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이면 결혼한지 일년이 됩니다. 맞벌이 부부로 한시간 거리에 시댁을 두고있어 한달에 많게는 세번, 적게는 한번 시댁에 가게 됩니다. 그런데, 참 이상하죠? 시댁에만 다녀오면 기분이 나쁘면서, 신랑에게 화풀이를 하게되고 이런저런 이유로 부부사이에 묘한 냉골이 흐릅니다.
서른이 넘은 나이에 결혼을 했고 대학을 졸업한 이후 쭈욱~ 직장생활을 한지라, 산전수전 공중전 다 겪은 마당에 눈치껏 시댁에도 잘하고 일하는 것처럼 똑소리 나는 며느리 되어야지. 아니, 딸처럼은 못해도 주어온 딸정도는 해야지. 마음을 먹고 있지만, 늘 시댁에만 다녀오면 기분이 상해서 정말 다시는 가기싫은 곳이 되고 맙니다.
오늘도 그랬습니다.
결혼한지 일년이 되어가지만, 아직 아기소식이 없습니다. 시부모님 손주 기다리는 마음이야 잘 알지만, 노력한다고 내 맘대로 뚝딱 생기는 아기도 아니고 나름 잘 나가는(?) 직장인인 관계로 야근에 출장에 바쁜편이지요. 아기를 기다리는 마음은 시부모님보다 내가 더욱 간절하고 애가 타는데, 얼굴을 볼때마다 채근을 합니다. '누군 가지기 싫어서 안갖나?' 오늘도 좋은 마음으로 웃어 넘기려고 하는데, 부부관계까지 꼬치꼬치 물어가면서 사람을 심문합니다. 괴롭습니다.
마음이 답답합니다. 왜 나이먹은 먹은 양반들이 아랫사람 마음을 헤아리지 못할까요?
다음주가 지나면 추석입니다. 벌써부터 추석일정을 잡아 달력을 표시를 하시더군요. 바쁜회사 때문에 연휴를 길게 놀지않고 추석공식연휴만 논다고 말씀을 드렸더니, 빨간날을 전부 표기한 후에 그 날마다 오라고 하시더군요. ㅋㅋㅋ. 기가 막힙니다.
내가 한 남자를 사랑해서 그 남자와 인생의 동반자로 결혼을 했고 그 사람의 부모님이라는 이유로 내 부모님과 동등하게 대우를 하고 공경을 해야한다고 책에서 배운대로 노력을 해 보려 하지만, 늘 시부모님은 며느리를 무슨 무임금 노동자로 착각을 하시는 듯 합니다. 제가 이런 제 마음을 말한다고 그들이 이해할 수 있을까요? 아니면, 시부모님 빨리 돌아가시길 빌면서 이런 마음 꾹꾹 누르며 참아야 하는 걸까요?
평소 솔직한 편인 제 성격대로 집에 돌아가는 길에 허심탄해하게 남편에게 제 속마음을 털어내니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군요. 아참참...제가 착각했던겁니다. 시부모님은 남편의 부모님인데 말이죠.
선배주부님 여러분, 여러분들은 어떻게 현명하게 이런것들을 넘기셨나요? 신문지상에 언젠가 명절이 지나면 이혼율이 확~ 늘어난다는 얘기를 본 기억이 있는데, 저처럼 시댁에만 다녀오면 스트레스가 쌓여서 그러는게 아닐까요?
우리도 여자이고 시어머니도 여자입니다. 같은 여자인 우리가 나중에 나이가 들어서 며느리를 보게되면, 제발 이러지 말았으면 합니다. 내가 사랑하는 아들이 사랑하는 여자인데, 그렇게 대하고 싶은걸까요? 정말 마음이 답답합니다. 잠이 오지 않는 밤이군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