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704

'불륜드라마'는 진화하는가 3


BY 서울늦된새댁 2006-02-28

 

진화는 한다, 그러나

 

‘그여자’와 같은 통속 멜로 불륜 드라마는 불량식품이다. 영양가는 없지만(현실 생활에서 도움이 되질 않으니, 그저 판타지랑 카타르시스라는 달콤함말고는) 빛깔도 화려하고 당장 입에 착착 감겨드는 맛이 있는. 

그래도   불량식품이  추억의 먹거리로 진화하듯 불륜드라마도 진화를 하는듯. 예전의 불륜드라마는 언감생심 맞바람은 꿈도 못꿨다. 어딜 감히. 남자가 바람피고 별짓 다해도 조강지처 눈물 뿌려대면서도 굳건하게 아내,엄마, 며느리 도리 다하면 어느날 돌아온다, 여기서 끝. 별거, 이혼은 꿈도 못꾼다.

세상이 바뀌어가니 조금 진화한다. 남자가 바람피니 나도 못살겠다 이혼했다. 근데 남자가 뒤늦게 피눈물 흘리며 돌아오니 애들 봐서 용서하고 재결합한다, 끝.

조금 더 진화한다. 남자가 바람피니 내 시린 가슴 채워줄 남자가 나타나면 나도 어쩔수 없이 맞바람 한번, 근데 지킬건 지키고(?) 맘으로만 맞바람, 남자가 이해도 되니 돌아오면 용서하고 애들 봐서 재결합, 끝.

조금 더, 더 진화한다. 남자가 바람피니 나도 맞바람, 이혼하든 안하든 나도 시린가슴 채워나보자꾸나, 재결합은 해도 좋고 안해도 좋고. 새로운 남자랑 새출발도 가능하다.

대충 거칠게 정리해보면 이 정도 공식으로 진화를 해온 듯 한데.

정말 ‘제대로’ 진화한거 맞어? 정말?


요즘 애인 없는 아줌마들은 바보라는 소리까지 들리던데 왜 여자가 먼저 바람피는건 없지? 여자들 대차게 바람피고 뒤늦게 대오각성하고 남편이 애들봐서 용서하고 같이 사는건 아직도 없네. 아직도 여자의 바람은 남자가 먼저 혼인을 유지하기 어려운 중대사유를 저질러야 허용된다는거지. 남자는 여자가 하자 없이 무수리 노릇 해가며 깨끗하게 입히고 밥 해먹이니까 사랑이 필요해, 자극제가 필요해 지롤을 떨어도 여자가 먼저 그러면 안되는거지.



그보다 더 더 안변하는거. 성녀-악녀/콩쥐-팥쥐/본처-불륜녀 캐릭터. 남자들 캐릭터도 전형적이긴 하지만 별로 대단치도 않은 남자 놓고 경쟁관계에 놓여있는 여자들은 착한녀-못된년, 현모양처-비현모양처. 모성강한녀-모성없는년..셀수도 없지만 본질에선 같다(성녀-악녀)

게다가 요즘 트렌드는 성녀-프로전업주부, 악녀-잘나가는 커리어우먼이라는 직업 도식까지.

그래야 화려한 커리어우먼 성공담에 기죽은 전업주부들 기 살리니까. 커리어 우먼 실상이 알고보면 얼마나 고달픈데, 고달프지 않은 화려한 커리어우먼이 몇프로나 된다고. 대체 한줌 밖에 안되는 잘나가는 커리어우먼이 전업주부들 자족하게 하는데 그렇게 들러리 서도 되냐고, 것도 악녀로. 한 인간의 캐릭터라는게 알고보면 얼마나 입체적인데 한쪽은 성녀, 다른 한쪽은 악녀라는 구도가 이리도 끊임없이 복제에 복제를 거듭하기만 하는지, 여자들 캐릭터도 진화 좀 하면 덧나나. 하긴 덧나겠지, ‘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오래된 경구를 재생산 하면서 왜 여자들끼리 편먹지 못하고 적대시 해야하는지, 그 원인이 뭔지, 본질이 뭔지 묻지 않게 해야하니까. 그 구도 속에서 남자는 슬그머니 비껴나있다가 나빴었으나 회개하고 어디로든 안착을 해야하니까 적을 만들수는 없지. 지겹다 이제. 여성들 캐릭터 진화하는 꼴 좀 보고 싶다.


또, 설탕 덩어리로만 된 불량식품, 그 달콤함은 달콤함대로 효용가치가 있어서 ,잘 팔리니 꼭 팔아야겠으면 그래도 원하는 사람이 있어 팔아야 겠으면 ,비타민 씨도 첨가하고 녹차 성분도 좀 첨가해서 팔으면 안될까. 적어도 외도로 이혼해야 하는 여자가 변호사 만나 상담하면서 이혼에 대한 정보를 얻는 장면도 넣어주고, 외도에 매도 맞는 마누라가 1366에 전화 거는 장면도 넣어주고, 개패듯 마눌 패는 남편 112에 신고하는 장면도 넣어주고, 복수한다고 상대 불륜녀 찾아가서 머리 끄댕이 하는 대신 니 꼬추 확 짤른다고 식칼 들고 설치는 마눌도 보여주고, 외도했다 돌아온 남편 용서하는 대신에 집문서, 통장 확 틀어쥐는 마눌도 보여주고, 간통으로 고소당한 남편 찾아가 위자료, 양육비, 재산 분할 알뜰하게 쇼부보는 마눌도 보여주고.(근데 간통으로 고소 당하는 남편은 왜 ‘금기사항’일까, 현실에 분명 존재하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