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후에 아이들과 있는데 전화가 왔다.
애들 아빠가 이성을 잃은 목소리로 시가집으로 지금 당장 오란다.
전화 상으로 들리는 울부짖는 소리.
덜덜 떨리는 몸을 겨우 가누며 시누와 시어머니가 하는 식당으로 갔다.
죽을 거라며 울부짖는 어머니를 시누와 애아빠가 달래고 있었다.
설겆이를 하다가 사소한일로 어머니와 시누가 싸움이 났고 결국에는 서로 울고불고 하는 상황에서
시누가 애들아빠에게 전화를 했나 보다.
시누말에 의하면 이 모든 일들이 큰며느리인 나 때문이란다.
나는 지금 몇달째 시가집에 발을 끊고 있다. 지난 설에도 가지 않았다.
내가 그러니 그 화를 자신에게 푸신다는 것이다.
작년 초겨울 무렵 어머니 식당에 일을 도와 드리러 갔었는데, 식당에 식재료상부부가 와서 함께 밥을
먹었다. 나 먼저 먹고 일어서는데 어머니 식재료상 아줌마와 소곤거리시다가 또 그러신다. 애가 정신이 없다.
작은 시누 상견례자리에서 밥을 먹는 데 아이들이 앞에 놓인 해파리냉채를 먹고 싶다고 한다.
먹어보고 싶어해서 별생각없이 섞고 있으니 큰 시누 남편왈, 애들은 저런거 못먹는데.. 하긴 정신이 없으니..
하고 맞은 편에 사돈 식구들이 앉아 있는데도 내게 빈정댄다.
내가 후식용 과일을 썰어서 갔는데 뭐를 잘못 가져갔나보다. 우리 어머니 안사돈 어른에게 애가 정신이 없다..
밑에 시동생, 작은 시누 만나면 정상이 아니라며 옆에서 수군대며 빈정댄다.
그러다 보니 작은 시누 남편, 시동생 마누라까지도 나를 무시한다.
나는 대인 공포가 있어서 사람들 모인 자리에서 자연스럽지 못하다.
얼굴도 벌개지고, 밥을 먹을 땐 손도 떨며, 어떨땐 긴장감을 감추기 위해 마음에 없는 말도 많이 한다.
시가 사람들과의 만남자체가 엄청난 스트레스인 나지만, 그래도 노력하는 내가 그들에겐 경멸거리밖에
안된것이다.
차라리 대놓고 그러면 대응이라도 하지. 그들의 이중적인 태도에 난 이제 지쳤다.
시가에 한번 갔다가 오면 응어리진 마음이 며칠을 간다.
이러다간 진짜 미쳐서 병원에 입원해야 할것 같아서 발을 끊어보기로 결심했다.
그러고 몇달만에 어제일이 터진것이다.
우리 어머니, 내가 그런 얘기를 하니 절대로 그런 말한적 없으시다며 하늘에 맹세한다시며
내가 왜 자식들 욕보이겠냐고 하신다.
나보고 사이코라며 아버님(치매로 요양병원에 계심)따라 병원에 가야 한다했던 큰시누,
자긴 절대로 그런 말한적 없다며 거짓말이면 혀깨물고 죽을 거라며 눈을 부라렸다.
결국, 나는 그들이 하지도 않은 말을 듣는 환청증세가 있는 사람이 되었다.
어머니는 나를 보지않고 애들 아빠를 보며 그러셨다. 우리는 아무도 며느리를 그렇게 생각하지도
그렇게 대하지도 말하지도 않았다. 지 병이다.
나는 그랬다. 아가씨가 뭐라고 해도 어머니가 기억을 못하셔도
난 분명히 듣고 보고 느낀 감정들이며 잘잘못을 따지는게 아니라 감당하기 힘이 들어 당분간은 못보겠다고..
그러니 시누가 평생 그렇게 살아라며 아예 오지마라며 가라고 소리를 질러 댔다.
오늘..
한시간전에 애들 아빠전화가 왔다.
오늘도 죽을 거라며 울고 불고 하시는 어머니를 겨우 달래고 왔다고..
당신은 절대로 그런 마음이 아닌데, 그런 적이 없는데 며느리가 그런다고..
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가운데 끼어서 힘들어하는 남편과 저리도 아니라며 울부짖는 어머니..
그리고 그런 어머니와 시가집식구들에게 치유할수없는 상처를 받았다고 생각하는 나..
내가 정말 그들 말대로 미친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