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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10년차


BY 꿀꿀해 2006-06-26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그럴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답답해서 너무 답답하기만 해서..

결국 이루어질 수 없는 망상을 해본다.


결혼 10년차

그동안 이혼을 하네 안하네, 아주 심하게 싸운 적도 있었고 한 달 동안 서로 말 한마디 한 적이 없었을 때도 있었고, 십 사개월 동안 잠자리를 하지 않았던 적도 있었다.


연애 2년, 결혼 10년, 그리고 아이들...


돌아보면 그와 싸움을 하기 시작한 때가 결혼 준비할 때부터였던 것 같다.

연애 할 때 단 한 번도 싸워본 적이 없었는데


한 남자와 한 여자가 사랑을 할때는 그랬다. 그랬었다. 우리는 한 번도 서로를 경멸하거나 무시하거나 미워하지 않았다. 단 한순간조차...


그러다가 가족이 생기면서... 아니, 시부모가 생기고 시동생이 생기고 시누가 생기고...

그 외 기타등등...

결혼을 하면서 수면위로 떠오르던 그 모든 것들로부터 우리의 격렬한 논쟁은 시작되고 아니, 우리의 논쟁이 아니라 나 혼자만의 투쟁내지는 논변(?)이었던 것 같았다.


그가 기분 좋을때... 말하기도 했었다.

‘내가 혹은 당신이 화가 났을 때 상대가 화해할 수 있는 여지를 주면 금세 화해할 수 있는데, 상대가 그럴 여지를 주지 않으면 화해하기는 더 힘들다.’


내가 화가 났을 때는 그가 썰렁한 농담한마디... 그 화가 났을 때 내가 어설픈 애교를 그러다 슬쩍 웃어버리면 싸움은 끝이 난다.


살다보니 싸움의 끝이 어디쯤이란 걸 터득했기에...


두 아이들... 수틀린다고 이혼하고 혼자 키우기에는 울 나라의 복지정책이 뒷받침 해줄 수 없다는 지극히 현실적인 판단. 이혼율이 아무리 선진국을 앞선다고 한들 아이들의 삶은 선진국을 모방할 수 없다는 자포자기.


고로....


1. 나와 싸우면 아이들에게도 냉정한 남편.

2. 더더욱 집 밖으로 도는 남편.

3. 눈치 빠삭한 초딩울딸.

4. 고로.. 싸움이 길어지면 내가 더 손해.....

내 머리카락을 초록색으로 진하게 코팅을 했어도 말 한마디 없던 그(모르니까...)

이사온지 5개월이 넘어도 세탁기를 올려놓지 않던 그.

베란다에 비가 세도 2년이 넘도록 손바주지 않는 그.

철물점에 갈때마다...


“남편은 뭐하고 여자가 이런걸 사러와요?”


내가 방충망을 달고 있을때.. 옆집 아저씨 달려와 도와주신다.


“왜 이런걸 여자 혼자합니까? 아저씨더러 하라고 하지..”


보다 못해 도와주기는 하지만... 성질 급한 여편네 취급.



이사 온 집에 부엌에만 형관등을 갈지 못했다.


집들이 온 시댁시구들이 들썩일대 울 시누가 한마디 한다.


“난 어두운 건 딱 질색이야. 오빠야.. 뭐했노? 좀 갈아버리지.”


울딸방. 안방. 거실.. 내가 갈았다. 단순히 등을 갈을 것이 아니라 본체를 갈았다.


구형 형광등 본체와 삼파장 형관등 본체가 다르니까...


작은 키로 하다하다 힘들어서... 부엌만 못 갈았다.


집들이 손님으로 오신 고모부가 나선다.


내가 하다하다 고칠수 없었던 욕실 콘셋... 고모부가 고치고 있으니..


내가 사다놓은 형관등 본체 주섬주섬 챙겨 들어 단한번도 보지 못했던 빠른 동작으로


부엌 밝게 해준다.


c8


오늘... 


거의 5주째.. 일요일마다 조기축구에 가는 그에게 화가나서 소리쳤다.


“모기장 해결하고 가! 오늘은 못가!”

어라..


그동안 싸우는 거 넘 싫어 속으론 울면서 화해했더니...

이넘 그냥 가네...


어제.. 2년동안 비가 셌던 베란다를 실리콘으로 막아주더니( 옥상으로 올라가야 한다. 그게 아니였다면 내가 벌써.. 고쳤다.)


어제 였다.


기침하고 있는 작은 넘 에게 선풍기를 돌리는 것을 보고

“애 기침하니까 선풍기 안 되는데..”


나만 보면 발정기에 돌입하는 것 같은 그의 오로라에 못 이겨 욕실갔다 나와 머리를 빗는데.. 선풍기가 아직도 울 아들을 향해 바람을 쏘고 있었다.

순간 울화가 치밀어 오르는데....


“애 기침한다니까 왜 선풍기를 틀어 놓은 거야. 아까 말했잖아”


속은 부글부글 끌어 오르고 과거의 영상들이 떠올랐다.

지는 덥다고 나시 입고 있으면서.. 애는 긴팔 입혀놓고...

친정에 급한 볼일 있어 갔다 오니..

집에서도 잘 입히지 않는 후질그레한 내의를 입혀 마중나왔던 그.


“도대체 생각이 있는 거야 없는 거야?”


으..... 


그래도 그에게 다가올 기회를 주기 위해 티비 앞에 앉았다.

곧 바로 다가온 그.


오늘 같은 날은 다리 벌리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벌리지 않는 다면 냉전은 길어 질 테고 아이들은 눈치를 보게 되고.

아이들에게 화풀이를 하지 않기 위해 참아야 하고.

즐겁지 않은 하루가 다가 올 것이다.


다리를 벌리고 그를 맞았다.

그랬는데... 

그랬더니..

오주 연속 조기 축구에 가버렸다. 그가.....

일찍오면 오후 5시.

아침 9시에 나갔던 그가

늦게 들어오면 밤 11시.


내가 화나는 거..

늦게 들어와서?

일요일마자 나가서?


아니다. 


가정에서 내가 할수 없는 일을 그가 해주길 바랄 뿐이다.


너무 화가 나서..

언제 해줄거냐고 묻는 다면 그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사람 불러!”


결혼 오년차만 되었어도 나는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


“그래 너 돈 많이 벌지? 돈 줘!”


마이너스 통장.

한달만 쓰고 준다던 시동생은 대출해서 준 던 한푼도 안주고 있다.

안 받을 생각하고 준 던이지만...

미안하다. 고맙다. 한번도 들어 본 적이 없다.

물론. 

대출 받기 전에 단 한마디도 나하고 상의해본 적 없다.

지들끼리..(내말 격하다고 딴지 걸지 말라. 지금은 지들끼리다. 나 속상하니까....)

다 의논하고 다 결논내고...

그가 말했었다.

한달만 쓴대...

그가 지금 말한다.

부모님 모시고 살고 있는데... 그정도는 내가 해줄수 있잖아.

(누가 그걸가지고 말하는 거냐? 이 호랑말코 같은 넘아!)

“왜 지금하고 그때 하고 말이 달라?”

(누가 누굴 모셔? 허구헌날 사고치는 그넘 밑으로 집안 말아 먹고 있으면서.. 늙으신 부모 밑에서 아직도 기생하고 있는 그 시동생?***내가 말하고도 심하다. ㅡㅡ;; 화났을 땐 생각인들 못할겨****)


그의 자존심을 짖밟는 말따위 쉽게 했을 지도 모르겠다.

그때라면... 

지금은 그럴수 없다.

그가 안쓰러우니까...

그를 보듬어 주고 싶을 때가 더 많으니까...

지금은 그렇게 상처 주고 싶지 않다.


그래서 내가 미칠 것 같다.


돌아 갈 수만 있다면..


결혼하기 전으로..

그를 만나기 전으로

돌아 가고 싶다.


주방이 여자의 성역이요. 자존심이라고 떠드는 어떤 c8넘이 존재하는 이땅을 떠나고 싶을 뿐이다. (네어버에서 봤다.)


또.. 매일 외식하는 아이들이란 시사프로그램에서


“소풍갈 때 김밥을 사서 보내는 년이 미친년이지.. ”라고 말했던

년이 살고 있는 이나라가 한마디로  젖같다. (점점 과격해진다 ㅡㅡ;;)


나도 그렇게 살아보고 싶다.

깨끗이 다려진 와이셔츠를 입고 출근하고

오만가지 가정사 다 잊고 하루 12시간만 달리고 싶다.


아... c8


즐겁게 살고 싶을 뿐이다.

그런데 왜 이렇게 힘들까...


내가 조건 보고 선봐서 결혼했던 것도 아니건만..

차가운 가슴으로 다리를 벌리고 있는 것이 왜 이렇게 추하게 느껴질까?


그래.. 그가 그런거.. 포기하자..

그래도 그 마음으로 다리벌리고 싶지 않단 말이다.

이 쓰벌넘아.


10년동안 말했어도.. 애원했어도 변하지 않는 그.

울 엄마 말씀데로 복에 겨워 지랄을 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울엄마는 서방이 돈만 잘 벌어다 주면 장땡이라고 한다.)


오늘은 정말 미치겠다.


애들이 뭐하는지..

애들이 몇반인지..

애들이 아픈지...

집안에 덜렁거리는 곳은 없는지..

내 가슴이 아픈지..

그딴거 전혀 관심없는

그에게 다리벌리고 싶지 않다.


c8


이젠 눈물마저 흐르네...

싸우기 싫어 내가 잘못하지 않은 일에도 굽히고

화나도 참고.

그랬더니..

이젠 ‘니가 어쩔거야?’

하는 그의 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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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발정기를 벗어나지 못한 것같은 그 넘을 내 속으로 감싸려니..

미치고 또 미칠 것 같다.


그걸 안 해주면..


아이들은 아빠 얼굴도 못 본다.

새벽에 나가.. 새벽에 들어오므로.


울딸.. 


지 아빠 얼굴 하루라도 못 보면 “아빠 언제 와?“를 달고 산다.

그 대답 하다하다 나중엔 화가 나 아이에게 화를내다 스스로가 미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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