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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창이라는 미명아래


BY 가을여자 2008-10-01

동창이라는 미명 아래 이래도 되는것인지...

 

중년부부이면서 이런 이야기 쓰는것 자체가

쑥스럽지만 그래도 나도 여자입니다

 

남편은 남녀 공학을 나와서 인지 여자 동창이 줄줄입니다

정말 여자 복이 터진 사람 같아요

 

더구나 십년 어린 여자 동문이 동문이라는 이유 하나로

우리 부부가 장사 하는곳에 와서 하는말

"선배니임..... 너무 너무 보고싶어서 왔어요"

 

비음 섞인 간드러진 목소리로 몸을 비비 꼬면서 하루내내

나와 남편 사이에 서서 떠나질 않네요

덕분에 저는 남편과 제대로 대면도 못해 보고 그 두 사람들

대화 하고 웃는 모습만 구경 했습니다

 

남편의 얼굴이 화창한 봄날 처럼  너무 행복해 하는 모습 때문에

화가 나더군요

 

날이 저물기에 제가 그여자 보고  "집에 가서 남편 저녁 챙겨야 하지 않아요?"

하니깐 그여자 남편은 저녁 먹고 들어 온다 했다네요

 

재차 "그럼 아이들 저녁이라도 챙겨야 되지 않냐"고 하니깐

아이들은 지그들이 다 알아서 한다네요

 

다시 재차 "그래도 가정주부가 어두워 지면 집으로 들어 가야 되지 않냐" 하니깐

 선배님이 너무 보고 싶었기 때문에 좀 더 잇다 가겠다네요

 

같은 동기인 여자 동문이 남편 팔짱을 끼고 갖은 짓을 다해도

뭐 같이 늙어 가니깐 별 탈이야 없겠지 했는데

 

십년 어린 동문 여자는 그게 아니더라구요

말끝마다 저를 아주 늙은이 취급하는말을 하는데 미치겠더군요

 

예를 들면

"다리 아플텐데 서 있지 말고 의자에 앉으라" 하면

"하이고 저는 영계예요. 한참 어린데요 뭘...언니나 앉으세요"

 

그여자는 밤 9시 넘어서야 자리를 뜨데요

하루 내내 남편과 딱 붙어 있었습니다

 

집에 와서 남편에게

"으이구 둘이 데이트 하느라 오늘 시간 가는줄도 몰랏지?"

"뭐? 뭐라구? 그게 데이트냐 그후배가 일 도와 준거지"

 

"일을 누가 도와 달라했나? 도와 준게 뭐가 있어? 으이구 가관이데...아주

기막혀서...." 아무리 씩씩 거려 봐도 남편 눈하나 꿈쩍 안합니다

 

동창이라는 미명 아래 맘 놓고 와이프 앞에서 긴 시간 데이트 해도 되는건지...

 

학교를 같이 다녔나

학교 다닐때 이름석자라도 알았었나

얼굴이라도 알았었나...... 그저 동창이라는 이름 아래 이래도 되는건가요

 

나도 남녀 공학 나왔어야 복수라도 해 보는건데

설립한지 100년이 다 되어 가는 여학교를 나왔으니 그리도 못하고

 

초등학교 동창들은 아예연락도 안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