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참 이것저것 머리가 아픕니다.
일단 경제적인것 때문에 힘들고...
그다음은 직장일과 육아, 살림때문에 힘듭니다.
전 중학교 교사인데요. 시간이 많다고요?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교사들은 학교가서 수업 몇시간만 하면 땡 끝나는 줄 아시겠지만(울 시엄니께서 그리 알고 있으시더이다) 잡무도 많고 무엇보다 공부도 많이 해야해요. 수업지도안도 짜고 이것저것 자료도 정리하고 아무튼 저도 퇴근후 아이돌보고 먹이고 놀아주고-놀아줄때 정말 피곤합니다 어쩔땐 막 화도내요...나쁜 엄마랍니다- 재운 다음 졸려죽겠어도 한시간이상은 다음 수업준비를 해야합니다.
그래서 항상 잠자는 시간은 12시가 넘는답니다.
이놈의 남편이라는 작자는 항상 늦게 오죠. 돈을 많이 벌어온다면 용서하겠지만...히히...
저보다 더 못벌어 옵니다.(남편한테는 절대 이런말은 안함) 아무튼 지 놀거 다 놀고 들어오느라 바쁘신 분이죠.
그렇담 돈은 많이 모았냐고요?
답은.....개뿔입니다.
결혼 5년이 다 되어가는데....그래요 모은돈은 5000만원 정도랍니다.(젠장할-)
(한심하다고요?)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원체 밑바닥에서 시작해서....결혼하고 2000만원 대출받아 10평도 안되는 다세대주택 전세에서 시작했죠. 원체 시댁이 못살고 게다가 이놈의 남편이란 작자가 총각때 번 돈도 시어머니가 다 맛나게 드셔다합니다. 참...원망도 많이 했지만 이제 다 접었습니다. 결혼 하고 한 2년동안 시부모 무지 미워했더니 남는건 마음의 병 뿐이더이다. 제 건강과 제 삶의 안정을 위해 다 접었습니다. 근데 문제는 내참 ...... 저와 제 남편이라는 작자가 이놈의 집구석의 '가장'이라는 사실입니다. 참 힘겹습니다.
우리 시아버지는 드라마에 종종 나오십니다.( 그 무책임하게 허성세월한 전형적인 무능력 가장) 그나마 시어머니가 장사 해서 자식새끼들 키우셨는디.....
그 시어머니도 자식 혼자 키우면서....마음속으로 많이 다짐하셨답니다. '내가 이놈들 키워서 이놈들도 살리고 내 노후도 보장받자!!!'라고. 참...어떻게 보면 이해도 되지만서도....
그 기대하고 기대하던 이놈의 자식놈들이 다 엉망진창되고 그나마 제 앞가림 하는 놈이 제 남편이라는 작자 하나다 보니......참 힘듭디다. 그놈의 시댁에서 돈사고 몇번 터져서 어영부영 하다보니 결혼 5년동안 죽도록 일해서 (참고로 제 한달 용돈이 10만원입니다-차비하고 점심값하면 없습니다- 결혼하고 옷 사입은 적 없습니다. 다행히 주위 아는 분에게 얻어다 입습니다.거지새끼처럼-죄송합니다. 또 격해졌군요...TT)5000만원 모으고(이것도 전세돈입니다.) 나머지는 흐지부지 날렸다 이거죠. 아 아까워라.
점입가경이라....참나 갈수록 태산입니다. 마음을 접고 즐겁게 '고통스런 현실을 멋지게 즐기리라!' 다짐했건만 .....울 시아버지 중병에 걸리시더군요.
사람의 목숨 살릴 수 있는데까지 노력을 해봐야쓰것는디.....고놈의 돈이 웬수인지 시아버지가 웬수인지 모르지만서도 요즘 등골이 빠지는 것 같습니다. (시아버지 보면 불쌍하다가도 또 미워지고 또 불쌍하고 암튼 시아버지만 보면 내 마음속에는 여러개의 내가 서로 뒹굴면서 싸우게 됩니다.)
작년에 달력 꼽아 봤더니만 주말에 시댁(참고로 전 수원 살고 시부모는 하남삽니다) 간 날이...세상에 45번 이더이다. - 친척 동생 결혼식 땜에 한번인가 못갔더군요- 이래저래 일 터질때 쫓아 다닌거 생각하니 60번 이상이더이다.
내 참, 우리 시어머니 제가 가면 항상 이러십니다.
'야야. 너도 일하느라 힘드니 주말마다 와서 쉬었다 가라'
시어머니의 배려에 눈물이 '줄줄'나와야 정상이겠지만서도 분명 쉬었다 가라 하신분이 손가락 하나 까딱을 안하시고 '오늘은 닭도리탕이나 먹자꾸나.' 하시질 않나 토욜 저녁에라도 집에 갈라 치면 잽싸게 '내일 아침엔 청국장이나 끓이거라'하시니 배려에 눈물이 나는게 아니라 그 '가증스러움'에 눈물이 '줄줄'(아무리 그래도 시엄니께 '가증스럽다'니 제가 좀 불경스러웠나요? 이해해 주십시요. 글을 쓰다 보니 감정이 격해져서....)
사람이 이기적이고 간사한지라 시부모는 이러한 행태를 당연지사로 알고 남편이란 작자도 지 마누라 죽어나는건 모르고 당연한 도리로 알더이다.(지놈은 암것도 안하면서 말입니다)
죄송하지만 이즈음해서 욕 한자락 해야 속이 풀리겠습니다.
야! 이- 씨발놈의 집구석아!!!!!
(죄송합니다. 제가 명색이 국어교사인데 가끔 이렇게 욕한번씩 찌끄려주면 마음이 그나마 안정이 되어서요. 불쾌하셨더라도 양해바랍니다.)
제가 마음을 접은지 3년이 되어가고 집중적으로 시달린지 몇년만에.....지난 1월 드디어 하늘의 계시(?)를 받았습니다. 2006년 1월 1일 새벽에 눈을 뜨이더이다. 그때 제 귓가에 구원의 목소리가 들리더군요.
' 이 어리석은 년아! 너 그러다 죽으면 억울해서 이찌할 것이냐? 돈을 써라!!! 너를 위해 돈을 써라!!! 니가 버는 돈 니가 쓸 자격이 있느니라!!! 그리고 쉬고 싶으면 쉬어라.'
이게 바로 그 유명한 '지름신'의 계시던가요?
눈물이 나더이다. 그래서 바로 날이 밝자 인터넷 쇼핑을 시작했습니다.
피아노!!!!
초등학교때 1년간 배우고 말았던......그 피아노
정말 한번 갖고 싶었던 그 피아노.....
피아노를 샀습니다.(물론 디지털피아노입니다-계시를 들었는데요 불구하고 소심해서 현실을 무시못해 싼 걸로 샀습니다) 그래서 지금 한달간 두들기고 있습니다.
남편이라는 놈이(아이구 죄송합니다. 가끔 감정이 격해지면 나도 모르게 그만.....)지랄할때 두들기고 시엄니가 내 골빼먹을때 두들기고 월급날 광분한 피아니스트처럼 두들기려합니다.(월급날 왜 두들기냐고요? 그날이 돈 빠지는 날이거든요. 내월급 시엄니한테 차압당하는 날입니다. 시엄니 '그 잘나디 잘난'- 애꾸 눈부시! 애꾸 눈부시!- 아들하나 나한테 던져놓고 내 월급 차압해 가는 날입죠)
우리집 피아노 소리 높아지는 날이 제가 최고로 미쳐있는 날입니다.
암튼 피아노 잘 샀습니다. 거금 70만원이나 일시불로 사서 지금 제정신이 아니지만(며칠 후에 결재되면 마이너스 통장 잔고 바닥나겠지만. 그걸 잊기위해 또 나는 피아노를 두들깁니다.
아따! 간만에 남편놈과 시엄니 욕했더니 속--- 시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