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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당함이 당황스럽다.


BY 며늘 2009-05-22

시댁쪽 친척분 결혼식이다.

개인적으로는 나도 무척 좋아하는 분이 혼주가 되시는지라 축의금내는거에대해 아무런 정말 아무런 불만 없다.

오히려 어머님께서 야속하게 하실때마다 그분이 내 입장을 대변해주곤 하셨던 분인지라

 

결혼할때 아무것도 안받은거. 심지어 금가락지 하나 안해주신 시부모님. 그흔한 화장품 하나 안겨주지 않으신 시부모님

내가 눈에 차지 않으셨던건 나도 이해한다. 잘난 당신 아들 연애했답시고 여자하나 데려왔으니

어디서 굴러먹다가 순진한 아들한테 꼬리쳤다 싶으셨겠지... 이해는 한다.

하지만 나 어디서 굴러먹다가 오지 않았다. 고지식의 최고봉에 선게 나다. 특히 남녀관계에 있어서는...

나역시 집안에서 반대가 있었고, 집안에서 선봐서 시집가라고들 하셨다.

선봐서 시집가면 더 좋은자리(?)에 갈 수도 있었겠지만, 중요한걸 잃는거라 생각했기에 부모님의 반대는 가볍게 맞섰다. 지금까지 하지말라는건 안해왔던 나인데

신랑 하나 놓고 보면 절대 후회되지 않는 결혼생활. 만족한다.

아니, 내가 신랑을 잘 챙겨주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많이 미안하다.

결혼전엔 결혼과 동시에 여자의 인생은 쫑!! 이라고 생각했으나, 지금 신랑과 나를 보면 난 결혼전보다 더 자유로워졌고, 마음도 가벼워졌고, 오히려 결혼전보다 내가 하고 싶은걸 하면서 살 수 있게됐다. 사람이 하고 싶다는건 절대 말리지 않는다는게 신랑의 철칙인지라.

 

이런 신랑이기에 아무것도 안해주셨어도 신랑 하나 주신것만으로도 감사했다.

친정에서 한몫 떼주셨고(부동산) 그 중 하나는 내명의. 하나는 신랑 명의.

친정부모님께선 시부모님께 이 사실을 알려야한다고 하셨지만, 내가 말렸다. 그러시지 마시라고.

정히 그러시고 싶으시거든 받지 않겠노라고. 왜냐하면 난 진심이었고, 내 감정은 순수했으니까.

결국 친정부모님께서 아파트 한채는 딸앞으로 주겠노라고 말씀하셨지만... 그날 집에와서 아빠한테 가져가시라고 울고불고. 지금와 생각해보면 딸자식 키워봐야 아무짝에 쓸모없다는 얘긴 나같은 딸을 두고 생겨난말이 아닐까싶다.

 

결혼준비하는내내 한번도 싸우지 않은 우리. 난 이사람이랑 살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세상을 다 얻은듯한 기분이었다. 많은 인파들속에 묻혀있어도 한눈에 찾을 수 있다. 설령 그게 뒷모습일지라도. 졸업앨범 단체사진에서 그를 찾는건 그리 어려운 문제가 아니었다. 왜냐하면 내눈에는 신랑에게서 광채가 났으니까.

 

하지만 결혼식을 진행하면서 시부모님에대해서는 서운한게 생기기 시작했다.

금가락지 하나 안받은게 문제가 아니다.

신랑더러 "야 너 얘 데려가서 뭐라도 사줘라. 신용카드로 긁으면 되잖아. 살면서 갚고"

친정부모님께서 주신 아파트에는 전세살고 있는 사람이 있었고, 그분들의 권리가 아직 1년 넘게 남아있었던터라(후일 이분들이 나갈때 전세금 친정에서 해주셨다. 몹쓸딸년은 그제사 친정에 고마움을 느꼈다는...)

집을 구할때도, 그제사 친정도움 절대 받지 말라고.

3500짜리 집을 구했고, 그 중 절반이상이 대출이었으며, 역시 십원한장 안보태주신 시부모님.

그럴 의무 없으시다고 생각했고, 나름 부유한 환경에서 자란 나는 내 자신이 대견스러웠다.

그게 뭐라고 대견스럽게 생각했냐고 할지 모르지만, 그냥 그때는 그래, 난 바닥부터 시작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 여자야 라는 생각을 했었던 것 같다. 철이 없어도 한참 없었던거지...

그런내게 쓸데없이 비싼집에 산다. 간도 크다는 시어머니의 말씀이 가슴에 사무쳤다.

 

결혼식때 축의금도 받지 못했다. 그래... 어머님께서 뿌리신거니 우리는 아무 권리 없다!! 고 생각하고 싶었지만

심지어 남에 결혼식에 가실때도 축의금정도는 내시는데, 아들 결혼식에 너무하시는구나. 라는 생각을 떨쳐버릴 순 없었다. 애낳고도 내복한벌을 안사주신 어머님. 야속하고 또 야속하고. 산후조리하는데 매일 오셔서 괴롭히고 가셔서 산후조리원에서 신랑하고 대판 싸우고. 이게 산후조리 하는거냐며!!!

 

그리고 오늘 어머님께 연락이 왔다.

내가 생각했던 돈에서 10만원 더 보내라고 하신다. 돈 10만원이 아까운건 절대로 아니다.

내 양심을 걸고 절대 아니다. 세상 그렇게 쫀쫀하게 살지 않았다.

비록 결혼해서 지금껏 옷한벌 안사입었어도, 임부복도 한벌 안사고 신랑 옷으로 버텼어도, 내새끼 새옷한벌을 안사줘봤어도, 써야할땐 쓰고 살았다.

그냥 어머님의 그 당당함이 싫다.

고관대작부인같은 그 말투. 어머님 자존심 세신 분인거 알고,

평소엔 잘 웃으시면서 말씀하시다가도 돈얘기할땐 정말 고관대작부인같은 말투로 얼마!! 하고 말씀하시는게

솔직히 서운하다. 왜냐하면 어머님의 계산속에 우리의 살림따위 안중에도 없는거 잘 아니까.

 

위에 말했던 그분이 아니 애들 결혼하는데 살 집한칸 마련을 안해주냐고 너무한다고 하실때도

그게 왜 당연한거냐며 키워줬으면 됐지!! 하시는데

정말 그런 생각이 확고하신 분이시면, 우리 친정에서 해드린 것들도 받지 말으셨어야 했던거 아닌가?

 

그런것들을 따지기엔 같은 여자로서 어머님 안쓰러운것도 많고 ...  머리는 이해하라고 이건 절대 걸고 넘어질게 아니라고 하면서도. 내 밴댕이 속알딱지같은 마음은 그래도 한번쯤 난 그정도 생각하는데 너희 형편이 어떠니? 라고 조심스럽게 물어봐주시면 두번 생각도 안하고 네 그럼요 어머님 뜻이 그러신데... 라고 대답해드릴 생각 있는데 조금만 덜 당당하셔도 내 마음이 이렇게 괜히 아프진 않을텐데...

 

신랑에게 말해봐야 싸움만 날테고, 이건 둘이 싸울 문제가 아니고, 내 마음만 고쳐먹으면 세상 평화로운데, 그게 잘 안된다. 서운한건 서운한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