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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남자... 정말 저를 미치게 하려는 걸까요?


BY 정체를 밝혀라 2007-09-14

요 밑에 시댁하고 연끊고, 부부싸움한 사람인데요 ㅜㅜ

정말정말... 이사람의 속내를 모르겠습니다.

어제까지만해도 다 적어놓으라고. 가서 따지겠다던 사람이

 

오늘 실실대며 퇴근해서 아직도 기분 안좋아? 이러길래. 아니야... 하루이틀 있는 일도 아닌데... 우리가 또 뒤끝은 없잖아? 하면서 신랑 문상가는데 드라이브겸 따라갔습니다.

애가 있는지라 안에 들어가진 않고 차에서 기다렸죠.

돌아오는 길에 이런저런 얘길 하다가. 내가 어제 또 얼마나 심경이 복잡했는 줄 알아?

내가 당신한테 내가 대체 뭘 잘못했냐고 하긴 해도, 그래도 연끊고 사는 죄인이기에, 나도 그런 말 들으면 편치가 않고 당신이 무슨 생각을 하고있는지 온몸에 세포가 다 그생각뿐이라고

그랬더니 이남자...

 

적어놔.

그래야 안잊어버리지.

시간지나면 잊혀지잖아.

시부모님도 잊고, 나도 잊고... 그럼 넌 그때 어떻게할래?

그러니까 다 적어놔.

 

저... 세상 정말 단순하게 삽니다.

눈치도 없구요. 뒤끝도 없었구요. 화내도 오분도 안가구요.

남에 의중같은거 계산하고 생각하고 그래가면서 살지 않았다구요 ㅜㅜ

결혼전엔 정말 나사 하나 빠진. 그래서 맨날 실실거리면서 웃고 돌아다니다가.

화나는 일 있으면 부르르르 화냈다가 휙 돌아서면 헤헤거리고 웃고 돌아다니는. 칠푼이.

 

대체 이사람의 속내가 뭘까요??

제가 그랬습니다.

시부모님도 다 잊고, 당신도 다 잊었는데, 나혼자 안좋은 기억 붙들고 나는 피해자다 그럼 내가 더 힘들어지지 않을까?? 그랬더니

그러면 적어놓고. 잊어버리라네요.

안좋았던 기억 다 잊어도. 니가 우리 부모님 좋아하진 못할거니까. 다 적어놓고, 다시 연락되면 꺼내보라고 그러네요.

 

속으로 제가 한 생각은.

계속 이러고 살다간 내가 미치던, 남편이 미치던. 둘 중 하나는 미치겠구나.

 

그래서 제가 어렵게 꺼낸 한마디.

나... 어머님처럼 살을라고~

어머님은 어머님 시댁에서 무슨 일이 있으셨기에 그 오랜세월 흔들림 없이 당신의 의지를 굽히지 않으셨을까?? 어떤 일이 있으셨는지 궁금해. 여하튼... 난 어머님처럼 살거야.

신랑 ... 더이상 말이 없더군요.

 

저희 시어머니가 보통분은 아니라는거 알았지만.

제가 겪어보니 정말 대단하신 분이라는 생각밖에 안듭니다.

중학교 입학할때 전교 1등, 고등학교 입학할때, 도내 1등으로 입학한 신랑.

보통의 엄마들 같으면 아들이 학생 대표로 선서문 낭독할때 다 보고 선생님도 뵙고오지 않나요? 저희 시어머니는 날이 추워서 선서 하는 중간에 도저히 못참겠어서 돌아오셨답니다.

입학식 끝나고 선생님께서 어머님을 찾으셨다고...

고등학교 삼년 내내 반장이었던 신랑. 학교에 찾아오신건 딱 한번 뿐이라네요.

 

그래서 저희 신랑. 좋은 일이 있어도 저처럼 방방뛰지 않고.

안좋은 일이 있어도 저처럼 울상 아닙니다. 생활력도 강하고.

다 어머님 덕이라는건 알겠는데... 휴...

저도 어머님처럼 할겁니다.

하지만 신랑하고는 잘지내고 싶은데... 쉽지 않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