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725

고학년에도 새로운 친구를 사귈 수 있을까요?


BY 고민중 2009-07-12

저희 아이는, 굼뜨고 뭔가에 집중하면 옆에서 아무리 뭐라고 해도 못 알아듣고요,분위기 파악 못 하고 나쁘게 말하면 사회적인 면에서 좀 멍청해서 다른 아이들한테 이용을 당하거나 놀림을 받거나 하는 아이예요.공부는 잘 하는 편인데(몇번은 1,2등 하고 대체로 상위권),학교 시험은 그다지 변별력이 없고 그렇다고 경시대회나 이런데 나가는것도 아니니 좋은걸로는 그다지 눈에 띌 일이 없구요.

아,1,2학년때 수업 중에도  책 읽는 애로 선생님한테 찍히고 그것 때문에 애들한테 저지당하기도 하고 그랬네요.이젠 그런건 안 하지만,여전히 책을 좋아하고 많이 읽는 애로 아이들은 알고 있습니다.사회성이 부족하다는거 역시 아이들은 알고 있고요.

언제부턴가 아이가 친구를 목말라 하면서도 아이들을 두려워하기도 합니다.

남편한테는 자존심 상해 얘기 안 했지만,사실 저 역시 사람 사귈 줄을 잘 몰라요.다른 사람한테 배척을 당한다거나 왕따를 당하는건 아니지만 저는 사람이 참 어렵더라구요.

학교 다닐 때는 애들이 얼굴 예쁘다고 집안 좋다고(엄마들이 아빠 직업 보고 쟤랑 친하게 지내라 뭐 그런거였던거 같아요) 애들이 저한테 붙는 편이었어요.그런데 저는 걔들한테 어떻게 해줘야 할지 잘 모르겠더라구요.잘 해주고는 싶은데 제가 그다지 존중 받지 못하고 자라서인지(남들은 친정 아버지 직업보고 제가 귀하게 자랐을거라 생각하지만 어려서 엄마로부터 상처받는 말을 많이 듣고 무시당하고 때론 심하게 맞으면서 살았어요) 어떻게 해야 다른 사람을 존중해주고 다른 사람과 친해줄 수 있는지 그걸 몰랐어요.

많은 친구들이 저랑 친하려고 했지만 그 중 저의 소심함을 이해하는 아이들은 지금까지 친구로 남았고(하지만 저는 서울 살고 그 친구들은 다 지방에 살아서 전화 통화만 자주 합니다),제가 어찌 대하는지 방법을 모르는 것을 집안 좋고 얼굴 예쁘다고 건방지게 군다 라고 판단한 친구들은 오해를 남긴 채 멀어져 갔습니다.

중학교 때 실제로 친하게 지낸 아이들도 있었으나 반이 달라지니 그 관계가 유지되지 않았고요,저를 좋아했던 친구도 있었는데(저는 그 친구에게 관심이 없었던 상태에서) 어떻게 다가가야 친할 수 있는지를 잘 모르겠더라구요.

고등학교 오면서는 그런 소심함에 쌓여 있었던 저에게 다가오는 친구는 없었고,학교에서 공부 못하거나 집이 가난해서 소외 받는 애들(공부 못 하고 가난한 애들이었을 뿐이지 문제아들은 아니었어요)하고만 좀 교류가 있었던거 같아요.

그러다 그 친구들 중에는 지방에 있는 대학을 간 애도 있고 아예 대학을 못 간 친구도 있었고,저는 그 애들 보다 공부는 잘 해서 서울로 대학을 오면서 소식이 끊겼어요.

대학 가서도 친구 딱 한명 사귀었는데 그 친구가 학기중에 해외로 유학을 가게 되어서 거의 혼자 다니게 되었고 지금 제가 서울 살고 있지만 연락되는 대학 동창이 하나도 없어요.

직장생활을 지방에서 하다가 결혼하고 서울와서 산지라 직장 동료 중에 만나거나 연락되는 사람도 없고,결혼하고도  이사를 많이 다니고 중간에 지방에도 올라갔다 내려갔다 해서 좀 친해질만 하면 헤어지고 그래서 교류가 있는 사람이 많지 않아요.

그나마 지금 사는 동네 살기 전에 살던 동네에서 아주 친한 엄마가 하나 있었는데(서로 속 얘기 다 하고 서로 형제가 아니라면 어려운 사적인 부탁을 다 들어줄 정도로),그래서 지금 동네로 이사온지 4년이 넘었지만 아직까지 전화 연락하고 가끔은 만나기도 하는데...이민 간다네요.

지금 사는 동네는 친한 사람 하나도 없어요.처음에는 학교 엄마들이랑 친하게 지내고 더불어 아이 친구도 만들어 줄까 하는 생각으로 학교 일에 많이 참석하고 그랬는데,저희 아이는 아이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엄마들 말만 무성해지더라구요.

너무 상처 받아서 이제 동네 누구도 안 만나고 혼자 지냅니다.가끔 말을 나누는 사람은 근처 상가내 슈퍼 아줌마나 야쿠르트 아줌마 정도고,다른 사람하고는 그냥 가벼운 인사 정도만 합니다.

아무튼 저는 사교성도 없고 사람 사귈 운도 참 없더라구요.

이런 상황이라 그런지 아이가 사람을 못 사귀어요.아이는 저하고는 천성이 많이 다른 편인데도요(저는 소심해서 그렇지 저희 아이처럼 다른 아이들과 좀 다르게 보여서 아이들한테 놀림을 당하거나 이용당하진 않았어요).

지금 이사를 가려고 해요.아직 집은 못 구했고 남편은 다른 동네로 이사를 가 전학을 시키자고 합니다.

하지만,제 생각은 고학년때 전학을 가서 모든게 새로운데 친구를 사귀는데 더 어렵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남편이 전학을 생각하는 그 동네는 중학교 학군이 좋은 관계로 고학년때 전학오는 애들이 많다고는 하는데,그렇다면 거기가서 지금보다 친구 사귀는 것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고 새로운 친구를 사귈 수 있을까요?

아니면 그냥 이대로 있는게 나을까요?

아이는 전학 가기 싫다고 하고,남편은 뭔가 계기를 마련해줘야 한다고 그럽니다.

저도 한편으론 아이가 전학 가서 적응 못하면 어쩌지? 하는 생각과 함께,거기 가서 엄마인 내가 새로운 사람을 사귀는 모습을 보이면(지금 사는 곳은 세대수 별로 안되는 빌라이고 이사 가려고 생각하는 곳은 대단지 아파트인데 단지 내 초등학교가 있어서 그 아파트 사는 애들 다 그 학교 다녀요,사립 다니는 애 빼고) 아이도 사람을 사귀는데 좀 자신감을 갖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아니면 전학 안 가고도 고학년되서 새로운 친구 사귈 수도 있을까요? 제 초등학교 친구들은 다 6학년때 친구들이거든요.요즘 애들도 그게 가능할까요?

지금 저희 아이가 다니는 학교 주변에 재건축된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서서(비싸서 여기로는 이사 못 가고요) 전학생이 좀 생기기는 할거 같아요.하지만 웬지 끼리끼리 놀거 같은 생각도 들고...

여러분이라면 어쩌시겠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