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장조개죽& 기타 등등^^
요즘 공부를 너무 열심히(?) 하니라 아컴에서 놀지도 못하고 스트레스 만땅입니다요.
오늘은 막간을 이용하여 서울늦된새댁표 해장조개죽 레시피라도 올려야겠습니다요^^
전 아침에 남편 배웅 안해줍니다. 아니, ‘못’ 해줍니다. 남편 직장이 서울이 아니어서 집에서 회사까지 대략 1시간 30분이 걸리는지라 새벽 5시 40분에 일어나 6시 30분이면 집을 나서야 하는데 전 그시간에 맞춰 일어나면 하루가 망가지기 때문이지요.
365일이면 300일 이상을 꿈을 꾸는데다가 예민해서 그런가 작은 소리에도 잠이 깨는, 숙면을 못취하는 편이어서 수면의 질대신 양으로라도 때워야합니다. 신혼초에 남편이‘여보야, 우리도 아침형 인간이 되자’ 그러기에 남편따라 몇 번 일찍 일어났는데 중간에 낮잠이나 자게 되고 하루가 더 어설프게 가더군요. (아침형 인간 한때 열풍이 불었는데 한의사가 그러데예, 다 체질따라 다른거라고. 올빼미족이 아침족 할라면 부작용난다고.)
그러니 새벽 5시 40분 기상은 정말 저한테는 고문인것이지요.
‘여보, 우리 그럼 당신 회사 근처로 이사가자. 당신보다는 내가 덜 바쁘니까 내가 서울로 통학(혹은 출퇴근)하면 되잖아.’
‘....싫어, 여보’
‘왜? 왜 싫은데?’
‘그냥’
‘그냥? 여보, 그냥이 어딨어, 이유가 있으니까 싫겠지’
‘이유가 없이 그냥 싫은데 어떻게’
이쯤되면 저는 슬슬 복장 뚜껑 열리기 시작합니다. 싫은데 이유가 없다니, 또 상대방이 의견이 다를때는 합리적인 근거나 이유를 대면서 설득을 하거나 타협을 해야지 ‘기냥 시로 시로’ 이러면서 뻐대면 장땡입니까. 물고 늘어졌지요. 그리고 나는 왜 우리가 이사를 가야 되는가, 이사를 가면 어떤 잇점이 있는가를 조목조목 짚어가며 설득에 들어갔습니다.
‘여보, 나는 당신이랑 결혼하면서 바랐던것중에 가장 큰게 서로 친밀성에의 욕구를 채워주자는 거였거든. 난 당신이 회사갈 때 같이 일어나서 한사람은 커피 내리고 한사람은 토스트 굽고 서로 챙겨주면서 잘갔다 와라, 좋은 하루 보내라 정서적으로 지지도 해주면서 이래 살라고 결혼 한거야. 그런거 안할라면 뭐할라꼬 결혼해? 그리고 우리가 이사를 가면 경제적으로도 어떤 이득이 있나면...’ 불라불라, 그리고 다시 물었지요.
‘당신도 나처럼 근거와 이유를 대야지, 그래야 내가 타협을 하던가 설득을 당하던가 할거 아냐’ 했더니 드디어 그 ‘이유’가 나오더군요.
‘친구들이 다 서울에 있고 이 동네는 내 고향이잖아. 난 이동네가 좋아’
‘앵? 그게 이유의 다야? 그럼 난? 난 인천이 더 편한데 생전 첨 와보는 동네서 적응 하고 사는데 당신은 왜 못해?’
‘그리고 난 서울에서 살면서도 학교고 회사(병역특례)고 1호선 타고 다 변두리로 돌았단 말야. 이번에 또 회사도 서울이 아닌데 사는거라도 서울 살래’
컥.컥. 뭡니까 이건. 이런것도 이유가 되는군요. 서울이 최고라는겁니까. 공기 나쁘고 복잡하고 물가 비싸고 별로더만, 뭐가 좋다는건지. 게다가 나으 고향 인천 광역시 가 갑자기 왠 변두리로 전락.켁.
제 생각에는 별로 이유같지 않은 이유, 설득력 없는 근거, 그래도 제가 졌습니다. 그때 또 새로운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합리적 근거나 이유가 때로는 ‘그냥 나는 이게 좋아’ 라는 이유, 근거 없는 고집에 때로는 질수도 있다는 사실을.(남편이 순딩인데 고집피면 아무도 못이긴다데요)
패잔병, 쓰라린 가심을 부여잡고 그래도 못내 아쉬워 외마디 비명을 질렀습니다.
‘그럼, 아침에 서로 배웅도 해주고 잘갔다 와라 격려도 해주고 뽀뽀도 하고 싶었던 나의 소박하나 중요한 바람은 어케 되는거야! 당신은 그러고 싶단말야?! 안서운해? 힘들게 밥벌이 하고 살면서 서로 그런 낙도 있어야 되는거 아냐?!’
‘여보, 나는 그런거 안해줘도 괜찮아. 당신은 펑펑자. 왜 그런게 서운해. 그런거 안해도 난 회사 다니는거 안 힘들어, 그리고 울 회사는 아침, 점심, 저녁 다 줘. 울 회사 좋지?’
졌다, 졌어. 좋기는. 그게 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부려먹을라고 밥주는거지, 어이구 바보. 그리고 당신이 그렇다면 나는 내 하루 스케줄 망가뜨리면서 당신한테 다 맞춰줄수는 없지. 대안을 강구하는 수밖에.
그래 탄생한게 해장조개죽입니다. 노동 착취 강도 엄청 쌘 남편 회사에서 화욜부터는 주말까지 해장국 종류가 번갈아 가며 빠지지 않고 나온다지만 배식 시간에 맞출라면 더 서둘러집을 나서야 한다기에 술먹은 담날 만이라도 몇십분 더 자라고 생각해낸것이지요. 그리고 해장 조개죽 끓여서 랩에 씌워 전자렌지에 넣고 저는 제 새벽, 아침잠을 달게 잡니다.
남자의 행복은 아침 ‘밥’에 있다며 아침밥도 못얻어 먹는 남자, 마눌 배웅, 출근 수발 못받는(왠 수발? 마눌이 무수린가) 등신 이라는 남자분들 있던데 마눌이 애 다 키워놓은 전업주부라면 모를까 맞벌이나 간난장이 키우는거 보면서도 아침밥 차려주는 마눌 고수한다면 그야말로 남자의 행복만 찾겠다는거지요. 마눌 행복은 안중에도 없으시져, 들?
각설하고, 본격적으로 해장조개죽을 끓여보지요^^. 제가 다른곳에 한번 올렸던걸 살짝 수정을 하여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