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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살 ... 희망과 절망


BY 물고기자리 2006-09-19

바람이 차다. 내 마음도 바람이 분다.

 

어제는 엄마가 일마치고 들리셔서 만난 김치를 한통이나 담아주고 가셨다.

 

결혼한지 내달이면 꽉찬 10년. 아이가 학교에 다니건만 난 아직도 거죽만 나이먹은 한심한 딸

 

 단 한순간도 나처럼 게으른적 없는 부모님들.  그 분들의 노년이 이렇게 고단하고 누추해질

 

줄운 상상도 못했다.

 

착한 남편이지만 친정일로 자존심 상하는것은 죽기보다 싫어서 그 사람 모르게 여기저기서

 

대출을 받아 도와드렸다.  그 세월이 5년이 넘어간다.

 

그런데 현실을 참 이상하다. 좀체 상황이 좋아지지가 않는다.

 

내가 참 부족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가여운 엄마 , 그렇지만  당장 대출 이자 원금 갚고나면 생활비가 없다.

 

감당할수 없는 현실. 남편은 부족함 없이 생활비를 주고 나는 모조리 엄마를 주고.

 

내가 이렇게 사는 지는 누구도 모른다. 동생 빼고

 

우리 가족은 늘 서로를 아꼈다.

 

물질이 가족이나 인간 관계를 파괴하는것은 용납할수 없기에 최선을 다해 함께 도왔고

 

당연한일아라고 생각한다.

 

다만  이제 끝이 좀 보이면 좋겠다.

 

늙어가는 부모님들  그 등에서 이젠 짐을 완전히 내려노으셨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그 한가지

 

난 젊으니까 대학까지 공부 시켜주셨고 최선을 다해 길러주셨으니까...

 

희망이 아직 내곁에 있으니까 

 

코스모스를 좋아하는 엄마 모시고 시골길 한번 달려보고 싶다.

 

딸자식 힘들게 한다는 죄책감에  김치라도 많이 있어야 밥은 먹지 하시며 담가놓은 김치에

 

목이 메인다.

 

엄마한테  모진말  많이 했다. 당장 내가 너무 힘드니까 ...얼마나  상처 받으 셨을지 근데,

 

다음엔 태연한 얼굴로 오셔서 아무일 없는듯  또 김치를 담아 주신다. 마치 당신이 할수있는

 

있는 일은 그것 밖에 없다는 듯이...

 

청소 하기도 힘든 넓은 거실에 앉아서  건강하게 잘 자라주는 이쁜 아들과 애처로울 만큼 

 

몸을 안아끼는 고마운 남편  모든것이 그저 넘치도록 감사한 나는 ,

 

이 감사함 속에서도  엄마의 헤아릴수 없는 회한과  어느날 뵈니 완전히 할아버지가 되어버린

 

아빠의 쓸쓸한 뒷모습 사이에서 너무도 아프고 죄스럽고 그리고 화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