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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또 명절!


BY 맏며늘 2007-09-19

결혼한지 14년, 동서들어오기전 7년간은 거의 나혼자 명절을 치뤄냈다.

시어머니가 이것해라, 저것해라, 재료를 장만해주시면, 나는 그걸 했다.

만삭이 되었을때도, 혹 아이가 백일쯤 되었거나 상관없이 나는명절을 치뤄냈다.

남편이 아이를 봐주었기에 뭐, 그려려니했는데.....

시어머니는 일하는걸 싫어하시는 분이라 내가 거의 모든걸 다해야했다.

오죽했으면 큰딸이 5살때, 할머니, 왜 우리엄마만 일해요? 하고 물었을정도다.

7년후, 동서가 들어왔다. 바로 임신했는데, 시어머니는 홀몸이 아니라며 아예 일을 시키지

않았다. 그러려니했다. 아이를 낳자 아이가 어리니 일을 하지 말라고 했다. 동서는 2년 터울

로 아이를 셋 낳았다. 그동안 명절이 몇번인데, 제대로 일을 해본적이 없다. 하다못해 나가

놀거나, 혹은 방에 누워 티브이를 보거나 하기까지 했다. 온갖일을 하는 내게 미안하단 소리

조차 하지 않았다.

시어머니는 아이가 어리니, 혹은 홀몸이 아니니 맏동서인 네가 봐줘라...하신다.

나도 아이 셋 낳았지만 그런 배려 받아본적 없다.

큰아이 열 펄펄 끓어 약국에 가느라 밥상한번 못차려드렸다고 시어머니는

니새끼가 아프다고 시아버지 밥상을 안차릴수 있느냐며 난리치시기까지 했었다.

시어머니는 말한다. 너 시집살이 시켰다고, 제도 그래야 하냐?

6년이 또 지났다. 막내동서가 또 들어왔다. 만만찮다.

처음맞은 명절인데, 시댁에 오자마자 한강고수부지로 놀러나간단다.

허락도 안받고, 집밖에서 시누와 사촌들과 시숙모와 지남편과 우루루간다고 누군가 통보하

러 들어왔다. 추석전날, 시어머니와 나, 둘째동서가 시금치를 다듬고 있을때였다. 그러자 둘

째동서가 벌떡 일어나며 나도 갈래요한다. 그리고 나가버렸다.

시어머니와 나는 시금치를 다듬고, 음식을 만들었다.

서로 별반 이야기를 주고 받지 않았다.

왜 시어머니는 내게 그리 모질게 구셨으면서 동서들에게는 절절 매실까.

14년전보다 나이가 들어 오히려 힘이 드실텐데 이제는 나혼자 일시킬 상황이 아니시니 동서

들 몫으로 당신이 일하신다.

 

당신이 가진게 없어서 며느리들에게 절절매시나? 자식들에게 당당하지 못한 비굴함은 경제

적 필요에 의한것인가. 그때문에 나는 이제 더이상 시어머니에게 따지지도 못한다.

 

막내동서의 임신소식.....

아이핑계대고 일을 빼는 둘째동서.....

 

결국, 이번 명절도 시어머니의 비굴과 나의 체념으로 노동은 우리둘의 몫이 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