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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물어볼 곳이 여기밖에 없네요...


BY 죄송 2007-03-22

시부모님께 구타를 당하고, 시아버지께서 애를 집어던지려고 했다는 글을 쓴 며늘입니다.

그 전부터 계속계속 너무너무 힘들때마다 여기서 풀고가곤 했었는데...

많은분들이 바보같다며 제 글을 보시고 화를 내시더라구요...

그래서 이제는 안올리려고 했는데, 객관적(?)으로 물어볼 곳은 여기밖에 없네요

 

지난 설에 시동생들을 만났습니다.

시댁에서 무리한 욕심을 내셔서 경제적으로 좀 힘드신것같더라구요...

도련님이 번 돈 전부 빚잔치에 들어가고.. 무려 3억이나 말이죠

시누는 2학년때부터 이자가 거의 8%정도 되는 학자금 대출을 받고있다고 합니다.

다들 부모님때문에 힘들다고.. 시누는 뭐 아직 어려서 여전히 해맑은 얼굴을 하고 있었지만

도련님은 저를 붙들고 하소연을 하시더라구요

 

어머님 아버님껜 저 죄송한거 별로 없습니다.

제딴엔 한다고 했고, 지금 돌아가도 한 서너시간은 쉬지않고 서운한거 내뱉을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한번도 아니고 두번이나 며느리에게 하지 말았어야 할 행동을 하셨고

입밖에 내서는 안되는 소리를 하셨고... 아직도 부모님께는 화가 풀리질 않네요

그리고 나중에라도 풀더라도 십년... 이십년... 그래도 저 기본만 할겁니다.

더이상 제게 어떤 요구도 저 듣지 않을 생각이구요

도련님과 아가씨에게 하시는거 보고 더더욱 뼈저리게 느꼈거든요

 

문제는... 도련님과 아가씨는 제게 아무 잘못도 안하고, 부모님이 그러실때 제게 미안해했는데... 저흰 쏙 빠져나오고 아버님의 화를 그대로 받고있는건 시누거든요

시누의 대학등록금... 아버님의 과한 욕심때문에 딸 사회생활 시작도 하기전에 빚부터 안고 시작하게 하시고... 그렇게 해서 모으신 돈으로 자식들 쥐고 흔드시려고... 휴~

제가 다 안쓰럽더라구요

그래서 그날 돌아오는 길에 제가 신랑에게 시누 마지막 등록금은 우리가 내주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얼마전 저희 친정에서 부동산을 증여해주셨거든요...

항상 저희 부모님께 받기만 하는 것 같아서 신랑이 좀 비싼 가방이랑 구두를 해드렸어요

저희 친정엄마가 받으시면서 x서방 마음이 안좋지 않을까? 안받고 싶은데 하시더라구요

시댁하고 연도 끊었는데, 처가에 이런거 해주는 마음이 어떻겠냐면서

그래서 제가 시누 등록금 해주기로 했다고... 한 400 쫌 안되는 것 같다고 말했더니

잘했다고... 자고로 맏며느리란 받을 생각 하지 말고 아랫사람들에게 베풀어야 하는거라고

시댁에서 받은게 있고/없고 는 중요한게 아니라고 그러시더라구요

어찌됐던 건실한 신랑 키워서 너 주시지 않으셨냐고~

아무것도 안해주신게 서운하긴 하지만 그렇게 자식들을 길러내셔서 다들 강하지 않냐고

당신 친정은 가난해서 아무것도 받은게 없지만 아빠가 당신 친정에 소홀하면 서운하다고

저더러 마음이 아파서 쳐다 볼 수 없는건 뭐라 못하겠지만

받은게 없다는 이유로 혹여 무시하는 마음이 든다면 엄마는 제게 너무 실망스러울거라고

제가 먼저 그렇게 제안했다니, 너무 대견하다고 그러시더라구요

 

그런데... 덜컥 겁부터 나는거에요

혹시... 이 일을 빌미로 나한테 또 연락이 오면 어쩌지?

무턱대고 빚 갚으라 하심 어떻게 하지? 저희도 현재 빚을 낼 상황이 아니거든요

재건축 아파트 추가분담금도 내야하고, 이번에 받은거 증여세만도 몇천 나올거고...

그리고 혹시... 아가씨가 저희 도움 받았다고 아버님께서 아가씨를 때리시면 어쩌지?

연말정산이 어찌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아가씨 등록금 내주면 소득공제 받을 수 있는데

그얘기는 해야할까 말아야할까...

 

설에 만났을때 제가 아가씨랑 도련님께 저희집에 놀러오세요~ 그랬거든요

그때 아가씨랑 도련님이랑 반색을 하면서 정말요? 언제요? 어디사세요?(이사갔거든요)

그랬는데, 저희신랑이 말 가로채가더라구요...

돌아와서 물으니 우리가 어디 사는지 알리고 싶지 않았다고

알라고 들면 못알거야 없겠지만, 최소한... 알리고싶지 않다는 의지라도 보여주고 싶었다고 그러던데...

동생들과는 어떤 관계를 유지해야하는지도 걱정이 되고...

 

이런 생각이 들때면, 결혼전까지 아무런 고민같은거 해본 적 없던 제가 그립기도하고

그렇게 자랄 수 있게 해준 친정 부모님이 새삼 고맙게 느껴지고

또... 저도 제 아이를 밝고 맑게 키울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여러모로 어른이 된다는건 너무 힘든 일 같아요... ㅜㅜ

낼모레면 서른이 될 아줌마가 할 소리는 아니지만...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