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여기에 처음으로 글올립니다.
남편 바람, 경제적 어려움, 이혼 고민 등 심각하고 해결안되는 문제들로 힘들어 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신데
저의 고민의 별거아닌 것 처럼 여겨질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면서도
기분이 너무 나쁘고, 잘 모르는 분야라서 혹시나 해서 질문 올립니다.
읽다가 뭘 이런걸 올렸나 하지 마시고
저 개인적으로는 심각한 문제이기에
혹시 마음이 열리시면 댓글 달아주세요.
어떤 내용도 감사히 받겠습니다.
저희 남편은 짠돌이 중에 왕짠돌이 입니다.
와이셔츠의 목부분이 닳고 닳아도 꿋꿋하게 입고 다니고
(아무리 제가 말려도 듣질 않아요. 하도 닳아서 겉에서도 닳은 것이 훤히 보여요.
10년넘은 와이셔츠를 아직도 입고 있습니다.)
런닝도 어꺠부분이 닳고 닳아서 제가 걸레한다고 버릴려고 해도
못버리게 하고 입고 다닙니다.
남편이 40대 중반인데 군대에서 입던 비옷 아직도 버리지 않고 있어요.
언젠가 쓴다구요.(여태까지 한번도 안썼어요)
넥타이도 오래된 우중충한 것 (요즘 아무도 안하고 다니는 것) 매고 다니며
절대 못버리게 하구요,
집에서 입는 츄리닝 바지도 닳아서 (하도 오래입어서 닳은 거예요)무릎에 구멍이 뚫렸는데
그대로 입고 있어요.(제가 기가차서 기워주지도 않아요.)
화장실 전등도 돈 아깝다고 어두컴컴해도 갈아끼지도 않구요,
보일러도 돈아깝다고 온수들어오는 통로를 아주 쪼금만 열어놔
지난 겨울엔 덜덜 떨면서 지냈네요.
처음에 이사와서 첫 겨울엔 집이 훈훈했는데
지난 겨울엔 집이 너무 춥고 몸에 병이나 괴로와서 관리실에 문의했더니
보일러가 고장난게 아니고 온수들어오는 통로가 거의 막혀있고
아주 조금만 열어져 있다고 하더군요.
짠돌이가 보일러 요금 아깝다고 거의 막아놓은 거예요.
그래놓고도 이 사람은 내가 춥다고 해도, 보일러가 고장난 것 같다고 해도
눈깜짝안하던 사람이예요.
정말 이상한 사람이지요?
저는 결혼 전엔 이 사람의 검소한 모습이 마음에 들었었어요.
쓸데없는 데 돈뿌리고 다니고,
겉모습에 치중하는 남자들 보다 훨씬 신뢰감있고 믿음직스러윘었죠.
그리고 결혼전엔 이 정도로 짠돌이 일줄은 몰랐었어요.
혹시 글읽으시는 분들중에
바람안피고, 월급 꼬박꼬박 받고, 쓸데없는 데 돈안쓰면 됐지
뭐가 고민이냐고 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같이 사는 저는 숨통이 막히고, 저의 개인적인 경제적 자유가 없고,
최소한의 생활은 되어 돈이 없는게 아닌데도 남편때문에 돈에 찌들려 사는 게 너무너무 힘듭니다.
그리고 남편때문에 경제적으로 모든 것에 짜잔하게 얽매이니
뭔가를 할려고 해도 아무 것도 결정할 수가 없고,
그러다보니 생활속에서 제자신이 너무 억눌리고 힘들어요.
남편은 친구들하고 술마셔도(술도 자주 안마시지만) 술값도 잘 안내는 것 같아서
제가 최소한의 인간적인 예의는 차리고 살라고 하며
가끔 술값도 내라고 합니다.
그런 남편이 어제 밤 2시에 고주망태가 되어 들어왔는데
남편지갑을 보니
단란주점 15만원 카드영수증이 있었습니다.
어디 호프집이나 그냥 술집에 가서 나온 영수증이면
아무말 안합니다.
몇번 같이 마시면 한번쯤은 쏴야 하는 게 인지상정이지요.
하지만 단란주접 영수증을 보니
열이 확 받으면서
그 동안 내가 억눌리며 억지로 돈안쓰고 살아온 세월이 너무 억울하네요.
제가 아는 단란주점은 '노래방+술+여자들' 이라고 알고 있는데
맞나요?
그냥 보통 남자들이 단란주점에 가서 15만원 썼다고 하면 그려러니 하겠는데
그리고 제 남편이 그냥 보통남자라고 하면, 돈 쓰고 싶은대로 쓰던 사람이라고 하면 그려러니 하겠는데
10년을 같이 살아도 도저히 이해가 안될 정도의 왕짠돌이가 단란주점에 가서 15만원을 썼다고 하면
이건 보통남자들 150만원 정도 쓴 것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궁금한데요, 단란주점가서 15만원 쓰면
뭘 얼마치나 먹고 마신 건가요?
마음같아선 어디 백화점가서 명품 핸드백 하나 확 질러 버리고 싶습니다.
인생의 선배님들,
좋은 마음으로 댓글 달아주시구요,
단란주점의 세계에 대해서도 좀 알려주세요.
감사합니다.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