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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 뛰네요.


BY 벌렁벌렁 2007-04-27


현대인은 참 파괴적인 것 같습니다.


대가족이 모여살던 시절엔 이렇게까지 이러지는 않았는 데

개인주의가 만연한,  살기 편한 요즘시대에 더 삭막합니다.


나의 아버지는 술을 좋아하셨고, 전쟁을 겪고, 가난을 겪은 그 세대의
아버지들의 모습처럼 되는 일이 별로 없으셨던 가엾은 분이셨습니다.
내 어린 날,  술에 취한 아버지는 늘 주정을 했습니다.
나는 언제나 그러한 환경을 벗어나고 싶었었지요.
지금 생각하면 아련한 기억이 됐지만 그 땐 그랬습니다.

때가 되니 나이 먹고 시집가고 자연이 그 집은 떠날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내가 시집갈 땐 아버지가 울었습니다.
나도 울었고요.

나는 지금도 누군가 술을 먹고 비틀거리고 주정을 하면
내 어린 날의 아버지의 모습이 생각나 가슴이 두근거리고 불안해 집니다.

내 남편도 술을 먹기는 하지만 마누라가  정신을 많이 잃을 정도로 먹으면 몹시
싫어 하는 걸 알고 먹을 일이 있어도 나를 의식해 조심하는 편입니다.

어디 회식자리나 모임에 갔을 때도 지나치게 술을 좋아하거나

대중없이 술을 마시는 사람을 보면 나는 그 사람을 이상하게 봅니다.


오늘 아침.

나는 내 아버지의 공포를 느꼈습니다.

지금도 심장이 뛰네요.

같이 일하는 일터의  남자 직원이 망치로 컴퓨터 키보드를 내리 찍어 깨 부쉈습니다.


고요한 사무실에 나와 그 남자밖에 없었는데..

망치로 키보드를 내리치니 그 소리가 폭탄 터지는 소리처럼 크게 들렸습니다.

나의 심장이 엄청난 속도로 뛰고 있었습니다.

나는

어린 날 아버지를 보며 공포에 떨었던 그 시간으로 돌아갔습니다.

소리에 놀라고, 망치를 든 그 사람의 파괴적인 모습에 놀라고..

마음을 잘 걸러내지 못하는 현대인의 정신을 보는 것 같아 슬프고, 놀랍고 그랬습니다.


이유는

그 사람의 컴퓨터의 속도가 너무 느리다는 게 이유입니다.


아무리 컴퓨터의 속도가 느려도

망치는 너무한거 아닌가요.

이게 현대인의 각박한 심정의 본 모습인가 하는 생각에 무서운 아침을 맞고 있습니다.


그 사람은 평소에도

욕을 잘하고 매우 불안 증상을 보인 적이 있기는 합니다. 늘은 아니지만요.


힘든 삶. 각박한 세상. 불신의 세상으로 자꾸만 되어 가도

서로 사랑으로 감싸며 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