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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비슷한 고민이...


BY 어쩔까 2007-08-02

밑글에도 시어머니 모시는 거에 대한 얘기가 있네요.

저도 남편의 한마디에 아침부터 심란한 아짐입니다.

울 시댁...     재산도 없고 배운것도 없고 그저 심성하나 바르고 남한테 피해 안주는

그런 서민적인 집안입니다.

남편이 막내이다 보니 시부는 결혼한후 1년도 안돼 살만큼 사시다 편안하게 돌아가셨고

(시모는 당신도 그렇게 죽으면 좋을텐데...  시부가 고생안하고 복받고 죽었다라고

자주 얘기하시네요.) 시모는 올해 82세입니다.

현재 하나밖에 없는 형님이 모시고 삽니다.  애초부터 형님은 시부 모시고 살았죠.

하나 있는 시누는 나이 60이 다 되가는데 방2개 짜리 월세로 전전긍긍합니다.

달랑 두 형제가 시모를 책임져야 할 형편...

시모, 워낙 젊을때부터 이 집 저 집 애들 키워주고 없는 살림에 고생하셔서 그런지

40후반 부터 관절이 심했다고 합니다. 

그래도 워낙 식성 좋으시고 건강하셔서 형님이 직장다니고 집안일 다하시고

조카들 키우셨죠.  그런데 몇 년 전부터 아무것도 못하시고 그저 방하나 차지한채

여기 아프다 저기 아프다 하십니다.

형님도 워낙 오랜세월 시모 모시고 살아 쌓인게 많겠죠.

그래서인지 어쩔때 보면 시모에게 넘 함부로 하기도 하고 면박도 주고 그럽니다.

물론 내가 그런말 할 입장은 아니지요.  남편도 형수에게 잘하라고 늘 그러구요.

형수가 심적으로 고생많았겠다 싶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애 다 키워주고 살림다해주고

나서 이제 반 송장되니 시모를 귀찮아 하는게 넘 눈에 보이는구나 싶어 좀 그렇기도 해요

그래서 고민입니다.  재작년부터인가 자꾸 우리가 모셨음 하는 느낌을 누가 뭐라고

안했는데 제 스스로 스트레스 받네요.  사실 남편이 그러고 싶어하죠.

그래서 재작년부터 초등학생인 아이들 여름, 겨울 방학때마다 한달 정도 계시다 가고

했습니다.  이번에도 슬슬 남편이 모셔올까? 하는 눈치를 주는데

저 정말 그러고 싶지 않거든요.  나는 성격이 형님과 달라서 싫은 내색도 못하고

있는대로 신경쓰여 오신 동안 반찬값도 많이 들고 속으로만 왕짜증납니다.

욕심도 많으시고 연세들으셔서 성격이 많이 죽은거지 사실 좀 무서워요.

윽박지르는 듯한 말투와 이것 저것 참견하시고...

날도 덥고 직장까지 다니느라 힘든데 벌써부터 맘이 갑갑하네요.

내가 직장다닌다고 해서 시모가 집에 오시면 아이들 챙겨주는것도 전혀 아니거든요.

그저 나만 일이 배가 될 뿐이죠.   

정말 나쁜 맘이겠지만 시부모 없는 남자와 결혼할걸 그랬다 싶어지기도 해요.

가정이 생기다 보니 친정부모도 불편하고 내 집에서 산다 생각하면 별로인데...

남편에게 이런말 했더니 기막혀 하더군요.  너 같은 사람이 어디 있을까 하며...

하지만 사실이에요.  난 양쪽 부모 모두 어렵고 힘들어요.  그저 우리에게 손 안벌리고

건강하게 사시기만 간절히 바랄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