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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어찌해야하나요?


BY 예비시누 2007-07-16

휴... 여기다 또 글을 올리네요 ㅜㅜ

하지만 이번엔 시댁문제가 아니라 친정문제.

평생 마냥 좋을 것만 같던 친정 부모님도 시부모님이 되시네요...

 

동생이 결혼하겠다며 여자친구를 데리고 왔어요.

제 동생이야 남편감으로 마냥 착하기만한 순딩이... 세상물정 모르고 물러터진놈이 어찌 결혼할까 걱정되는 어린이집 원장쌤입니다. 친정에서 몸이 안좋은 동생을 위해 차려줬거든요.

저희 엄마... 정말 저희 엄마지만 어디다 내놔도 사리분별 분명하신분이고. 누구한테 싫은소리 안하시지만, 그렇다고 똑소리나게 손해보며 살지도 않는. 아직 살면서 엄마가 누구랑 큰소리 내는것도 못봤고. 세상사람들이 다 싫어하는 왕따에 진상인 사람들과도 딱히 마찰 없이 지내시는 분입니다. 그렇다고 이런분이니 시집살이 안시킬거란 얘긴 아니구요. 저희 엄마지만 살림부터 바깥일에 대인관계까지 숨막히게 완벽하고 워낙에 똑똑한 양반이라 며느리도 나름 힘들거라고는 생각을 해요. 하지만 부당하거나 억울하거나 그런 일은 없을거라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저와 아빠.

둘다 다혈질에. 둘이 붙으면 서로 좋을땐 눈꼴 시리다가도. 이건 아니다싶음 바닥을 보는 그런 성격이거든요

둘다 불의를 못참는 성격이지만. 둘이 생각하는 생각이 너무 차이가 많이나서 부딪힐 수밖에 없죠.

 

사설이 길었는데요, 저희 아빠 정말 눈에 보입니다.

세상에 동생이 예비 처가에가서 힘들걱정부터 하고있는거에요. 본인도 평소에 당신 처가에 돈부치는거 말고는 생전 얼굴한번 들이민적이 없으신 분이거든요. 경제적인 지원은 확실히 해주시지만, 가면 심심하고 따분하고 재미없다고 공식적으로 안가십니다.

제가 몇차례 딱 아빠같은 사위 봐야 아빠가 할머니 심정을 알지... 라고 해서 싸가지없다고 아빠한테 몇차례 혼나기도 했구요.

 

살면서 가족을 알뜰히 챙기지도 않으면서, 당신은 맨날 친구들하고 술마신다고 새벽일찍 혹은 아침 느즈막이 들어오면서... 가족들은 모두 10시 이전엔 집에 붙어있어야합니다. 남자인 동생도 모두~ 전부 다!!!

동생이 교수님께 인정을 받아 받을 수 있는 자리도 아버지께서 못받게 하셨어요. 그리고 하나 차려주셨죠. 그만큼 자식들을 당신 손아귀에서 휘둘러야만 직성이 풀리시는 분이에요. 자식이 아무리 잘되는 길이라도 당신 손아귀에서 벗어나는거면 대놓고 비난하시고 싫어하십니다. 세상에서 당신이 다 맞고 남은 다 틀린 사람이죠. 한마디로 독재자스타일

 

엄마가 정말 많이 참고 사셨고, 동생도 스트레스 많이 받았죠. 지난 연말에는 가족과 보내지 않았다며(언제부터 가족챙겼다고) 7월인 지금까지도 그문제로 동생을 들들들 볶습니다. 보다못한 엄마가 우리는 부모에게 얼마나 잘했어요?? 이제 그만 합시다. 지도 연애하느라 그랬는데, 당신 나랑 연애할때 어땠는지 생각해봐요. 라고 했다가 당당히 "최소한 나는 그러지 않았다"고 낯빛하나 안변하고 거짓말 하는 아빠.

 

동생 여자친구가 왔는데, 동생 무시하고. 그래도 남들앞에서 도덕적인 모습을 보이려고 노력은 하는지라 이것저것 들어보고 마음에 들진 않지만(조건...이 그리 좋지는 않더군요) 너희들 좋다면 내가 뜯어 말린다고 둘이 헤어질것도 아니고... 이러십니다.

아니... 그런 얘기는 가족들끼리 하던가, 그앞에서 어차피 허락해줄거면 상대방 마음편히 반갑다. 잘지내보자 하면 될일이지 그앞에서 맘에 안들지만 너희들 좋다니 허락해야지... ㅜㅜ

 

제가 옆에서 민망해서 "그럼 부모님께 xx이도 인사 다녀왔니?" 하고 물었더니 그랬다고 하더군요. 그러길래 "그래 앞으로 자주 찾아뵙고. 니가 여자친구네 집에 잘해야 여자친구 부모님이 안심하시지. 아까운딸 시집가겠다는데 얼마나 맘이 아프시겠냐?" 라고 했더니 대뜸 아빠 버럭거리시면서 "너는 xx가 거기가서 얼마나 불편할지는 생각 안해봤냐? 나는 처가 가는거 정말 불편해서 싫더라" 라는겁니다. 저희 아빠 이렇게 경우없는 말씀하시는거 처음봤습니다.

아무리 저희 앞에서는 독자자처럼 구셔도 사람들한텐 항상 호인이시고, 아무도 저희 아빠가 그런 독선적인 면이 있다는거 모르는데, 그렇다고 이중인격자 이런거 아니고 워낙 사람 좋아하고, 남들한테 잘해주시거든요. 그래서 뒤통수맞는 스타일이신데...

 

거기다대고 저도 못참고... ㅜㅜ

"왜?? 왜 우리집에도 오면 여자친구네 집도 가야죠!! 결혼을 해서도 물론 나도 동생 보고싶지만, 내가 동생 보고싶다고 나 올때까지 너희들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라 하면 나는 친정와있는데, 시집에서 고생하고 있는 며느리는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겠어요? 너희들 결혼하게되면 특히 명절엔 내얼굴 안봤음 좋겠다" 라고 말해버렸습니다. 완전 콩가루 집안 된거죠...

왜 나는 그때 입에 자크를 못채우고 흥분을 했을까요... 워낙 시댁에 시달려서 순간 그앞에서 며느리가 된거죠... 엄마한테도 무지 혼났습니다. 아무리 니 생각이 옳아도 그자리에서 니가 경솔한거라고. 아무리 아빠가 틀린말씀하셨어도, 그앞에서 그러면 안되는거였다고.

 

앞으로 정말 훤~~합니다. 동생도 걱정하더군요. 아빠가 점점 자기를 옭아맨다고.

자기도 더 하고싶은것도 많고, 나름 포부도 있는데, 아빠는 당신 손에서 벗어나길 싫어하시니... 오죽하면 부족하면 유치원 하나 더차려주시겠다고까지 하십니다.

그러면서 또 동생 엄청 무시하시고, 나는 너같은놈 인정 안한다. 관심없다. 이러시거든요

대체... 저희 아빠 왜그러신거래요??

 

결혼하고나니 아빠가 제게 해주신게 얼마나 큰건지, 저도 꽤 많은 양의 재산을 받았기때문에 아빠한테 대놓고 옳은말도 이제 못하겠습니다. 완전 마음에 안들면 나를 떠나라. 니네들이 나없이 살 수 있냐? 이러시거든요. 날 이길 수 있을때 대들라고... 어휴

저희 아빠 연세가 많으신것도 아닙니다. 이제 52밖에 안됐는데... 왜저러실까요?

정말 챙피해 죽겠습니다.

 

다행인건 동생의 여자친구가 성격이 워낙에 무신경하다더군요. 동생이 미안하다고. 아빠가 저러셔도 나쁜분은 아니라고. 또 자기 마음에 들면 오버하면서 좋아하시는티 팍팍 내신다고 그랬는데 심드렁~~하게 상관없어. 했다더군요.

나같았음 기분 드러웠을 것 같은데...

 

제가 시집살이 해보니, 집에서 전쟁이 나도 못본척 아무일 없는척 위로도 욕도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는 시누가 제일 고맙더라구요. 제일 마음도 가구요.

그래서 그런 시누를 보면서 나도 시누가 되면 우리 시누처럼 해야겠다. 챙겨준답시고 간섭하는것도 싫고. 편들어준답시고 일 더 크게 만드는것도 싫고. 했는데, 어찌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저희 아빠의 며느리가 된다면. 돈도 싫고 그냥 내버려두세요 하고싶을 것 같은데...

저도 어쩔 수 없는 시누자리인지 저러다 연이라도 끊으면 어쩌나 싶기도 하고... 휴...

 

제가 저희 엄마아빠까지 어찌할 수는 없는 노릇이고. 저는 어찌해야하나요?

제 성격도 불붙으면 제어가 안되는 성격이라 저희 집에서 저랑 아빠가 폭탄처럼 느껴지는데... 전 정말 올케가 들어온다면 친하게 지내야지 하는 욕심도 없고. 내가 동생의 와이프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사람이 되면 안되겠다. 그것만큼은 정말 싫다 싶은데, 어제 저의 행동도 바람직해보이진 않고... 챙피하고 걱정되고 미안하고 그러네요

저희 시누는 정말 워낙에 저한테 어떠한 요구도 하지 않아서. 어떻게 해야하는지도 모르겠어요. 저희시누는 손아래지만, 저는 또 손위잖아요... 어디까지 챙겨야하고 어디까지 무관심해져야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