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말인지 거짓말인지 속아 오늘 여기까지 ㅡㅜ
3년 전에 결혼을 올린 서른 둘 아줌마 입니다 ㅡㅜ
아줌마라는 말이 아직도 낯설지만 어쩌겠습니까, 이미 한 남자의 아내가 되어버린 것을...
결혼을 하기 전, 저에게도 꿈만으로 행복하던 날들이 있었습니다. 연애시절 남편은 친정 오빠의 친구였습니다. 그럼에도 눈치보느라 마음놓고 함께 다정하게 걸어보지 못한 날이 많았어요
그러니까 아마도 그 때가 2004년 12월 중순경으로 기억됩니다. 그 해 겨울 유난히도 많은 눈이 내렸습니다. 만나기로 약속은 했는데 날씨는 춥고 그렇다고 시골에 어디 들어가 놀 만한 곳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겨울바다가 생각이 났어요, 그래서 '우리 바다 구경갈까?' '그래 한번 가보자' 서로 마음이 맞아서 하얀 눈을 사각사각 밟으며 바다로 향했습니다. 채 도착도 하기전에 발이 시려워 참을 수 없었지만...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혼자 추운 것도 아닌데 참을 수 밖에.
드디어 바다에 도착, 와~ 바다다 하고 환희의 소리가 나와야 하는데 바람이 어쩌나 세찬지 '아이구 추워~' 소리가 먼저 나왔습니다. 이 남자 엉거주춤하더니 훌러덩 잠바를 벗자 속에는 덜렁 러닝셔츠 하나 뿐이었어요 ㅡㅜ
사양하는 척, 미안한 척 하면서 받아 입었죠. 사방이 온통 눈밭이라 앉을 곳도 없어서 돌아오는 길에 '오빠 춥지?'하고 묻자 '아니 괜찮아' 하는 대답 뒤에 어금니 부딪히는 소리. ᄏᄏᄏ
그 일이 있은 후 며칠 동안 연락이 없어 어딜 갔을까 하면서도 무소식이 희소식이란 옛말을 믿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며칠 뒤 나타난 사람은 얼굴이 거의 반쪽이 되어 입술이 부르트고 목이 쉬었고, 열이 아직 남아 있는지 얼굴은 벌겋게 달아올라 있었습니다.
그날 저녁부터 자지도, 먹지도 못하고 끙끙 앓았다는 겁니다. 한겨울 눈이 펄펄 내리는 밤에 덜렁 러닝셔츠 하나 입은 채 1시간도 넘게 어금니 앙물고 참을게 뭐야, 하면서도 마음 어딘가에서 신호가 왔어요. 가슴이 아프다는 신호인지 아니면 찡하다는 신호인지...
그래 겨울이 가고 봄이 오자, 해도 후외 안해도 후회를 한다는 결혼을 했습니다. 그해 늦은 가을 배추밭에 물을 주려고 남편과 밭으로 갔는데 남편은 잠바를 입고 전 츄리닝을 입었는데 춥지는 않았지만 옛날 생각도 나고 해서 남편에게로 살며시 다가가 '자기야~'하고 부르니 산통 깨지는 대답이 나오데요.
'이 여자가 뭘 잘못 먹었나?' 웬 자기야?'
'아... 기가 막혀' 그래도 참고 다시 시도!
'아.. 추어' 했더니 들은 척도 않는 겁니다. 화가 나서 옛날 내 가슴을 아프게 했던 얘기들을 좔좔 했더니 남편이 저 보고 하는 말 '그해 여름이 엄청 더웠잖아, 완전히 더위 먹었던 거야. 그 때 먹은 더위 때문에 그해 겨울에 내가 잠바 벗어주고 그랬던 거야 꿈 깨' 그러는 거 아니겠어요 ㅡㅜ
'아 완전히 망했구나 이 사기꾼' 속았다는 괴로움에 달구똥 같은 눈물 한 방울 흘리고 저녁을 먹고 퉁퉁 부은 얼굴로 오늘은 완전히 끝을 내리라 마음 먹고 방문을 열었죠. 아, 그런데 평생 속을 거짓말을 또 들었습니다. 이 남자 하는 말 '그해 결혼 결심할 때 얘긴데... 분명 내 눈이 삔건 아닌데 아무리 쳐다봐도 문여사보다 나은 여잔 없대'
그 거짓말 때문에 완전히 발목 잡혀서 어떨 때는 참말 같고 어떨 때는 속았구나 하지만 어떡합니까? 믿는 것이 행복한 것을. 지금까지 이렇게 살고 있습니다.ᄒᄒᄒ