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어제 글에서 언제 날 잡고 이혼과 돈에 대한 얘기를 정식으로 올린다고 했는데 정식은 아니지만 오늘 어떤 사이트에 들어가 느낀바가 있어 몇자 적어볼까합니다.
사실 이혼과 돈에 관한 얘기는 제가 논문을 끝내고나서 정말 내가 천일야화의 세헤라자드다! 생각하고 몇십박 몇십일에 걸쳐 올려야지 벼르고(?) 있는 주제 여서 섣불리 시작 안하려고 합니다만 급한분들이 항상 계시니.. 아무튼 오늘은 가볍게 몇자 횡설수설.
얼마전에 다른 사이트에서 부부재산약정서라는 단어가 눈에 띄어 클릭을 해본적이 있습니다.
이 부부재산약정서, 사실 자칭 페미인 저도 작년에 알았습니다. 그리고 논문 때문에 자료를 뒤져보니 부부재산 약정 잘만 이용하면 이혼 할때 안줘, 못줘 지롤하는 남편이랑 입아프게 싸울것도 없이 아주 산뜻하게 게임 아웃 할 수 있는 좋은 제도입니다. 근데 잘 알려지지 않은것도 문제지만 이게 잘 알려져도 지금과 같이 이상화된 가족 이데올로기(긍까 가족간에 뭔 계산을 하고 따지고 못 믿어서 난리냐..), 돈을 밝히는(?)것에 대한 묘한 터부(특히 여자가 밝히면 더 욕먹지요)가 막강한 사회에서 맘은 굴뚝 같아도 쉬운게 아니고(제가 알기로는 현재 이거 맺은 부부 50쌍도 안됩니다!), 결혼 자체가 '가부장적 결혼'인 우리사회에서 자칫하면 여성들이 또 한번 이용당하는데 쓰일까봐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부부재산제 개정 운동을 열심히 추진하고 있는 가법(가정법률상담소), 여전(여성의전화)등에서 주장하는대로 혼인 후에도 이 제도를 이용할 수 있게 해줘야 하구요.
서론이 길었는데 암튼 오늘 하고 싶은 얘기는 여러가지 사정이 여의치 않아 이 부부재산약정제를 이용은 못하더라도 결혼하기전에 아님 결혼 한지 얼마 안된 부부들은 평상시에 구두로라도 혹은 부부간에 일정한 양식을 갖추지 않은 문서로라도 맺어보는게 어떨까 싶은 생각이 든다는겁니다.
마음은 굴뚝 같은데 얘기를 끄내면 남친이나 남편이 딱 한마디 하면 할말이 없다구요?
'나 못믿니?!!' 이 말 한마디에?
하긴 나 못믿니? 대뜸 이럼 허둥지둥, 믿어~ 이러고 나면 할 말이 없기도 하지요?
근데 잘 따지고 보면 그게 아니지요. 그러는 남자들은 뭐가 못 미더워 벌벌 떠는지?
물론 여기에는 아주 복잡한 지점이 있습니다. 단순히 믿고 못믿고의 문제가 아닙니다. 가부장의 권위의 문제 부터 해서 아주 복잡 다단합니다. 근데 그런거 다 젖혀놓고라도 여성들이 나 못믿어? 이 말 한마디에 왠지 남친이나 남편 못믿는 사람 되는것 같으니까, 돈 밝히는 여자가 되는것 같으니까 대부분 권리주장을 못하세요. 근데 평상시에 권리 주장을 해놓는다는건 나중에 위기(?)시에 상대방의 마음가짐을 다르게 할 수 있는겁니다. 그리고 내가 왜 권리 주장을 하려는지에 대해 서도 잘 말할수 있어야하겠지요.
예를들어 나 못믿어? 이럼 그러는겁니다.
'믿어, 그러니깐 니도 나 좀 믿어조바바. 공동명의를 하거나 구두로라도 재산 약정을 하겠다는건 나도 평등한 관계를 맺고 살고 있다고 남한테 말하고 싶어서 그래. 그리고 나도 내가 행위 무능력자나 경제적으로 무능력자가 아니라는걸 느끼고 살고 싶어서 그래. 그리고 나도 권리 의식도 느끼고 싶고. 공동명의로 한다고 그 재산의 반이 꼭 다 내꺼라는게 아니라 내 몫도 있다는 권리 의식을 공유하는거 아니겠어?'
대충 일케라도 얘기를 하는거지요.(여기에다가 각자 케이스에 맞게 상대방 성향 봐가며 가감을 해서)
오늘 제가 왜 이런 두서없는 얘기를 하냐면 특히 혼인년수가 얼마 안되어 이혼하는 분들중에 안타까운 케이스가 있어서 그럽니다.
뭐냐면, 남자는 주택, 여자는 혼수 장만 이라는 구도인 경우, 혼인 년수가 얼마 안되 공동의 협력으로 이룬 재산이 얼마 없을때 대부분 여자들이 그냥 혼수 짊어지고 이혼합니다. 근데 이거 잘 보면 여성들이 엄청 손해보는 구조입니다.(사실 이 구조적 문제 제대로 건드릴라면 조선시대까지 올라가야 되고 '부거제'랑 세대간 재산상속에서의 여남 불평등까지 들먹여야 하지만 오늘은 그냥 패스하고)
겉으로 보기에는 니가 해온거 니가 가지고, 내가 해온거 내가 가지는데 뭔 억울하고 손해? 이런거 같지만 그렇지가 않아요.
애초에 혼수를 왜 장만했습니까. 니캉 내캉 뜻맞추고 '가구'(혹은 '가계') 라는 경제적 공동체를 이루고 살겠다는 계약을 하면서 장만 한겁니다. 근데 그 '공동의' 계약이 깨지는데 왜 중고 물품 떠 맡고 손해보는짓을 여자만 해야 합니까. 공동의 책임이 있는건데?
또 여자들은 대부분 이혼하면 친정으로 가거나 혼자 원룸같은 자취방 얻어서 나가야 되는데 그 중고물품 다 어디다가 끌고 들어갑니까. 처분하기도 난감하지요.
그러니 평상시에 말해놓으세요. 이혼하게 되면 혼수 다 너 줄테니까 나 그거 사느라 들인 돈으로 달라고. 니도 다시 살라면 돈드니까 니가 가지고 나는 돈으로 가져야 겠다고. 그리고 이혼할때 돈으로 계산해서 돈으로 받아가지고 나오세요. 연애할때, 신혼초에 그래도 남친이나 남편이 본색 감추고ㅋㅋ) 나는 '너의 돌쇠고 머슴이야' 이런 닭살성 공수표 퐁퐁~ 날릴때 모합니까, 이런거나 확실히 해둬야지요. 이런거 연애질할때 조차도 뺀찌 맞는 넘이랑은 되도록이면 시작도 안하시길 권합니다.
그리고 하나 더. 짧게.
협의 이혼은 말 그대로 협의가 잘 됐을때 하는게 협의 이혼입니다.
위자료, 재산분할, 양육비 해결 안나면 절대로 서류 서둘러 넣지 마세요.
결혼 할때는 뜸 들이고 하시고는 이혼할때는 속전속결로 해결 보고 나중에 후회하지 마시구요.
물론 속전속결 하는 심정이 오죽하겠나 싶습니다. 그리고 칼부림하고도 남을거 같은 '잉간'(후져빠진 잉여인간!)이랑 이혼할때는 권리고 뭐고 그냥 한시라도 빠져나오고 싶으시겠지요. 근데 그래도 좀 어지간하면 참으시고 돈문제는 생존의 문제이고, 내 권리의 문제다 생각하고 제대로 짚고 하세요.
나중에 후회하시지말구요.
제 친구 묘하게 쌈 잘하는넘(흥분도 안하고 같은 말만 계속 반복한답니다. 주금이져? 여자들이 이런거 역이용 해도 괜찮을거 같아요. 본인 적성에 맞으면 ㅋ)한테 지쳐서 자기가 번돈도 못챙기고 이혼했는데 이혼하고 자신이 생각해봐도 자기가 처한 상황이 이해가 안가고 후회되서 이혼하고 돈, 경제 관련 서적을 100권을 읽었답니다..그 말 듣는데 참...
아무튼 오늘 축구들 재밌게 보시고 울나라가 이기면 남친 흥분해 있을때 돈 얘기나 함 해보세요
홀딱 깰라나?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