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열흘만 있으면 친정 엄마 칠순이십니다.
그런데,저희집이 장남인 오빠가 결혼 후 부모님 재산을 다 들어먹었는데,저와 오빠는 그래도 결혼할 때 부모님 보조를 받고 결혼을 해서 전세 아파트라도 있는 상태에서 시작했는데,제 남동생은 오빠가 재산을 다 들어먹은 다음에 결혼을 해서 부모보조 하나 못 받고 빚을 안고 월세로 신혼살림을 시작했습니다.지금 보증금 8천만원에 월 20만원짜리 월세에 살아요.지금 결혼한지 6년째 접어들고요.빚은 좀 갚기는 했으나 아직 빚이 남아있는 상태고요.남동생은 대기업 대리입니다.돌 안된 아기 하나 있고요.
오빠는 거의 파산 상태라 부모집에 얹혀 사는 처지고요,저희도 전세 치고는 좀 비싼데 삽니다(서울 변두리에선 집을 살 수 있을 정도 금액이지요.저흰 빚은 하나도 없구요).저희 남편은 대기업 부장이고요.초등생 하나와 유치원 다니는 아이,이렇게 둘이 있어요.
부모 칠순이라고 오빠는 돈 댈 처지도 아니고요,동생이랑 저랑 돈을 대야 하는데 서로 입장이 다르니 참 얘기가 어렵네요.저희는 그래도 결혼할 때 받은게 있는데 동생네는 하나도 없으니까요.
동생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전화가 와서 저희 남편한테 어떻게 해야할까 하고 얘기를 꺼냈는데,남편이 동생네랑 같이 돈 해서 동남아에 있는 나라 한 3박4일 정도 여행 보내드리자 합니다. 그런데 두분이서 다녀오자면 200만원 가까이 들겠죠?
잔치를 빙자한 저녁식사도 생각해봤는데,그건 더 무리일거 같아요.친정 주변에 친척들이 모여 살아서 식사하면 친척들 안 부르고 그냥 넘어가기는 힘들거 같은데,워낙 형제분들이 많으신데다(10남매네요) 아버지 사촌분들까지 주변에 사시고(옛날 분들이라 사촌들도 형제처럼 지내십니다) ,고향이라 거기 친구분들도 많으십니다.
제 생각에도 차라리 동남아 여행쪽이 낫겠다 싶었는데,동생은 그것도 부담스러워하는 눈치예요.그리고,자기 마누라 보기도 좀 그렇다고요.올케의 평소 사고방식을 봐서 받은 것도 없고 자기네가 가진 것도 없는데 너무 분수에 넘친다고 올케가 생각할거라는 것 때문이죠.게다가 안 좋은 형편 때문에 형편껏 사느라 자기 친정에는 아무것도 못 하고 살았는데(하다못해 시부모한테는 생신날 용돈이라도 부쳐드렸는데 친정에는 그렇지 못했다) 형평성에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거죠.그동안 부부싸움 중에 그런 얘기가 종종 나왔다네요.형편이 안 되어서 둘다 못 하는건 그렇다치는데 친정에는 아무것도 못 해주면서 왜 시댁만 챙겨야 하냐고 말이죠.
저희 남편은 좀 다른 사람한테 퍼주길 좋아하는 스타일이예요.어떨 땐 돈 생각 우리 형편 생각 안 하고 좀 그래서 당혹스럽기도 하지만 자기 부모(저희 시부모)한테도 엄청 잘하고 저희 친정이나 주윗사람들한테도 잘 퍼주는 편이예요(그렇다고해서 저희 친정에 돈을 많이 쓰거나 한건 아니고요,저도 제가 돈을 못 벌어서 첨엔 남편한테 미안하기도해서 생신도 못 챙겨드리다가 나중에 남편이 그걸 알고 내가 일일이 생신 기억 못 하니까 니가 알아서 선물이나 돈 부쳐드려 그러더라구요.그래서 그때부터 생신되면 용돈이라도 부쳐드렸죠).그래서 동남아 여행을 아무렇지도 않게 얘기하더라구요.그러면서 남편이 한다는 말이 부모 사시면 얼마나 사시냐? 칠순이 평생 한번 있는건데 좀 무리하더라도 보내드려야지,그래요.하지만 아무래도 동생네는 저희와는 입장이 다르니까 저희와 같은 생각이 안 드는거 같아요.동생도 올케 눈치 보고 있구요.물론 올케 입장이 이해는 됩니다.
그러면서 올케가 그냥 부모님만 모시고 식사나 하는게 좋겠다는 눈치를 보낸다 하는데,친척들도 걸리지만,전 좀 맘이 안 좋아요.
물론 그게 올케를 원망하는 마음은 아닙니다.저희 부모님 평생 자식 바라보고 두 분이서 맞벌이 하시면서 정말 절약하고 검소하게 사셨는데 말년에 큰 아들(저희 오빠)이 평생 번돈 다 날리는 바람에 제대로 돈 한번 못 써보시고 어렵게 사시고 계시거든요.그냥 그 처지가 안됐다는 마음이지요.
그냥 돈으로 드리는 것도 저희 친정오빠한테 뜯길까바 하지 않으려고 해요.그건 올케 생각도 그렇고 제 생각도 그래요.
저희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