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많이 속상하네요.
3학년 딸 아이가 학교에서 전화가 왔어요.
오늘 운동회 총 연습이라고 체육복 입어야 한다고요.
그래서 부랴부랴 체육복 사서 입혀 주고 왔어요.
오늘 아침 등교 전 제가 그랬거든요.
체육복 사야 하니까 운동회 때 뭐 입는지 선생님께 여쭤 보라고요.
그 때도 아무 것도 모른다고 하더니만...기가 막혀 말이 안 나와요.
아주 많이 속상합니다.
원래 덤벙대고 산만한 아이 같으면 그러려니 하겠는데, 그건 아니거든요.
정말 똑소리 난다 싶을 정도로 공부도 잘 하고 학교 생활도 잘 해서 선생님들께 항상 칭찬을 받는 아이입니다.
그런데 3학년이 된 후로 좀 변해가는 걸 느껴요.
2학년 때는 알림장을 선생님께서 쓰게 하셨기 때문에 그런 적이 없었어요.
3학년 선생님께서는 아이들이 웬만큼 컸다 싶으신지 알림장을 전혀 쓰지 않으시더군요.
말씀하신 것을 기억해서 숙제든, 준비물이든 아이들이 알아서 해야 해요.
중요한 건 제 아이는 작년까지는 선생님의 토시 하나까지도 기억해서 말을 전달하고 그랬거든요.
그런데 올해는 3번이나 기억을 하지 못해 제 속을 썩이네요.
그리고 어제 중간 시험 본 시험지를 가져 왔더군요.
8과목 중 5개를 틀렸는데, 4개가 수학에서 틀렸더군요.
다른 분들은 그 정도면 잘 했지 하실 분도 있겠지만, 틀린 문제를 보니 정말 쉽다 못해 아주 어린 아이도 풀 수 있는 계산 문제만 틀린 거예요.
시험지 난이도를 보니 수학은 정말 쉽게 냈고, 사회 과학은 난이도가 있더라구요.
평소에 수학은 눈감고도 할 정도로 쉽게 풀거든요.
그런데 어려워 보이는 과목은 다 맞고, 쉬운 수학에서...
실은 시험 이틀 전에 어려운 수학 문제만 골라 풀게 하면서 아이 기를 좀 죽였거든요. 그래서 맘으로 조마조마했는데...
학교 시험은 그리 어렵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엄마 욕심에 그랬어요.
그것은 정말 반성하고 있어요.
하여튼 시험뿐만 아니라 오늘 아침 일등 여러 가지 일 들이 겹치면서 혹 제 아이가 저한테 말없는 반항을 하는 게 아닌가 걱정돼요.
제가 좀 다그치는 성격이어도 아이가 항상 수긍하고 따라줬거든요.
요즘은 '엄마땜에 내가 이렇게 변해..'라는 말을 가끔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제가 볼 때, 아이가 이런 식으로 반항을 생각할 나이는 아닌 것 같은데, 걱정입니다.
오늘 저녁 따끔하게 체육복 건에 대해 혼을 낼 것이고요.
근데....우리 아이 왜 그럴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