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며칠간 나는 참으로 정성을 다해 시모를 대접했다.
대접했다는 표현은 같이 살고 있지 않다는 뜻이다.
일주일전에 울집에 오셨다.
어버이날 이랍시고 가서 삐죽 용돈이나 몇푼 쥐어주고 오는것은 너무 가벼운것 같아 우리집에 와서 며칠 다녀가시라고 했다.
아니 잘해 드릴것도 아니면서 그렇게 오시라고 해서 삼시세끼 더운밥 해드리고 가고싶은데 바람쇄 드리고 그렇게 해 드리는게 모시지 않는 내 마음의 짐을 조금이나마 덜까하는 나의 위안이었다.
4남매의 막내며늘인 나는 그렇게 상냥하지도 또 그렇게 곰같지도 않은 그저 평범한 며늘이다.
팔순이 훨씬 넘은 연세에 혼자 지내시는 시모를 왜 난 선뜻 모실 용기를 못 낼까
위로 두 형님의 눈치만 보며 그럭저럭 보내다보니 이제는 나도 힘없고 기력이 다 떨어진 시모의 형편을 강건너 구경하듯 애써 염두에 두지 않으려한다.
시모는 혼자서는 우리집에 오지못한다.
그래서 꼭 우리집에 올때는 시누(63세)나 이웃에 살고있는 친정질녀(68세)를 동반해서 세 식구가 출동한다.
내가 시모를 오시라 할때는 그 세식구를 동반한 나들이를 뜻한다.
우리가 하루이틀 다녀와 버리면 나는 다른 객식구들은 대접을 하지 않아도 되지만 굳이
시모를 우리집에 오게하는 것은 그렇게라도 움직이지 않으면 시모는 어느 누구 한사람
바깥구경을 시켜드릴 사람이 없다.
노인네가 혼자는 움직일수가 없으니 얼마나 답답할까 싶어 우리집에 오시게한다.
그렇게 라도 오고가는 길에 세상의 변하는 모습을 보게하고 철이가는지 오는지를 보여드리기위함이다.
이번에도 예외없이 시누와 질녀 이 세사람이 일주일을 함께 지내자니 많이 번거롭고 힘겨웠지만 시모를 온전히 모시는 것 보다야 몇일을 못 참아 하며 지냈다.
남편은 그런 자기엄마를 어디든 다 모시고 다닌다며 회사도 이틀이나 휴가를 내어 내리 4일을 세여자를 실고다니며 관광지를 돌아다니더니 오늘은 뻗어버렸다.
그런데 참 요상한 이 심사를 어찌하면 좋을까.
며칠간 시모와 지내는데 시누도 그 친정질녀도 은근슬쩍 시모의 건강이 부쩍 나빠졌다는둥
귀도 좋지 않다는둥 영 이제 혼자지내기는 힘겹다는둥
자꾸만 내 눈치를 보며 은근슬쩍 주지를 시키고 있다는 것을 알수 있었다.
시모또한 이제는 더 이상 혼자는 못 있겠다.
아무것도 하기싫고 먹는것도 그렇고 그러면서 보이지않는 이상한 기류가 나를 압박하는 것 같은 것이다.
그러나 나도 굳건히 흔들리지 않고 눈치없는 여자인척 하며 그런말들을 흘려 버리려했다.
그런저런 압박이 느껴지니 그때부터 딱 시모가 보기싫어지는 거다.
왜 그렇게 아픈데는 많은지 움직일때마다 앓고 끙끙대고 밥먹을때 밥상에서 코는 또 왜 탱탱풀어대는지 그 손으로 반찬을 찣고 반이나 밥을 먹다 왜 또 남의 밥그릇에 덜어놓는지
화장실에 들어가서는 냄새나는 볼일을 보며 문은 또 왜 그렇게 열어놓고 있는지
옛날에도 그렇게 했을텐데 새삼 지금에 와서 그런 행동들이 유난히 눈에 띄는거다.
그래서 나혼자 부억에서 밥을 하면서 만약 함께 산다면 난 아마 가슴이 터져 나갈것만 같으리라는 생각이 들면서 앞이 어지러운거다
이일을 어쩌면 좋을까
두 형님이 나몰라라 하는 상황에서 시모가 우리집에 오는것은 불보듯 뻔한데 이런마음으로
어떻게 함께 지낼수 있을까
내가 이제까지 시모에게 정성껏 내 엄마처럼 한것은 없지만 내나름대로 잘해드릴려고 노력했던것이 시모는 어쩌면 자신이 대한 내 감정이 그렇게 거부감이 없다는 것으로 받아들인 것인것도 같다.
남편은 종종 입버릇 처럼 말한다.
엄마 지내다가 힘들면 우리집으로 와요.
나한테 시모랑 함께 살면 어떨까라고 내 의견은 한번도 물어보지 않은체 그렇게 말하고 있는 남편때문에 어쩌면 시모는 우리집으로 오겠다는 맘을 굳히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난 내 마음깊은 곳에서 그것을 거부하고 있다.
분명히 그일로 남편과 크게 부딫칠일이 일어날것만 같다.
오늘 터미널에 세 여자를 태워주고 돌아오니 그제야 깊은 한숨을 내쉴수 있었다.
과연 난 늙은 시모가 내일이라도 우리집에 온다고 보따리를 싸가지고 오면 어떻게 대처해야할까
마음을 비워야하나 그러기엔 너무나 가슴이 답답해온다.
아~이 복잡한 심사를 어찌하면 좋을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