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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거 보다 더 외로운 동거


BY 나무 사랑 2007-03-22

오랜 결혼 생활 동안 내내 남편에게 받았던 부당한 대우는

기억이 생생해서 마치 어제 일 같으다.

공부 잘 하고 착한 딸에게나 성실하고 헌신적인 아내에게

늘 대화도 없고 마음은 공중에 떠 있는것 같고 혼자 잘난척 하는 남편.

남편 기분에 따라 가정내 분위기가 좌우된다

남편 기분이 좋으면 맑음.  남편 기분이 안 좋으면 그날은 폭우.

게다가 천둥과 벼락까지 친다. 일년이면 열달은 냉전.

그래서 꽁꽁 언 음산한 겨울이 너무 길어 봄날이 언제 올지 캄캄해서

하루하루 답답하고 힘들었었다.

집을 증축 하는 바람에 몇달전 부터 자연스레 별거에 들어 갔는데

딸도 나도 마음이 이처럼 평화스러울수가 없다

남편이 하루세번 식사 하러 올때도 편했는데 두달 만에 또 냉전으로

들어 간 남편이 아예 발걸음 안하니 더욱 평화다.

수백번 이혼이 성립될듯 될듯 했었을때 다행히 재산 분리도 해 놓은

상태인데....난 무엇을 망설이는가. 딸애가 아직은 고등학생이니 대학

들어 갈때까지만 뒷바라지 하자하던 딸과의 약속 때문인가

아니면 딸아이 결혼할때 이혼한 부모를 가졌다는 약점을

안 만들기 위함인가. 아니면 내가 아직도 바보인가

 

남편은 성격이 너무 괴팍해서 극단적인 이기주의자에

냉정하고 인색해서 구두쇠다 

포악해서 말을 함부로 하고 깨부수고 던지고

 

그러나 이상하다

남에겐 그지없이 천사이고 신사이니...이해가 안간다.

 

결혼생활 내내 조용하게 부부답게 살아 본적이 있었던가?

딸이나 내 마음의 상처는 말할수 없다

 

딸이 5학년때 ...아빠 나쁜 사람이야...라고 했다고

에미가 그러라고 시켰다면서 밤새 내 얼굴에 더러운 가래침을 뱉었다.

몇일만에 가출 하더니 몇달째 소식이 두절 되었었다

기다리다가 찿아서 데리고 들어 오면서 각서 받았는데

두달만에 또 그 포악한 성격이 나오니 한번 타고난 성격은

변하지 않는것 같다

 

사업 시작할 때 돈 빌려 오라 하여 여기저기서 수십, 수백번

빌려다 주었는데 그럴때 마다 내가 빌려온 돈은 약속 날짜 2년이

지나도 안 갚는 등...

정신적으로 고통을 받았는데 자기가 빌려온돈은 일주일 만에 갚더라

 

딸과 내가 독감으로 열에 들떠 일주일 동안  아무것도 못 먹고

누워 있을 때였다. 남편은 밥 안해 준다며 성질 부리며 혼자 밥 사다가

잘도 먹으면서  "입과 목이 말라서 마른 나무 장작 같으니 물한그릇만

떠다 달라" 하니 "네가 떠다 먹어라"

 

지난 여름  식당에서 (모기약을 집안에 뿌린후 갈때 없어서)

뒤늦은 저녁 식사를 할때였다.

남편이 종업원에게 달걀을 하나 가져다 달라 하자

종업원이 가져 왔는데 그이는 고개 숙인채로  아무말없이 마치

뺏듯이 받자 종업원이 기분 나쁜듯 조용히 가 버렸다.

그러자 딸애가 속삭이듯 하는말 "아빠 고맙다고 해야지이...."

그러자 남편은 "시끄러"하고 벼락을 치듯 소리질렀다

딸애가 너무 놀래 훌쩍 훌쩍 울기 시작하자 "에잇"

하고 소리지르며 들고 있던 스텐 젓가락을 식당 바닥에 팽겨치고

나가 버렸다. 식당 손님들이 놀라서 쳐다 보는데

그래도 우린 이왕 주문 한것이니 돈이 아까워서 식사를 하고

밤 11시,  딸아이와 둘이서 밤길을 걸어 집으로 왔다.

(그곳엔 택시도 안다니는곳이므로)

혼자 자기차로 훌쩍 가버린 남편을 속으로 원망하고 미워하며

두려움에 떨며 걸어 와야 했다. 하지만 딸도 나도 남편에 대해

일체 표현은 없었다. 그 이유로 냉전이 또 시작 되고... 

그런 분위기 너무 싫은 내쪽에서 먼저 남편에게 대화 시도 했지만  

딸과 남편은 오늘까지 9달째 냉전중이다.

 

몇년전 딸애가 CD로 음악을 다운 받는데 10시간이나 소요하면서

받고 있었다  그것을 아마도 모르던 남편이 컴퓨터 소리 시끄럽다며

꺼버렸다.딸아이가 울고 불고..."아빠아 내게 한번만 물어 보지이 왜 내 컴퓨터

아빠가 맘대로 껐어...엉엉 "   그러자 남편은 컴퓨터 부셔 버리겠다며 오히려

더 펄펄 길길히 날뛰었다.  겁이난 내가 조용히 있으니 불똥이 내게도 튀었다

가정교육 니가 잘못 시켜서 딸애가 애비에게 덤빈다고

하지만 내가 볼땐 절대로 덤비는게 아니라 속상하니 표현한것 뿐이다

그래서 우는것 뿐이다. 그일로 남편은 이혼하자며 나를 매일  들들 볶았다

결국 견디다 못해 나도 그러자 하며 이혼에 동의 하게 되었고

집도 부동산에 내놓았었는데 가정 깨기 싫은 내가 다시 마음을 다 잡고

한풀 꺽고 이혼 위기를 벗어 나게 되었다. 

 

남편은 유책 배우자이면서도 툭하면 변호사 사서 내게 이혼 소송

들이 대지만 이혼이 성립 되지를 않는다.

내 가정은 내가 지킨다. 주부인 내가 지킨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별 의미가 없다 . 힘들게 힘들게 지금까지

지켜온 가정, 난 왜 목숨 처럼  지키는가

 

이렇게 별거 해 보니 이리도 평화롭고 좋은데..여태껏 .이맛을 모르고

살아 왔는데...

다시 동거로 들어 가면 남편의 기분에 따라 불벼락이 언제 떨어질지

항상  불안하고 살얼음판 일텐데... 끝없는 냉전으로 더욱 힘들텐데.

 

동거하면 별거 하는 지금보다 더욱 외롭다.

남편과의 동거가 더 외롭다.

 

사람들은 나 보고 독하단다

그런 남자랑 사는게 내가 독해서란다. 잘 참는것도 독해서 참는거란다

 

어쨌든

이번주안에 결정을 해야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