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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러 안갔어요 나쁜 며느리소리.... 그냥 듣고 말래요


BY 눈꽃 2009-01-25

결혼 12년차 정말 시댁에 관한 여러가지 희비의 쌍곡선이 있었네요

어머니가 일년전에 돌아가시고.... 이제는 시숙이 잔소리 시작하네요

허리빠지게 일하고 나면 마지막에 마무리로 꼭 다음번에 좀더 일찍 올라오라고 하시네요

같은 서울에 사는 동서는 맨날 명절 대소사에 밥먹듯이 빠지고 와도 애 핑계로 일도 안하고 하는데

왜 만만한 나한테만 그러는지 남편과 싸워도 몸이 아파도 아이가 아파도 내 공부가 바빠도 억지로 결석해 가면서도

한번도 싫은 내색 않고 시댁 다녔습니다.

 

그런데 작년에 어머니 입원해 계시고 얼마안가 남편이 제게 손찌검을 하더군요

아픈 어머니를 고모네 집에 몇일 그리고 여름 방학이라고 우리집에 몇일 계시라고 보냈는데

날마다 병원 모시고 다니느랴 혼났습니다.

그리고 병세가 너무 심각해서 방학을 다 못채우고 보냈는데 남편 입장에서는 그게 그렇게 서운했던 모양입니다

학교 급식을 다니는 형님은 겨울 방학 여름방학 한달을 어머니를 우리 집으로 보냈거든요

물론 여러 형제가 어머님 돌아가며 모시는건 좋다고 저도 생각하지만 둘째 며느리인 저만 그렇게 모셨습니다

어머니는 형님 직장 다니고 있어서 밥도 설것이도 심지어 옷도 다 스스로 해결하시고 집안 청소며 뭐든

손 안가게 하려고 무던히 움직이며 사셨습니다 그리고 돈도 많이 그 가족에게 뿌리(?)고요

한마디로 며느리 눈치 엄청 보며 3년을 사시다 그렇게 돌아가셨습니다.

그런데 불똥은 엉뚱하게 우리 가정으로 튀었어요

 

우리 동생내외앞에서 자기 생일상 차려놓고 저를 때리더군요 그것도 동생네 집에서

형부생일이라고 초대해 생일상 차린 동생 내외에게 얼마나 창피하고 민망하던지

내가 뭘 잘못했는지 몰라요 그냥 형님 나 동서가 싸잡아 시댁에 못한다고 해서 울컥하는 마음에 따지다

맞았죠

 

처음 있는 일이였지만 충격이였고 왠지 마음이 좀 멀어졌어요

그리고 시댁도 시들해지더군요

9번 잘하면 뭐하냐 한번 못하면 이렇게 맞는데... 싶으니까 싫고 싫어지더군요

 

이젠 저도 막나가려고요

억지로 맞추고 살기 싫고요 동서와 저를 차별하는 형님내도 싫고요

시댁가면 씽크대에 서서 발뒤꿈치가 아프도록 설겆이에 반찬 만들어도 항상 치사는 형님만 듣고

저는 친척 누가 와도 가도 잘 모르고 일만 하는 존재감 없는 둘째 며느리인게 싫고요

남들 다 먹다 남은 밥상 귀퉁이에서 남은 반찬에 대충 먹는 밥도 모욕적이고 싫고요

항상 늦게 온다고 지천구 듣는 이유는 내가 귀해서가 아니라 일손으로 보기 때문이겠죠

언제부터인가 점점 형님네 가면서 옷이나 화장 멋을 부리지 않아지더군요

그 동안 뭘 모르고 한껏 꾸미고 다니던 때도 있었지만 이젠 츄리닝에 편한 복장으로 일찌감치 앞치마 차지나 빨리

해야죠

 

그런데 이번에 제가 저 혼자만 시댁에 안갔습니다

운동 다녀 왔더니 애들고 챙겨서 떠났네요

남편이 안보이니 살것 같고 숨통이 트이네요

말없이 침묵으로 일관하는 남편과 같이 있으면 그 냉기에 전 그만 질리고 숨막히고 죽을 맛이죠

절로 혈압상승돼요

 

주식 말도 안되게 떨어져서 자금 묶인뒤에 이사가려고 집 계약했는데 들어오겠다는 계약자가 파기하고

저희는 세입자라 아무 보상도 못받는다는군요 2월말까지 올대출로 이사가야하는데

걱정이네요

이런 상황에 시댁가고 싶은 마음이 없어지네요

형님한테는 살짝 미안하지만 얄미운 동서 오면 부려먹던지 알아서 하시라구요

나는 잘도 잡던데 동서는 함부로 못하는 이유가 경제력 때문인가? 싶지만

암튼 이번 설 명절은 저도 안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