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착한 아들녀석이 있습니다.
엄마의 바램대로 남들이 부러워하는 특모고에 입학을 앞두고 있습니다.
학교 숙제가 많네요.
16살 아이는 또래의 아이들처럼
눈앞에 펼쳐진 자신의 상황을 눈치채지 못하고
게임좀 더 해보고 싶어 하네요.
앞으로 보름밖에 남지 않은 상황..
엄마의 마음은 아랑곳 하지 않고..
"엄마가 정석 풀어보세요. 빨리 풀 수 있나.."
이러질 않나..
그동안 참 착한 아들로 생활해 주었는데..
이렇게 하면 좋겠다.. 말을 하면..
소리 없이 엄마의 마음을 헤아려 따라주곤 했는데..
벌써부터 지친탓일까..
아침 밥상에서부터 꾸지람을 했더니..
왜이리.. 나이를 먹으면서 성숙하지 못하고
교양이 없어지는지.. 내자신에게 채찍을 가하게 됩니다.
하지만..
아들이 이 엄마 맘을 알아줬으면 합니다.
너를 위한 엄마의 맘은 해바라기라는것을..
아이와 언쟁을 하고 나면..
꼭 후회를 하게 됩니다.
좀.. 참아줄걸..
녀석의 마음을 이해해줄것을..
5학년부터 게임을 끊었던 아이에게
어느날부턴가..
공부를 하고 나면 쉬는 시간으로 5분 10분
게임하는 시간을 허용해줬더니..
슬슬.. 시간만 나면 게임에 목숨을 거는 듯 하여
자존심 상한 말을 한마디 했더니..
길길히 뛰네요.
처음 게임을 끊게 했던 아빠처럼
아이에게 설득력있는 말을 했어야했는데..
아이를 이해시켰어야 했는데..
아직은 나이처럼 남편보다
내가 한참 부족하고 노련미가 없어서인지..
반감을 살 수 있는 표현부터 하게 되니..
아들아..!
엄마가 얼마나 후회하는지..아니..
눈안 가득 눈물을 그렁그렁하며
녀석의 방으로 가면서 하는말..
"엄마는 화나면 책이라도 던지잖아요.
나도 그럴 수 있는데..
엄마가 어른이니까..
엄마니까..
내가 그러면 안되니까 "
이러면서 지방으로 들어가네요.
가슴에 뭔가.. 돌을 눌러놓은 듯한 느낌입니다.
욕심을 조금 내려놓으면 될텐데..
아들에 대한 기대가 커서인지..
쉽게 포기가 되질 않습니다.
12일 아들은 중학교를 수석졸업했습니다.
중학교내내 학력경시대회 4번 출전하여 모두 대상, 최우수상을
수상할 정도록 국영수를 골고루 한 아이지만..
특목고 전문학원을 다녔던 경험이 없기에
나름..
염려도 되고 깊이있는 공부가 안 되어 있을까봐..
신경도 쓰입니다.
혹시 잘 따라가지 못할까봐
내준 과제라도 잘 해가야 하는데..
잘하고 있나.. 잔소리를 하게 되고..
아이 아빠처럼..
내버려둬라.. 이렇게 해야 하는데..
왜이리.. 걱정이 될까요?
이게 욕심이라면 조금만 내려 놓으면 될 것을..
쉽게 버려지지가 않습니다.
마음 상하면 오래 가는
아들 녀석에게 미안하단말을 건내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