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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울하고 분해서 잠을 이룰수가 없네요.


BY 억울한 하루 2007-04-09

저는 6살  딸 하나를 키우는 맘이고, 아파트에 살고 있어요.

저의집은 11층이지요.  이사온지는 6개월쯤.  이사하고 보니 첫날부터 층간소음이 장난이 아니더라구요.  제 성격이 아주 조심스러워서  혹시라도 제 아이때문에 아래층에 피해가 갈까 참 마음졸이면 살았네요.

아이에게 우리도 윗층에서 울림때문에 시끄럽고 화가 날때가 있으니,

우린 아래층에게 피해를 주면 안되겟지? 하며.

딸인데다 아이가 차분한 편이고, 주로 앉아서 놀이를 하거나 책을 읽거나  하는시간을 좋아한답니다.

가끔 어쩌다 발소리를 내는 아이에게 살살다녀라고 말하며, 너무 아이를 기죽이는게 아닐까 걱정도 햇지만  기가문제가 아니고,

먼저 아무렇지않게 남에게 피해를 주는 인식을 키우는게 문제가 될거라고  생각에서,

스스로를 위안하기도 햇어요.

 

물론 이 아파트로 이사오자마자  아래층에 인사하고 조금이라도 울림이 있거나하면

참지마시고 연락해달라고..혹시라도 저 모르게 아이가 저 안보는데서 뛰거나해 피해를 줄 수 잇으니...그렇게 인사를 햇었네요.

 

오늘 오전에 인터폰을 받았어요. 아래층에서 우리집에서 (층간소음)울림이 너무 심하다고 하는... 제 딸아인 아침식사후 저와 그림그리고 있엇고,   어린이 티비를 보고 있었는데...

무슨일일까 싶어 거실로 나오니 위층에서 울리고 있더라구요.

위층엔 아이들이 셋있는데..막내애가 가끔 참 진저리나게 뛰곤 하지요.

저도 아이키우고 있으니,  참고 또 참고살았지요.

 

우리집이 아닌데..계속 오해를 받으면 곤란하겠다 싶어 인터폰을 할려니 연결이 안되서 제가 아래층으로 갓어요.

상황을 설명하고,  윗층에서나는 울림이 저의집에서 느껴지는게 12층 같다고...잘 아시는 사이시니 확인해보시라구요.

잠시 후, 윗층여자 아래층 여자 두 사람이 왓어요.

윗층아줌마는 자긴 외출했다가 좀전에 왓는데 아이들도 없었고 남편 혼자 잠을 자고 잇었다나 그러면서..저를 똑바로 못 보더군요.

 

아래층 아줌마는 내가 거짓말 이나 한 것처럼 함부로 말 하고 제가 설명하려는 얘기는 들으려고도 안 하더군요.

당연히 제 아이로 인해 피해를 준거면 사과하고 조심시키면 될 일을 제가 무슨 베짱으로  윗층에 확인하라고 했을까요..

아줌마가 소리소리지르며 제 말을 가로막고... 참 단단히 당하고 말았네요.

너무 기가막히니 말이 안나오더라구요.

그아줌마왈.위에 십이층에서 난 울림이 자기집10층까지 전달되는게 말이 되냐면서.

아이도 듣고 있는데 죄인취급하며 함부로 지껄여댔어요.

어찌나 속이 상한지...그사람들이 돌아가고나서 아일 데리고 아래층으로 갔답니다.

지금 아이와 제가 나왔으니 계속 울린다면 우리가 범인?이 아니지 않겠냐구요.

그 아줌마 아이까지 데려올일은 아니지 않냐고하며 참 사람 피곤하게 마든다고... 또 소리소리지르더라구요.

그리고는 문을 쾅!  닫아버리더라구요.

참 너무한다 싶엇어요.

전 그래도 오죽하면 인터폰을 햇을까..어느곳에서 나는 울림인지 꼭 알아야겟단 마음이었는데...

설사 우리집 소음이래도 이렇게까지 내가 당할 이유인가 싶은 게...

다시벨을 누르니 아예나와보지 않네요.

다섯번쯤 눌렀나봐요. 너무 억울하고 황당해서..

 

제대로 대꾸도 못 해보고 돌아와  쪽지를 하나 써서 그집 현관에 붙이고 왓어요.

오늘 내 아이앞에서 당한 모욕은 잊지못할거라고...

제아이때문에 피해를준거면 내가 왜 이렇게까지 아니라고 하겠냐고.

아이 앞세워 아이가 뻔히 보는앞에서 거짓말 하겠냐구요.

 

바보같이 그 무식한 아줌마에게 그렇게 당하고나니까 참..우울해지네요.

 

그동안 참 조심하면서 살았어요.

정말 아이가 뛰고 싶어할때는 침대 매트리스를 이용하게 했고,

슬리퍼나 덧신을 신겨가며,  잠시 좀 울린다 싶게 걸음을 걸으면 너무하다싶게 주의를 시켰네요.

저녁9시면 정확히 재워 아침이면 7시30분쯤 일어나 오전시간엔 주로 그림그리기나 책 읽기나 티비를 보거나..그 집이 오후에 비운다는걸 알고는 낮에만 조금 뛰는걸 허락하면서...

우리집 식구 모두 셋인데, 다 슬리퍼 신고 다닙니다.

발 뒤꿈치소리가 윗층에서 들리는게 너무 신경에 거슬리더라구요.

 

그런데,  오늘 일 겪어보니까..마음이 달라지네요.

그렇게까지 조심했음에도 이렇게까지 당했으니..이젠 좀 편하게 살아야겠다라는...

이젠 아이에게 너무 주의주지 않을겁니다.

저도 슬리퍼 벗을거구요.

청소기도 아주 밤중만 아니면 실컷 돌릴겁니다.

쇼파도 옮겨가면서...

아이 기죽여가며 키운게 후회막심이에요.

오죽하면 아이는 뛰고 싶을때 이렇게 말 합니다.

엄마. 아래층에 사람있을 시간이에요?  하고.

이젠 안그럴래요.

좀 뻔뻔스러워져야겟어요.

왜냐면...당한게 너무 억울하니까...

 

모처럼 저녁나절 청소기를 실컷 강하게 돌려봣어요.

쇼파도 들엇다 놨다 하면서.

아마 아래층은 처음 듣는 소음이었겟죠?

아이에게도 이젠 괜찮아...좀 편히 걸어 아가야   햇습니다.

갑자기 벗은 슬리퍼때문에 발이 좀 시려웟지만 맨발로도 걸어봤어요.

너무 시원하고...왜 그렇게까지 마음졸이며 살았을까 싶네요.

 

아이는 이렇게 또 묻네요.

정말 그래도 돼요?

속이 상하네요...내가 너무 심햇어 하는...

때론 조심스러움과 예의바름이 무식하고 상식이하의 인간들에겐 오히려 억울함을 당 할 수 있단 걸 알게 된 하루였어요.

빨리 이 곳을 떠나야지.

그 윗층이나 아래층이나 자기소유의 집이니 팔고 이사하기전까진 이런 부실한 곳에서 언제까지나 소음 공해로 스트레스 꽤나 받고 살겠지요?

또 우리 이사가고 그야말로 개구장이 둘 쯤 잇음 사람들이 이사온다면....^^

그런생각을 하니 기분이 좀 나아지네요.

 

아이가 참 기특하게도 제게 위로를 주네요.

엄마. 제가 안 뛴거잖아요. 저는 엄마하고 티비보면서 그림을 그리고 있엇는데 ..저 아줌마가 믿지 않고 엄마를 속상하게 한 거 ...제가 커서 혼내줄게요...  합니다.

 

사람 억울하게 만드는게 큰 죄인 걸 모르나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