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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차에 여자 머리핀이..


BY 혹시나 2007-07-22




말은 안했어요.



방금,

휴일이고해서 남편과 공터에서 각자 자기차안을 걸레로 닦는 세차를 했어요.

내차를 먼저 닦았기에 먼저 집에 왔습니다.


난 지금 살며시 허무하고 허망하고 뭐 그런 생각이 드네요.




열심히 내차를 광약을 뿌리며 닦아주는 남편이 고맙기도하고

나도 도와줘야겠다싶어 남편차안을 닦아주었습니다.

남편은 냅두라고 했지만 여자의 손길이 아무래도 남자보단 섬세하니

닦아주고 싶어서 그렇게 했습니다.


헌데 남편의 옆자리 뒷공간을 닦다가 순간 살짝 놀랐습니다.


뒷쪽에 여자의 머리핀이 머리카락이 한가닥 붙은 채로 떨어져 있는 겁니다.


나는 조용히 얼른 집어들어 내 주머니 속에 넣었습니다.

남편은 저쪽에서 열심히 차을 닦고 있어고요.


나는 아무말 없이 차를 닦았습니다.

아무렇지도 않게 남편과 말하고.. 차닦고..또 말하고..

먼저 집에 가겠다고 말하고 멀지않은 집으로 왔습니다.



십년이상 살았고, 아이들도 다 크고..

세상의 그 어떤 물건도, 사람조차도 갖고 싶어서 가져 보면

어느날 기필코 시들해지게 된다는 사실. 살면서 알게 되대요.

부부가 오랜시간 함께 살다보면 정말, 처음처럼 그런마음일 수는 없을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세월이 흐를 수록 서로에게 조심하고

노력해야만 상처를 크게 입히지 않고 순한 노년을 맞이할 수 있는것 같습니다.


아직 남편은 집에 오지않고 있습니다.

차를 닦고 있겠지요.


남편차 뒷공간에 떨어져 있는 낯선 머리핀은 누구의 것일까요.

남편은 직장이 멀기에 카풀을 했습니다.

여직원과도 했고, 남자직원과도 했습니다.


남편은 남들이 성실하고, 바른생활만 하는 사람이라고 말할 정도의 타입입니다.

나는 믿고 싶습니다.

우연이라고요.  대수롭지 않다고요.


아직 머리핀은 내 바지 주머니 속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