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새롭게 취직해서 지금의 직장에서 일을 시작한지 만 넉 달 됐습니다.
처음 한두 달은 새로운 사람에 적응하느라 적잖이 피곤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같이 일하는 사람의 본성이 슬슬 드러나니 그걸 바라보고
견뎌내야 하는 어려움에 부딪쳐 있습니다.
조그만 사무실에 관리자라고 하는 사람 하나, 기사라고 하는 사람 하나.
그리고 저와 이렇게 셋이 전부입니다.
전에 다니던 직장은 여자들이 많은 곳이어서 여자들의 보이지 않는 알력이
사람을 엄청 피곤함게 했었습니다.
그만두고 나니 속이 시원 했었는데, 사람이 고작 셋 밖에 없는 곳인 직장을
구해 들어 왔는데도 여전히 사람 관계는 힘드네요.
어제 관리자로 부터 이런 말을 들었습니다.
"맹하게 앉아 있으면 안되지!"
내 평생 처음 듣는 나에 대한 평가입니다.
나는 매우 꼼꼼한 사람입니다. 지금 경리일을 하고 있는데 일을 여간 철저하게
하는 것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다른사람 은 대충 훑어 보고 하는 일도 나는
매사에 신중을 기하는 편입니다.
그런데 관리자라고 하는 사람이 제 멋대로 생각없이 내 뱉는 말이 바로
"맹하게 앉아 있으면 안되지!"였습니다.
전후사정은 이렇습니다.
경리일이라는 것이 돈과 연관도 되어있기도 하지만 회사의 전반적인 일을
두루 신경써야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관리자가 일전에 자신의 개인돈을 공적인 일에 대납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게 두 달전에 일입니다.
거래처로 부터 그 돈을 받아야만 대납한 자신의 돈을 받을 수가 있기에, 관리자는
제게 그러한 상황을 어제 제차 상기시켜 주었습니다.
그말에 저는 " 네! 무심코 있으면 잊어버리겠네요."라며 지나가는 말투로
내 자신에도 다시한번 일깨우는 듯하게 대답을 했습니다.
그런데 "맹하게 앉아 있으면 안되지!" 라는 아무리 생각해도 불쾌할 수밖에
없는 말을 하는 겁니다.
그것이 나만의 관민반응이 아니라는 것은, 옆에서 듣고 있던 기사라는 사람도
허허 웃으며 "맹해요? 허허, 맹하다? 허허..."라며 어색한 분위기를 무마하려는 듯
보였습니다.
글쎄요. 관리자가 나에 대해 다른 불만이 있는 것인 지는 모르겠습니다.
두 남자분이 모두 나이 오 십을 넘긴 분들인데, 저 개인 생각으로는 나역시
나이 사 십을 넘긴 사람으로서 남녀의 유별을 따져서 인지, 나이먹고 징그러운
남자들이 싫어서 인지는 몰라도 지난 넉 달을 그들에게 매우 사무적으로 대한
점은 있습니다.
그것 때문 일까요?
분명한 것은 발생된 일 때문이 나니라, 다른 불만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는 겄입니다.
사람 본성을 알게 되니 견디기가 힘이듭니다.
돈벌기 힘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