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애를 데리고 안과에 갔다,
큰애 때문에 간적이 있긴한데 그때도 의사에게 별루 좋은 인상을 안받고 왔기에
사실 내키지는 않았지만 집에서 걸어갈만 병원은 여기밖에 없으니 할수없이 또 간거였다.
예순이 가까워 보이는 여자 의사인데 차가워 보이는 첫인상도 별루였거니와
그때나 지금이나 병원 오며가며 인사를 해도 단한번도 대꾸가 없고
음성에서도 사람 성격이 보인다고 대화를 몇마디 나눠봐도 역시나 불만족 스럽긴 마찬가지였다.
오늘도 작은 아이가 눈이 아파 간건데
눈에 염증이 있어 간단하게 수술하자고 해서 그러마 했다.
뜻하지 않게 갑자기 수술이란 말에 여섯살 작은 아이는 겁을 먹고
내가슴에다 얼굴을 묻더니 조금식 징징거리고
급기야는 수술실 들어가서 누우니 울기 시작한다.
사실 어른이라도 맘의 준비없이 간단한 수술이라도 할려고
병원가서 막상 침대 누우면 누구나 긴장이 되고 무서운게 사실이다.
근데 내 아이라서가 아니라 울어도 심하게 몸무림을 치거나
큰소리를 내는것도 아니고 아이가 그냥 공포에 질려 우는 정도인데
그걸 이해 못하고 아이한테 운다고 짜증을 부리고
입 다물어라 턱 당겨라 해가며 지가 더 목소리가 높으니
성격 좋다는 나도 은근 화가 나기 시작했다.
성질 같아서면 당신은 이만한 아이 안키워봤냐고(다큰 아들 있음)
한소리 하고 싶은걸 수술중이라 암말 못하고 일이 끝나기만을 기다렸다.
수술이 끝나자 오히려 간호사가 어린 나이인데 참 잘 참았다며 칭찬을 해준다.
저 나이에 이만큼 얌전하게 끝내는 아이 없었다면서..
사실 맞는 말이다.
아들 둘다 순하고 인내심이 있어 미용실을 가나 칫과를 가나 목욕탕을 가나
착하고 얌전하다 소리 들으며 키우는데 그 의사는 뭔지 참..
이윽고 다 끝나고 처방전을 받아 병원문을 나서는데 아이가 하는말이
저병원 다시는 안가고 싶다고 한다.
난 대충 짐작은 하면서도 그래도 아이맘을 제대로 알아야겠기에
왜? 하고 물었더니 아이는 딱히 뭐라 표현은 안하고 아니~ 그냥 ..하며
짜증 섞인 한숨을 쉬는걸로 의사에 대한 반감을 충분히 느낄수가 있었다.
그래서 다른 병원 갈까? 하고 물어보니
아이가 바로 하는말 응 엄마 이런다.
에휴~ 수술한다고 했을때부터 그 여의사 자주 보고싶지않아
다른 병원 가야겠다고 잠시 갈등을 했었는데
마침 그시간에 다른환자가 없어 금방 할수가 있었고
또 다른데는 멀고 그래서 걍 아이 설득해서 했는데
아이나 나나 오늘 스트레스만 받은 꼴이 되었다.
얹잖은 기분으로 집으로 돌아오니 또 골목에 웬 잡쓰레기는
그렇게 굴러다니는지 마당에 있는 빚자루를 내와서
깨끗하게 쓸어 쓰레기봉투에 담고나니 그제서야 좀 기분이 나아진다.
며칠 치료 받으러 다녀야 하는데 치료는 의사 아닌
착한 이모야들 담당이다며 아이를 잘 달래서 데리고 다닐 생각이다.
좀있다 한쪽눈도 해야 한다는데 그땐 정말로 딴병원 가야지
내가 신경질이 나서라도 더이상 가고 싶지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