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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주정 한번 부려보고 싶지만...


BY 허무해 2006-02-25

몇 년만에 못하는 술 부어라 마셔라 하면서 친정언니와 소주 2병을 마셨다...그리고 속마음을 있는 그대로 표현해보고 싶었당... 그러나 세상은 너무도 각박하고, 인색했다...

매일 똑같은 일상에 변화는 없고, 인내심도 바닥나가는 아이 엄마로서 오늘은 정말 술주정 함 부려보고 싶었당... 남자들처럼...

직장에 다닌적없어 회식도 못해보고, 간혹 동네 아줌마들과 하는 맥주한잔도 피하며 오직 집에서 주부의 역할, 엄마의 역할, 며느리 역할만 하다가 오늘은 증말 인간적으로 있는 그대로의 나를 표현해보고 싶었당...

 

평상시 자존심이 강해? 참고 지낸게 왜 이리도 오늘은 어리석어 보이는지...

나에게 이정도의 여유도 타인들은 용납을 못하는 건지...

 

고교때... 멋도 모르고 마시던 몇잔의 소주에 취해 친구들과  두서없이 말하던 대화가 그립고, 그런 타인의 배려가 그립다...

 

평상시 술에 취해 잠이든 남편의 양말을 묵묵히 벗기던 일도 이젠 의미없어 보이고, 밤참을 사러 잠깐 편의점에 나가다 마주치는 술취한 아저씨의 힘겨운 어깨가 안쓰럽게 느껴지지도 않을것 같다...

 

조금씩 여유를 잃어가면서 앞만보고 달리는 삶..

조금한 실수도 흠이되고, 약점이 되어 다시 나에게 돌아오는 서글픔

 

가족도 형제도 오래전 친구들도  지금까지의 이모습, 이대로를 원하나보다...

 

내일도 난 어김없이 8년간 계속되어온 일상으로 돌아갈 것이다...

 

언젠가 나지막히 들려오는 술취한 친구의 목소리를 듣더라도 그냥 들어줄수 있는 마음에 여유가 생기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