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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천외 시집살이 2탄


BY 너그러운 며느리 2009-01-16

우리 시어머니 여느때와 다름 없이 국제전화로 장장 자기 아들과 통화를 하시더니 또 저를 바꾸라고 하시나 봄니다.

불쑥 나한테 전화기를 내미는 남편의 얼굴을 한번 째려 주고 마지못해 전화를 받았습니다.

 

ㅇㅇ네 집에서 아직도 전화를 않했다며?

예?.... 아, 녜...

느닷없는 질문이여서 첨에 저는 좀 당황을 했지요. 그러다가 무슨 말인지 알아채고 그렇다고했습니다.

그러자 우리 시어머니 기다렸다는 듯이 ㅇㅇ네의 뒷담화가 시작되었습니다.

어쩌면 그럴수가 있니... 인간도 아니다 얘.... 자기 아들을 몇달씩이나 재워주고 먹여줬는데 전화 한통없어?.... 가면서 빈손으로 달랑 갔다며?....

 

이쯤에서 우리 시어머니가 왜 이렇게 열받아하시는지 배경 설명을 좀 드리겠습니다.

 

작년 9월 쯤이었나요? 저는 얼굴 한번 본적도 없는 남편의 사촌동생이라는 사람이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받아서 호주에 사는 우리집에 왔습니다.

그 며칠전 시어머니가 전화로 사촌동생이 가니 일년동안 밥 좀 해주라고 너는 시집살이 한적이 없으니 시집살이 하는 셈 치고 고생 좀 하라고 하시더라구요.

우리 시어머니 대단한 능력자이신건 알았는데(시아버님과 장성한 아들이 3명이나 계심에도 불구하고 남편 집안을 거의 혼자서 좌지우지하시는...ㅎ) 또 이렇게 며느리에게 없는 시집살이 까지 만들어내시는 재주까지 있으신지는 몰랐네요.^^

 

어쨌든 그 사촌동생(28살) 입을 옷과 신발만 달랑 들고 왔습니다.

와서는 불쑥 영수증을 3장 내밀더라구요. 뭔가 했더니 제가 영어 공부하는데 사전이 없어서 전자 영어사전을 부탁했었는데 그 영수증과 거기에 딸리 충전기 영수증 그리고 책 두권 부탁하거 ... 이렇게 3장이었습니다.

 

솔직히 전 좀 내심 당황했네요.

이쪽에서 물건을 부탁했으니 돈을 지불하는 건 당연하다 하겠으나 얼굴도 모르는 친척네 집에 일년이나 공짜로 얻어먹으러 오는 사람으로서의 태도는 아니다 싶었던거지요.

그리고 저는 당장 먹을 밑반찬 정도는 기대했었습니다. 주부로서 매일 먹는 밥이 젤 골치거리인데다가 제가 사는 곳은 도회지와는 좀 떨어져 있는 곳이라 한국 식품 구하기도 만만치 않구요 더구나 밑반찬이라고는 절인 올리브 뿐이 없는 곳이거든요.ㅎ

 

어쨌든 우리 서방님 그 잘난척 발동하여 환율도 아주 후하게 계산해서 그 자리에서 바로 지불했습니다.

 

그때부터 올초까지 우리집에서 살다가 또 우리서방님과의 불화로 사촌동생이 우리집을 나가게 되었네요.

 

그걸 아시게 된 우리 시어머니가 지금 또 방방 뛰고 흥분을 하고 계신겁니다.

그래서 제가 드디어 한마디 했네요.

어머니가 그냥 빈손으로 가라고 하셨다면서요. 세관에 다 뺏기니 아무것도 가져가지 말라고 하셨다면서요... 그러니 그집에서야 그냥 올수 밖에 없지요. 이제와서 문제를 삼으시면 않되지요.

 

나중에 들은 얘긴데 알고 보니 우리 시어머니가 중간에서 인심이란 인심은 다 쓰셨더라구요.

걔네 부자는 아니여도 밥은 먹고 살아. 사촌 동생 먹여주고 재워주는 정도는 할수 있어....

뭐 이렇게....

그래서 또 한마디 했네요. 어머니 옛말에 돈벌라 하지말고 입하나 덜으라는 말 있는거 아시죠?

 

이젠 저도 할말은 햬야겠다 싶어서  그동안의 구구절절은 그야말로 구구절절이니 다 얘기는 못드리겠고 결혼생활 8년 동안 그저 예,예 만 하고 산 내가 바보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올해는 결심했네요.

 

가끔 여기들어와서 흉도 보고 속도 털어 놓고 살아겠다는 결심을 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