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뿔났다의 장미희를 볼때마다 우리 시어머니가 떠오른다.
물론 우리 시어머니는 장미희처럼 부자도, 우아를 떨지도, 유식하지도 않다.
오히려 경제적으로 참 힘드셨었다고 들었고, 화장실문도 열고 볼일을 보실정도로 우아랑은 거리가 멀다
근데 나는 장미희를 볼때마다 우리 시어머니가 생각이 난다.
장미희는 싫다는 음악회를 억지로 끌고가지만
우리 시어머니는 재봉질이나 밭일을 하는데 날 끌고가시려고 한다.
그게 어머님 생업이라면. 당연히 도와드려야겠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취미생활.
밭에 하루라도 안나가시면 화가나시는 우리 어머님.
반면 뙤약볕 아래 있으면 땀이 도통 나질 않는 체질이라 그대로 더위를 먹어버리는 나.
결국 난 그러고 오면 밤새 고열에 시달려야하는데...
여자가 재봉질, 밭일 이외에 다른걸 하려들면 이상한 사람 취급을 하는 시어머니.
당신 친구들 모임에 죄 끌고나가 나를 묵사발 만드는걸 즐거워하는 시어머니
굳이 당신이 미운말, 싫은 말 하지 않아도 친구들이 알아서 열분 모이면 열입. 스무분 모이면 스무입 모아 나 하나 앉혀놓고 당신들 며느리에게 가지고 있는 불만. 그간 어머니께들은듯한 내 욕. 며느리로서의 도리와 의무. 아내로서의 도리와 의무에대해 아주 귀가 따갑도록 말씀하시니 얼마나 간편하셨을까?
장미희가 며느리의 촌스러움(?)을 못참고 백화점가서 자기 마음에 드는 색깔, 디자인의 옷들로 치장을 시키려는 반면, 우리 시어머니 애키우는 애 옷이 너무 칙칙하다며 시장에서 5천원짜리 옷 사입으라고 성화. 비싼옷 절대 입지 말고 5천원 안넘는 옷으로 입으라시는 시어머니... 사실은 내가 입고있는 비싼 옷이 눈에 거슬리셨던거지... 내가 산옷도 아니요. 새옷도 아닌것을... 결혼전 고모가 입던 옷 물려주기도 하고, 또... 사돈에 팔촌까지 뒤져봐야 딸이라곤 나 하나여서 이것저것 비싼 옷 사주셨던건데... 애키우는 엄마 머리길어 뭐하냐며 내 머리 자르려던 시어머니. 우연히도 울 어머님 헤어스타일도 숏컷.
장미희 며느리의 어려운 성장배경 마음에 안들듯. 울 시어머니 고생모르고 유복한 집안에 고명딸인 내 성장 배경이 지독히도 마음에 안드셨던거지... 말끝마다 너도 고생을 좀 해봐야하는데, 너도 고생을 좀 해봐야하는데... 그 고생 시댁와서 다했거늘...
하루꼬빡 넘게 고생고생하다가 급하게 수술해야하는 상황에서 마취과 의사도 없어 정말 눈뒤집히고 거품물고 욕해서 간신히 제왕절개로 수술해 애 낳은 며느리 얼굴 보고 첫마디가. 제왕수술해도 애 넷은 낳을 수 있다.
내가 티비를 보고있으니 신랑도 언뜻언뜻 보는데 보면서 장미희 나올때마다 깔깔깔 웃는다.
속으로 그러지... "장미희가 웃기게 나오는건 사실이지만, 당신 어머님이랑 장미희랑 다를거 하나 없거든??? 시장가서 5천원짜리 빨간색 옷 사입으라고 하는 것보단, 그래도 백화점 데리고 다니면서 옷사주는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