 돈 다 갚고 몇년 지나서야 겨우 갚겠지요.
그러면서 시어머니는 돈 없다고 큰아들과 저에게 노래를 부르시네요. -_-
정말 좋게 생각해서 부모가 자식 챙겨준다는데, 한치건너 두치인 며느리가 뭐라 하겠습니까?
큰아들네 집산다고 할때는 중도금/잔금 다 치룰때까지 돈은 어찌 마련했냐는 말씀 한번 없었구, 기껏 거둬(?)줬더니 지네들끼리만 나가서 잘먹고 잘살려고 한다는 소리나 하시구...
여하튼 첫째와 둘째네 대하시는게 이렇게 차이가 납니다.
생활비야 부족하면 부족한대로 살다가 정 안되면 얼마간 맞벌이하는 우리 내외가 더 내놓으면 된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더 염장을 지르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글쎄 시동생네... 대출 몇천을 받네, 이자가 다달이 얼마네 하면서 하도 죽는소리 하는 바람에 시어머님이 대출 조금이라도 줄이라고 몇백 해주신 것인데...
알고봤더니 자기들 저축해놓은 돈은 이자가 아깝다고 깨지도 않고 꿍쳐 놓으면서 시어머니께 계속 죽는소리를 한 것입니다.
순간... 너무 열이 받치더라구요. 누군 새벽부터 뼈빠지게 벌어다 식구들 먹여살리는데
누구는 편하게 밥하기 싫을때나 외식하고 싶을때 건너와서 다 때우고 가고...
그러면서 그렇게 절약된 돈으로 저축해서 쌈짓돈 꿍쳐놓구...
분가시키면서 공주와 시녀사이 끝난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여전히 진행중이었습니다.
그런데 더 기암을 하게 된 것은...
이런 모든 사실을 다 알게된 시어머니는 여전히 둘째네 편들기 바쁘더라구요.
'걔네가 맞벌이할때 벌어놓은 돈인가보다. 애낳고는 외벌이였으니 얼마 못모았을거구, 이제 둘째 낳으면 더 저축 못할거구...' '걔네가 뭔 돈이 있겠니? 그저 애 둘 키우려면 그 저축해 놓은 돈두 야금야금 쓸텐데...'
허걱!!! 그럼 전 뭡니까? 전 무슨 용가리 통뼈에 무쇠심줄이라 10년을 넘게 몸바쳐 맞벌이해서 시댁 식구들 온갖 것을 다 뒷바라지 하고 있답니까?
전 시동생네도 너무 괘씸하지만, 시어머님 태도가 더 기가막힙니다.
큰며늘은 돈벌어오는 기계에 주말이면 온식구들 뒷치닥거리하는 식모였던 것이지요...
정말 그 이상도, 그이하도 아닌 존잽니다.
너무 속상하고 분합니다. 정말 과부 쨍빚을 내서라도 우리집으로 분가를 해야겠습니다.
분가하면 정말 시댁식구들 모른척 할겁니다.
아니, 그나마 저를 절대적으로 신뢰하고 제 입장에서 생각해 주는신랑을 봐서는 그냥 아주 기본적인 도리만 하고 살려 합니다.
어머님 언제 저의 아이에게 그러셨다는군요. '이담에 너희집가서 할아버지 할머니 살란다.'라구요...
그때 저 분명히 말씀드릴겁니다. 지난 10년을 시댁에 몸바쳐 충성했으니 이젠 시동생네에서 충성 받으시라고...
그렇게 애처롭고 안쓰러워 챙기고 또 챙겼던 시동생네에 가셔서 최소 10년은 살아보시라고...
시동생네는 부모님께 충분히 그정도는 해 드려도 될만큼 받았으니 이젠 은혜를 보상받으시라고 할겁니다.
정말 울고싶습니다. 엉엉 소리내서 울고싶습니다. 누가 제 맘을 알아줄까요?
착한 신랑도 자기부모님께 이렇게 섭섭하다 하면 제게 오히려 섭하다 할것 같습니다.
팔이 안으로 굽는다고... 아무래도 핏줄이니...
세상에 제편은 없는 거 같습니다. 그래서 이제부터는 저두 여우처럼 살려구요.
우리 세식구만 생각하고 살려고 합니다. 이젠 정말 그럴거예요... T.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