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생신이라 오랜만에 스파비스로 놀러갈 계획을 했다.
아이들도 물에서 노는 걸 좋아하고 노인네도 온천을 좋아하니 일석이조 아닌가
이것저것 준비할 것이 한둘이 아니어서 낮부터 짐을 꾸렸다.
애들 옷, 기저귀, 분유, 목욕용품, 먹을것... 아마 까먹은게 있을거다.
남편... 밤 10시쯤 밥안먹었다고 오만상 찌푸리고 들어와 라면 먹고 하는말...
"그냥 집에서 좋은 음식이나 먹고 쉬지..."
나 일하다가 순간 욱했지만 꾹 참고 일 끝냈다.
집에만 있으니 맨날 띵가띵가 하는 줄 아는데, 나도 재택근무 하는 어면한 맞벌이라고.
지만 피곤한가, 여적 애들한테 치이다가 간신히 재우고 이제서야 컴퓨터 앞에 앉아
일하는 나도 피곤하고, 라면 끓여바치고, 또 설거지하고, 이것저것 정리하고 자야하는데 벌써 11시 30분이다.
지가 하는게 뭐 있다고, 지몸만 챙기고 옷입고 운전만 하면서,
그리고 뭐 맨날 놀러가는 것도 아니고, 애 셋낳고 몇년만에 처음으로, 것도 가까운 온천으로 가자는데,
1년 365일 주말마다 집에서 퍼져서 TV나 보고, 인터넷 바둑이나 두고, 바둑둘때 애들 시끄럽게 하면
애들이나 쥐잡듯 잡고, 놀아주진 못할망정 애들끼리 놀아도 시끄럽다고 닥달하고,
주말이면 그게 일이면서 집에 있는게 뭐그리 좋다고 지랄인지.
그 여자후배랑은 지가 계획해서 춘천으로 여행갔다 와서는 세미나 갔다 왔다고 거짓말이나 하고,
내가 이런 취급 받으며 살아야 되는 건지.
미친놈, 머저리, 쌍XXX, 갖은 욕 머리속에서만 맴돌지만 차마 내뱉지도 못하고,
라면 다 쳐먹고 들어가 자는 놈 뒤통수 날리고 싶은 맘 가득하지만, 그러면 그 입에서 뭐라고 지랄할지 몰라 참는다.
이런얘기 할 사람 없어 컴퓨터에 하소연 하는 나도 불쌍하고,
지 몸뚱이, 지 주둥이밖에 모르는 아빠둔 내 새끼들도 불쌍하고,
싸우면 꼭 아침밥 안해준다고 네가 하는 일이 뭐있냐며 눈에 불을 켜고 지랄하는 남편도 불쌍하고,
그래, 참아야지 어쩌겠나. 아침마다 일하러 가는데 여편네 자빠져 자고 있으면 것두 참 짜증날 것 같긴 해.
이런식으로 또 자책하는 건가? 그놈의 아침밥때문에 난 항상 죄인이 된다.
근데. 나도 진짜 피곤하거덩.
아침에 애들 밥먹여서 어린이집 데려다 주고와선, 겨우 한숟갈 먹고, 청소하고, 설거지하고, 애기우유, 이유식 먹이고
애기 목욕시키고, 애기 보다가 낮잠자면 팩스들어온거 일하고, 일하다가 애기 깨면 또 우유주고, 밥주고, 또 애기보고...
그러다가 어린이집가서 애들 데려와서 애들 저녁주고 애들 어지럽혀 논 집 치우고 다니고, 간식주고,
애들 치닥거리하다가 씻기고 간신히 간신히 재우면(재우기는 뭐 쉬운가 셋이나 되서 자는데도 한참 걸리네)
또 못한 일 하러 컴퓨터 켜고, 그리고, 먹은거 설거지하고, 분유통 닦고, 그럼 벌써 11시, 12시 되는데,
천성적으로 아침잠 많은 나는 못일어나겠다구. 게다가 8개월난 갓난이는 자다가 새벽에 우유도 먹는다구.
이런 나한테 낮에 와이셔츠 안다려준다고 투덜데는데,
맘편히 앉아있을 수도 없는데 다림질은 뭔 다림질.. 애 하나 키우는 것도 힘들다는 세상에 셋키우는 마누라
등두들겨주지는 못할망정 분리수거 할때 종이 좀 버려달라고 했다가 뭐 그따위 일을 시키냐는 표정으로 바라보던 경멸의 눈빛을 잊을 수가 없다.
양복입고 종이박스 버리기가 싫었던 걸까, 아~ 불쌍한 my 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