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30대중반의 여성입니다.
지난 해까지는 직장생활을 하다가 올해에는 하고싶은 일이 생겨
몇가지 교육을 받으며 비교적 느긋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아이는 남편과의 동의하에 낳지 않기로 했구요.
남편은 1살 많으며, 저는 대졸, 남편은 고졸입니다.
(사실 이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으나, 요즘은 생각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7년간 약간의 말다툼이 있어도 한번도 먼저 사과를 해오지 않았습니다.
늘 제가 했지요.
그러다가 이번엔 제가 안했더니 4일째 아무말 없이 지내고 있습니다.
남편은 6개월전에 사업을 시작했으나 일이 잘 풀리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데도 이전 생활보다 소비가 많아졌습니다.
결혼 7년동안 예물시계를 하고다니다가 올해들어 시계를 두개씩이나 샀구요.
사업상이라는 이유로 골프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골프채, 골프신발, 골프의류등 관련 물건들을 사들이기 시작했습니다.
역시 사업상의 이유가 아니더라도 술을 마셔도 꼭 비싼 술집이나 노래방을 가지요.
(이건 우연히 발견한 카드명세서로 알았습니다)
제 눈엔 허세를 부리는 겁니다.
자신만의 철학이 없는듯 보입니다.
겉으로 그럴듯하게 보여야 무시하지 않는다고
저희 형편으로는 어림도 없는 큰차를 새로 장만했습니다. 상의도 없이.
네. 늘 상의도 없이 일을 처리합니다.
한번은 "내일부터 집보러 올꺼다." 이럽니다.
이사가는 일 조차도 상의없이 불쑥 결과만 통보합니다. 미칩니다.
차라리 애초에 무뚝뚝한 남자였다면 그러려니 하겠지요.
그런데 말이 어찌나 많은지 시부모님을 뵐라치면
그동안의 일들을 시시콜콜 모두 얘기해서 황당한 적이 한두번이 아닙니다.
사실 전 남편이 돈을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 모릅니다.
이전부터 돈은 각자 관리를 해왔고 이게 아니다싶어 여러번 얘기했으나 매번 묵살..
결혼 7년간 그다지 모아놓은 돈도 없습니다.
전 생활비 40만원으로 열심히 살아왔습니다. 제가 번 돈으로..
시댁부모님들은 가끔 불쑥 아침에 전화하셔서 맛있는거 사달라고 오십니다.
그러면 남편은 일하다 말고 점심대접하고, 뭐 필요하시다는 것 있으면 사드리느라
서너시간을 함께해야 합니다.
아무 생각없이 뭐가 필요하다는 말을 흘리시고 그걸 바로 실행에 옮기는 남편..
이해하기 힘듭니다.
남편은 스스로의 수명을 짧게 잡고 있습니다.
보험도 마다하고 저축도 마다합니다.
돈은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다는 생각이지요.
제가 대화중에 "우리는 20년 후에 어떤 모습으로 있을까?"하면
"나는 ...한 집을 짓고...." 이렇게 '나는'으로 시작합니다.
남편 머리속에는 늘상 남편 혼자만 들어있습니다.
책은 1년에 1권을 읽을까말까 합니다. 물론 만화책은 20권쯤 읽지요.
대화가 잘 되지 않습니다.
대화도중 상대방을 얘기를 잘 들어주기 보다는
다음 할 말을 생각하느라 눈동자를 굴리고 있습니다.
가장 답답한 것은 남녀의 평등을 주장하면서
제가 직장을 갖는 것은 당연하고 집안일도 제 혼자 몫입니다.
물론 이것은 많은 남자들이 그렇다는 것은 알고 있으나, 참기 힘든 일입니다.
그래서 은근히 압력을 줍니다.
10개월을 집에 있는 저에게 어서 직장을 잡지 않고 무얼하느냐는 빈정거림..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다가 오늘은 이대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강력하게 드는군요.
누군가의 한마디가 큰 힘이 될것같은 오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