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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새댁이 사는 법 1


BY 서울늙은새댁 2006-02-02

 

 

  몇년 전부터 가끔 들어와서 눈팅만 하다가 요즘 부산아짐님 글 읽는 재미로 자주 들어오는

  늙은 새댁입니다. 여기 들어와 보면 주로 한숨만 나왔습니다. 세상이 이래 더디 변하나 싶

  어. 여자들이 무슨 원죄를 지었길래 이렇게 살아야 되나 싶어..

  저 역시 서른 중반 넘어 결혼한 자타가 공인하는 페미니스트인데도 열통 터지는 날, 이 땅

  의 결혼 '제도'에 회의가 들고 절망감이 밀려드는 날들이 있습니다.

  이번 명절에도 또 한차례 그랬지요. 가끔은 무슨 덫에 빠져든것도 같습니다.

  그런데 여기 들어와보면 자주 억장이 무너집니다.........

  너무 우리 사회에서 여성들이 '도리'에 치여 살고, 착하게 살도록 강요당하는 분위기에서

  질식사하기 일보직전이고 너무들 아무소리 못하고 살고 있는게 아닌가 싶어서요.

 

 저도 신혼초에 결혼, 인생 선배님들 말 새겨듣지 않고 오버(?) 했다가 괜히 남편만 잡으면서

 가슴 쥐어뜯었더랬습니다. 지금은 좀 나아졌구요. 그래서 제 경험(?), 생각,  혹은 사는 이야

 기를 걍 생각날때마다 조금씩 풀어볼까 합니다. 저도 한수 배워보면서요.

 

 

 

 제 정신 가지고 불구덩이에 들어가는일은 없을줄 알았지요. 우리 세대들, 엄마들이 어떻게

 사는지 똑똑히 지켜보면서도  엄마의 희생을 양분처럼 먹고 자라 '엄마처럼은 안살거야'를

 외쳐댔는데 다른건 몰라도 이노무 '시집살이'는 정도의 차이만 있지 아직도 전통이니 도리

 니 '효'니 하는 껍데기를 둘러싸고 시퍼렇게 살아 있는 괴물이더이다.

 이론으로 잘 알고 있던거랑 막상 닥쳐보는거랑 또 다르더이다. 30대 중반까지도 절대루 결

 혼따위 안할줄 알았고 결혼하면 자동적으로 따라오는 '패키지(시집식구)'들과의 '갈등기'

 '시집살이 잔혹사'를 익히 들어 알고 있는지라 내 발로 저벅저벅 결혼제도 속으로 들어가는

 일은 없으리라 결심했는데 30대 중반 넘어 곰팅 순딩 남편이라면 살아 볼만 하겠다 싶어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을 일으켜 늙은 나이에 새댁이 되었습니다. 뭐, 결혼전에 남편이 주워

 삼킨 얘기에 의하면 시부모님들도 세상에 더할나위 없는 분들이었습니다.

 

 

 남편이 결혼전에 풀어놓은 이바구들은 대충 아래와 같습니다.

 

 

 우리엄마 대따 좋아.(음..그래?)

 우리 아빠는 할아버지가 유교 전통 신봉자여서 오히려 자식들은 자유롭게 키웠어.(오호)

 우리 아빠는  나 회사 댕길때(병역특례) 도시락 싸줬어, 아빠는 정년퇴직 하시고 엄마는

 아직도 일하시니까.(오잉? 무척 고무적인 집안일세)

 울 엄마 아프실때 자식들은 니들 할일이나 하라카고 아빠가 지극정성으로 간병 하셨어.

 부부금슬 대따 좋아(오잉, 울 친정과 무척 다르다니 보고 배운것이 남다르겠군. 좋아)

 누나 한명 있는데 자기 일 있고 누나도 결혼 아직 안해서 당신이 나이 많은건 문제 안될꺼

 야( 음..당근 문제가 안되야지. 니캉 내캉 뭐 한 5살 차이 나냐? 니도 나만큼 나이 먹었으믄

 서. 그리고 시누가 결혼 안한게 나한테 유리하기만 할까. 공감대가 없을꺼 아녀.)

 울 아빠 지론이 남자가 여자한테 잡혀살아야 가정이 편안하다는 거야. 나도 그럴꺼야

 당신이 마님해, 내가 머슴할께(자세는 좋다만 니는 나한테 머슴일지 모르지만 내가 니

 식구한테는 무수리일줄 어찌 아냐?)

 

 머 대충 이렇습니다. 자식들이야 자기 부모한테 객관적 평가나 판단이 애초에 불가능한

 존재들 아니겠습니까.(부모들이 그런것처럼) . 그래도 남편 이바구가 100프로 뻥이 아니라

 면 대한민국에서 이정도면 보기 드문 집안이라 생각했지요. 그리고 결혼 결심하고 남들과

 비슷한 과정을 거쳐서 결혼 날짜를 잡았습니다.

 

 

 

  (오늘은 요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