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신랑 노래방 도무미랑 놀아서 슬프다는 글 올린 맘이에요.
오늘밤 남편이 평소처럼 퇴근해 오더군요.
평소라면 마당 대문 여는 소리에 제가 제일 먼저 달려가서 반기는데
오늘은 그럴 기분이 아니라 저는 방에 있고 아이들이 현관에 나가
아빠 다녀오셨어요? 하고 인사를 하니 남편의 대답소리가 무척 가벼운거에요.
전 속으로 뭐가 저리 기분이 좋아 목소리가 들떴나 싶었지요.
아무튼 안방으로 들어와도 모른척 하고 티브만 보고 있었는데
옷도 안갈아 입고 제곁으로 오자자마 손으로 제 엉덩이를 툭 치면서
여보야 아직도 화났나? 합니다.
두어번 그러길레 더이상 모른척 못하겟고 갑자기 이 상황이 힘들어지기에
일단 티브를 끄고 이야기를 좀 해야겠다 싶어 돌아앉으니
남편 왈 도우미 아니라고 합니다.
남편의 차초지정을 들어보니 오늘 회사가서 동료들에게 물어봤다고 하네요.
그날 남편이 술이 많이 되어 잘 기억에 없는데 도우미 불렀냐구요.
윗대가리가 눈이 휘둥그레지며 무슨 도우미냐고
옆에 동료들도 뭔 이야긴가 싶어 귀를 기울였겟죠.
여차저차 해서 지금 울 마누라가 그렇다고 하니 다들 박장대소를 하더래요.
사진속의 그 아줌마는 돈주고 부른 도우미가 아니라
노래방 여주인인데 나이가 남편이나 회사 사람들 보다
열살이나 많고 맥주를 시켜나서 룸써비스 하러 왔다가
이왕 온김에 노래나 한곡 하고 가라고 했더니
기분좋게 한곡 불러주면서 같이 어깨동무 해주고는 바로 나갔다고 하네요.
남편은 누나같은 분이 기분 맞춰주니 보기 좋아 회식기념으로 남겨야 한다고
마침 그날 가져간 디카를 들이댄거였대요.
그러고보니 정말 여자 도우미 불러 놀았음 아무리 술이 되어도
남편이 그걸 카메라에 담아올리도 없겠지 싶으더군요.
남편은 사실을 알고나니 어제밤 의심 받은 지가 더 억울해서 하루종일 열불이 났다고 합니다.^^
자기는 기억에 노래방 간것도 모르겠는데 사진이 있으니 간건 맞고
속으론 도우미까지 불렀나싶어 뜨끔한게 제대로 된 변명도 못하고 당했다고 하면서..
전 속으로 아~ 그랫구나 하면서 갑자기 서광이 비춘다고 할까..
믿어주고 믿고 싶더라구요. 그래도 또 혹시나 하고 아닌걸 밎지만
장난스럽게 너네 다들 그렇게 입맞추기로 한거 아니냐 했더니
자기를 그렇게 못믿냐며 저더러 낼 당장 그 노래방에 같이 가자고 합니다.
주인 아줌마 보여준다고..
내가 또다시 사진엔 젊게 보이던데? 하니 머리가 생머리인데다
젊은 사람처럼 단정하게 올림머리를 했고
자기가 모르는 사람들이 봐서 사진 찍는건 싫다고 하는데도
남편이 카메라를 들이대니 아줌마가 자신의 얼굴을 손으로 가리면서
그렇게 사진이 짝혔다고 그때 술이 덜된 동료들이 당시 상황을 이야기 해주더래요.
실제로 보면 오십중반이 넘는 할매라고...
그러면서 내가 아무리 미쳐도 그렇지 설마 너두고
나보다 열다섯살이나 많은 할마시를 여자로 보겠냐고
정말 나같은 남자 없고 자긴 여자 옆에 온다해도 말주변 없어 어찌할줄도 모르고
또 딴여자는 생각도 그럴 돈도 없으니 앞으로도 자기를 믿어달라고 하네요.
전 아니라면 되었다고 미안하다고 당신 믿는다고 하면서
그래도 다시는 이 비슷한 일이라도 생각하기 싫으니
약속 하자고 하면서도 맘이 안놓여 둘이서 손가락 꼭 걸었습니다.
그러고나니 제맘이 좀 안심이 되더라구요.ㅎㅎ
하루종일 힘들었는데 빨리 전화로 말해주지 그랬냐 하니
전화로 말해봐야 쌈만 되고 안믿을것 같아 퇴근시간만 기다렸다고 하네요.
애들이 반길때 대답하는 목소리가 왜 밝았느지 그제서야 이해가 되었습니다.
.
아무튼 오해하기 딱 좋을 사진으로 어제 오늘 저만 몸살을 앓았는데 이제 기운이 좀 나구요.
하루사이에 지옥과 천국을 왔다갔다 한 기분이 이런걸까요.
낼 저녁에 지인들과 가족동반 모임 있는데 이쁘게 하고
신랑 손 꼭 잡고 기분좋게 다녀와야겠어요.
오늘 안그래도 어디 이력서 내러 가려고 했는데 그일로 취직이 뭐고
만사가 다 귀찮아 갈 생각도 안하고 있었는데
마침 그곳이랑 방향이 같아 잘되었다 싶은데 취직도 되고 사람도 사귀고
앞으로도 게속 좋은 신랑이랑 알콩달콩 재미나게 행복하게 오래 살았으면 좋겠어요.^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