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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속상해서...(택시비 문제로 )


BY 죽고싶음 2007-05-29

이 글 읽는 분들  중에 웃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지만.

웃는다면 억울해 미칠 것만 같군요.

 

우리 남편은 알콜 중독자 입니다.

병원에서 판단내리거나 가 본적은 없지만 틀림없어요.

매일 집에서 술 마신다면 중독자 아닙니까.

 

결혼전 만날 때부터 술 즐겨 하는 줄 알았지만 집에서까지 매일 마시는 줄은 미처 몰랐었거든요. 그저  남들보다 좀 더 마시는 애주가 정도로만 생각하고, 나도 술 마실 줄 알기에 적당히 마시면서 재밌게 연애라고 약 7개월 만에 결혼 했네요.

  남편은, 주사가 있어서 때리거나 고함치거나 이런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그런 나쁜 점이 있었던 건 아니지만..술 매일 마시고 특히 심하게 많이 마신 날은 아이고 나고 간에 깨운다는 그런 좋지 못한 습관이 있답니다. 그게 주사라면 주사지요.

좋아서 애정 표현 하는 걸로 그러는거 알지만 깊이 잠든 우리로선 너무 싫고 괴롭거든요.

그게 새벽 두 세시 정도에 있는 일이니깐요. 한번 깨면 전 두시간은 잠 못 잡니다.

아이는 어떻게든 재우지요. 유치원 가야 하니까요. 저는 남편이 쓰러져 자는거 보고서는 잡니다. 담날 일하러 나갈 땐 넘 괴롭구요.

 

매일 마십니다. 낮이고 밤이고 간에..

하루도 빠짐 없이 매일 소주 두 병..요즘은 옛날 식의 소주가 있어서 양이 더 많지요.

양이 적은 술은 세 병. 많은 술 마실 땐 한 병과 맥주 두병 ...청소하다 보면 이리저리 숨겨놓은 술도 때때로 발견합니다.

24시간 근무하고서 집에서 쉬는 날도 있기에. 집에서 쉬는 날 마시는 술의 양은 정말 가관입니다.

어릴 때 친모가 키우지 않아서 그게 영향일까요?

군대가기전 대학 2년생때 까지는 술 잘 못마셨다고 친구들이 얘기하더라구요..

 

문제는..

제가 젤로 싫은것 중 하나는 택시비가 없어 택시 운전사가 돈 받으러 뒤에 따라 오는게 한 두번이 아니라는 거죠.

불행 중 다행은 그런날 제 수중에 돈이 있어서 돈을 내긴 했지만 택시 운전사들  다들 불평하고 돌아가더군요..이렇게 취한 손님 대하는거 힘들다고 하면서..

우리 친정 언니 왔을 때 새벽 네시에도 그런 일 있었는데 택시 운전사가 욕을 하면서 간 적도 있고요.

 

오늘이 머리 끝까지 치밀어서 이렇게 글 쓰게 되는 건데요.

약 밤 9시 30분 경에 문자가 왔어요.

여보 택시비 준비...

전화하면 절대 안받고요.

오늘 따라 돈이 1000원 한장 없었어요.

지출이 많아 오늘 꾹 참고 내일 찾아야지 하고 말이에요.

그래서 문자로..아직 늦은 시간 아니니 택시 타지 말고 버스 타..버스 많으니..

정 아니면 빌려서 타고 와..

나 돈 없고 아이 놔두고 찾으러도 못간다고..

넘 피곤해서 일찍 자니까 알았지..라고요.

그리곤 확인차 전화로  다시 확실히 해두려고 전화했더니 안받더라구요.

그래서 약 30분 뒤면 버스타고서라도 올 거리려니 해서 기다리는데 안오길래 돈 문제가 해결되어서 다른 사람이랑 또 술한잔 하나 했지요.. 시간이 벌써 11시가 넘어가고 있었고 전화도 안받고 문자 답장도 없고 해서요..

그리고는 11시 넘어서 잠들었는데...

새벽 1시쯤에 들어오는 기척이 났어요.

이미 저랑 아이는 깊이 잠든 상태..

남편이 불키고 그래서 아이는 울고, 저는 불끄고 남편한테 왜그러냐면서 자려는데..

택시비 줘.

이러는 겁니다.

그래서 택시비 없댔잖아 이랬거든요.

그래서 다시 자려는데.. 남편이 쓰러져 자는겁니다.

냄새도 나고 우리 아이 눌려서 막 울고 해서 다른 방으로 옮기는데 그러곤 약간 고요했지요.

약 5분후 문 탕탕 거리면서 택시비 내노쇼..하면서 큰소리가 들리더군요.

너무 깜짝 놀랐고 아파트라면 나가서 돈이 없어서 내일 준다고 하겠지만.

이 동네는 골목이라..순간 ...넘 챙피한겁니다.

이사온지 두달 째고 이 동네는 집앞 문만 열면 다 보이는 그런 단독 주택가 이거든요.

우리 집 현관문은 특히 골목쪽에 바로 향해 있어 여름에 문도 못여는 그런 곳이에요.

오늘 만큼은 나가서 남편 대신 사과할 마음도 없고 화도 나면서 창피한게 극에 달하더군요.

이제껏 다세대, 아파트 살면서 이런 일 겪을 때마다 다행히 돈이 있었고 일일이 응대하면서 좋은말  싫은 말 많이 들어봤지만(택시 기사들한테)

오늘만큼은 돈도 없었고 예고도 남편한테 했었고...

넘 나가기 싫더라구요.

택시기사가 큰소리로 여러번 쿵쾅 두들겼거든요.

남편은 몰라라 자버리고..

밖에선 택시기사가 경찰한테 전화하는 소리 들리고..

워낙 동네가 가까이 오밀조밀 노출이 큰 골목안이랍니다.

 

제 지금 심정이 잘 묘사가 됐는지 모르지만.

이렇게 하루하루가 힘듭니다.

오늘 일은 극대로 제가 지금 화가 나서 글 올린거고 매일매일 힘듭니다.

일끝나고 종일반 아이 데리고 들어오면 들어서자마자 좁은 집안에 가득 담배연기와 몸안에서 땀으로 배출되는 술 냄새가 진동합니다.

아침에 퇴근해서 술 마시는 거죠. 컴퓨터에서 게임하면서요.

 

저의 개인적 상황은,

일다녀 와서 좀 지치고  우리 아이 책읽어주고 재우고, 같이 놀아주고 이러는 것만으로도 벅찬 하루입니다.

 

말짱할 때의 남편은 좋지만 그런 시간이 적습니다.

일 할 때야 술 마실 수 없고 그런건 제가 같이 있지 않아 모릅니ㅏㄷ.

하지만 남편이 집에 있는 날은 일주에 네 번 정도인데 매일 술이니 집에 들어오면,

그순간 되돌아 나가고 싶은 심정입니다.

내년이면 아이가 초등학생이 됩니다

친정가까이로 가고 싶은 맘뿐입니다.

직장일로 힘들고 아이 키우는것도 남편이 없는 날은 수월한데 남편 있는 날은 힘듭니다.

 

남편이 24시간 일하러 나간 날은 너무나 행복합니다.

가끔 남편이 술마시기전 상태일 때 아이랑 나랑  그 때 잠깐은 즐겁고 재밌고 그렇지만 그외의 시간은 고통이고 ...

물론 아이는 아빠 좋아합니다. 잠잘 때 본능적으로 힘드니까 울긴 하지만 담날 아빠가 말짱해 있는 잠깐의 시간에는 아빠랑 사이좋게 지냅니다.

그것도 물론 잠깐 이지요 술 취하기 전까지의 몇시간..

남편없이 아이하고만 사는거 힘들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지금도 충분히 힘듭니다.

 

시댁은 전혀 모릅니다.

얘기한적 있지만. 모른체 합니다.

 

쓰는 동안 진정은 되었지만. 고통이 사라지진 않네요.

 

새벽에 잠 못 자는 날은 담날 일도 힘들거든요.

낼 당장 골목 나설 일도 창피하네요.

 

비상금 안챙겨둔 제가 잘못일까요?

통장에 돈이 없는건 아니지만   찾으러 나가기 그렇고, 혹 위급상황이 와도 카드는 있으니까요..

아참. 남편한테 문자로 카드도 된다고 하면 택시 타라고도 남겼었어요.

아이랑 잠자리에 들 준비를 하고 있는, 그리 늦지 않은 시간이었으니까요.

 

이제껏 택시비 해결 해 준 그런게 오늘 남편으로 하여금 긴장을 느슨하게 만든게 아닐까도 지금 생각이 드네요.

 

글이 너무 길었네요.

혹 읽으신 분 있으면 넘 죄송하고요. 제가 지금 너무 속상하고 애타고 그래서 그러니 좀만 이해해 주세요.

제 심정은 지금 아이 데리고 여관 나가고 싶을 정도입니다.

이건 옛날부터 생각한건데 한번도 실천해 본 적은 없는 일입니다.

여관이 싫어서요.

 

이만 자러 가야겠네요.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