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애가 스무 살을 바라보고 있으니 결혼한 지 20여 년 됐어요.
내 일을 가지고 있는 사람입니다.
내일 모레 토요일이 시어머니 생일입니다.
물론 선물 보다는 돈을 좋아하시니 용돈을 보내드립니다.
문제는 시집에 찾아가 보아야만 하는냐 하는 것입니다.
시집에 가려면 차로 세 시간 이상을 가야하는 거리에 있습니다.
매 번 시어머니 생일에 갔던 것은 아니지만, 가지 않는 마음도 편치는 않습니다.
세상이 변했다, 변했다하고 떠들어 대도 며느리의 시집에 관계되는
일 만은 끝이 보이지 않습니다.
마치 나 자신이 큰 죄를 지는 것 같은 기분,
이 씻을 수 없는 기분이 더욱, 그러지 않아도 될 시집에 관계 된 모든 일로 부터
멀어 지게 하는 것은 아니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고 보면 아직 여성이 해방에 이르는 길은 멀고도 먼 것 같습니다.
남편은 평생에 내 부모님 생일이나 행사 등에 신경 한번 쓴 적이 없거든요.
나처럼 죄의식 같은 것은 눈 씻고 찾으려도 없습니다.
억압이 없으면 자연스럽게 인간적으로 아름답게 이루어 질 수 있는
시집과의 관계가 뗄 수 없는 억압으로 빚쟁이 같은 감정 때문에 될 일도 안 됩니다.
영원한 숙제 '시어머니'라는 이름 앞에 오늘 마음이 무겁습니다.
남녀평등, 자유... 그런거 나도 좋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