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강남에서 전세를 살고 있는 엄마입니다.자식에 대한 욕심이 많은 남편 때문에 3년전에 이곳으로 이사왔지요.
제게는 친구가 있는데요,얘 신랑이 의사예요.얘는 비강남권에 40평대 자기집이 있는데 그 집 전세주고 강남 30평대에 전세로 이사를 왔습니다.
이 친구는 애가 둘인데,얘 시키는거보면 영어유치원 하나만도 100만원짜리 보내고 음악에 관련된 것도 두개나 개인교습 시키고 기타등등 다른 것들도 비싼걸로 많이 시킵니다.그런데 애 교육에 올인하다 보니 살림하고 사는건 쪼달리나봐요.의사 와이프인데도 변변한 옷 하나 없다하고,요즘 여자들 많이 끌고 다니는 차도 없어요(물론 남편은 차가 있지만).
이 친구가 같은 강남이지만 저와 사는 동네는 다른데,거기 아줌마들은 애들에게 교육투자 그렇게 하면서도 명품 두르고 다니고 외제차 끌고 다닌답니다.이 친구 그런 아줌마보니까 자기가 너무 초라하다는 말을 하네요.이런 아내를 보며 이 집 남편 자기가 돈 그만큼 못 벌어다줘서 미안하다고 합니다.
저희는 어떠냐면요,저희 남편은 대기업 다니는 회사원입니다.대기업이라도 회사원 월급이야 뻔하죠.저희도 애가 둘입니다.사실 저희는 강남 살 형편이 못 됩니다.이 친구처럼 자기 집이 따로 있는것도 아니고 전세만 삽니다.
아이들 교육도 주로 문화센터나 구에서하는 저렴한 것으로 시키는데 다행히 애들이 똑똑해서 들이는 돈에 비해선 잘 하는 편입니다.그래서 근근이 살고 있지,만약 남들처럼 사설 학원이라도 보낼라 치면 생활이 쪼달리고 어렵겠지요.
그런데,울 남편 욕심이 너무 많아요.일찌감치 여기서 사는게 여러가지로 벅차서 비강남권으로 이사가자 해도 박박 우기고 안 가더니만,또 다른 집 애들 잘 하는거 보면(최상위권 애들) 저를 갈굽니다.다른 애들은 그만큼 하는데 왜 우리 애들은 그렇게 안되냐구요.저 웬만해서 남편 자존심 상할까바 다른 집 얘기 안 하는데 남편이 저를 하도 구박해서 얘기하면 다른 엄마들 일부러 과시용으로 하고 다니며 허풍떠는데 휘말려서 허튼 소리한다고 소리나 빽 질러대고 저보고 애들 끼고 가르치라네요.물론 어떤 과목은 제가 끼고 가르치고 있습니다.그런데 남편은 다른 집 애들만큼 안된다고 말은 "관둬라 관둬.내가 끼고 가르친다.그깐 애들하나 제대로 못 가르치고..." 이렇게 저를 한심한 사람 취급을 합니다.그렇다고 자기가 진짜로 가르치는 것도 아니고요.
저요,다른 집 엄마들처럼 명품 두르고 다니는 것도 안 부럽고요,친구 남편처럼 못 벌어다줘서 미안하다고 남편이 설설 기는 것도 부럽지 않습니다.그 더위 많이 타는 사람이 하루 종일 땀 뻘뻘 흘리며 돈 버는거 보면 안쓰러운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남편이 욕심 좀 줄였으면 좋겠습니다.울 아이들은 뭐든지 잘 해야 한다는 생각 좀 버렸으면 좋겠고,이 정도 투자에 애들이 그 정도 하고 있다면 잘 하고 있다는걸 좀 인정했으면 좋겠습니다.그리고,웬만한건 애들 끼고 가르치는 저도 나름대로 수고하고 있는데 그걸 좀 인정해줬으면 좋겠습니다.안 그러면 우리 형편이 되는 곳으로 이사를 갔으면 좋겠습니다.
저 지금 너무 속상합니다.전쟁터에 들어간 사람이 총 칼 없이 몽둥이 하나 들고 뛰면서 왜 전쟁에서 이기지 못하냐고 닥달 당하는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