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일입니다
퇴근길,,, 아파트 1층 계단을 막 올라가는데 큰아이가 후다닥 뛰어나오더니
"엄마 나 104동 앞에 갔다올께"
"어디 가는데? 친구만나러?"
"네"
이 말을 뛰면서 하고 가더군요
뭔가 아주 급한 일이 있나부다 하고는 집에 들어와 옷을 갈아입고 저녁 준비를 하는데
우리 아이가 핸드폰으로 전화를 했습니다
엄마 104동 앞으로 나와주세요 하고요,,, 울먹이면서요
주위에 약간 시끌시끌한 소리들중에
싸울려면 집에 가서 해야지 길에서 되겠어 뭐 이런 말이 들리더군요
제가 전화 바꾸라 했습니다
누구 엄마라고 하더군요.. 집으로 오겠다길래 안된다구 내가 지금 나가겠다 했지요
서둘러 나가니 울 아이가 벤치에 어떤 할머니랑 앉아 있고 주위에 아줌마가 서있더군요
우리 아이가 절 보고 "엄마" 하면서 일어서는데 그 할머니가 옷을 잡아 끌어 앉힙니다
순간적으로 열을 확 받아서 급하게 다가서면서 "지금 애한테 뭐하시는겁니까?"했더니
울딸 울면서 "엄마 그러지마 내가 잘못한거야 그러니까 엄마 하지마"합니다
우리 아이가 무슨 큰 잘못을 했나보다 하고 말씀해보시라고 했더니 그 할머니 말이
자기 손녀가 울 아이땜에 밥도 안먹고 울 아이랑 전화를 하고나도 울고 병원가기 일보
직전이랍니다 울 아이가 핸드폰문자로도 나쁜말을 보내고 한다더군요
먼저 딸아이한테 무슨 문자를 보냈냐 물었더니 울면서 말을 하는데 그냥 아이들 하는
문자 정도였어요 할 수없이 딸아이 친구를 불러 물었습니다
니가 받은 문자, 니가 밥도 안먹고 울 정도로 울 아이한테 상처받은 말들, 널 왕따 시켰
다는데 어떻게 왕따를 시켰는지,,, 다 듣고 보니 초등5학년 여자애들이 다투고 싸우면서
하는 말들이었고 울 아이가 일방적으로 한 것도 아니고 할머니손녀도 똑같이 울딸한테
상처주는 말과 행동들이 있었고 친구를 톡 채가면서 왕따 비슷한 느낌을 들게 했고
암튼 요즘 아이들 티격태격 싸우는,, 그러다가 금방 헤헤거리며 어울리는 그런거였습니다
근데 할머니 말로는 자기 손녀가 울딸아이를 너무 좋아해서 울 아이가 서운하게 말을 하면
울고 밥도 안먹고 그랬다면서 울 아이가 너무 세답니다,, 성격이 안좋답니다
울 아이 1학년때부터 5학년때까지 생활통지표에 빠지지 않는 말이 성격 너그럽고
이해심 많고 친구들을 많이 배려해준다는 말이어서 전 너무 황당했습니다
얘기를 하면서 울 아이가 잘못한거는 정중히 사과하라고 시키고(친구한명한테는
고의는 아니지만 잘못했더군요 그 아이 엄마도 우리 애 진심을 듣고는 아줌마가
오해했다고 니 맘이 그런건 줄 몰랐다고 용서해주셨어요) 애들 크면서 싸우기도
하지 하면서,, 할머니도 다 없었던 일로 하자고 친하게 잘 지내라고 하고,, 그렇게
집에 들어왔습니다
그때까진 애들이 그럴수도 있고 할머니 입장에서 손녀가 자꾸 우니까 속상할 수도
있겠다 싶었어요
근데 울 딸이 계속 무섭다며 울길래 왜 그러냐고 물어보다가 참 기막힌 얘길 들었어요
울 아이가 나가고 제가 전화받고 나가기까지 약 20분 동안 그 잘나신 어른들이
우리애를 에워싸고 너같은 애는 퇴학을 시켜야된다, 너 잘만났다 뭐 이런 말을 하고
그 나이 먹을대로 먹은 할머니는 우리 애 옷을 움켜 잡아끌고(가슴부분) 니네 집
어디냐 하면서 근처 104동 현관앞까지 끌고 갔다네요
그제서야 왜 울 딸이 저를 보자마자 자기가 다 잘못했다고 했는지 알 것 같았어요
얼마나 무섭고 겁이 났을까...
그러니까 특별히 나쁜짓을 한 것도 없는데 자기가 다 잘못했다고 했구나
세상을 살만큼 산 어른이란 사람들이 초등학교 5학년 여자애 하나를 두고 겁을 주고
옷을 잡아 끌고 가고,,,
저 흥분해서 소리치며 전화번호 대라고 했습니다
울딸이 울면서 엄마 하지마 하지마 합니다
속상해서 엉엉 소리내면서 울었습니다.
내 아이한테 그렇게 한 줄 알았으면 그렇게 좋게좋게 얘기 끝내고 오지 않았을텐데
내 아이가 그 어른들한테 둘러싸여 얼마나 무서웠을까
오늘 아침에 출근하면서 그 애랑은 다시 만나지 말고 전화가 와도 받지 말라고
했습니다.
그 할머니가 미워서라도 같은 핏줄 갖고 있는 애 절대 싫습니다
지금 생각중입니다
내가 어떻게 할까? 그냥은 절대 못넘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