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랑 저랑은 참 얘기가 안 통합니다.
그 중에서 애들 교육에 관한 부분이 그래요.애들 생활습관 들이는 것도 그렇고,학습적인 것도 그렇습니다.오늘은 애들 공부 때문에 싸웠네요.
저 아이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까지 사교육 한번도 안 시킨 사람입니다.어려선 놀아야지 하는 생각으로 그 흔한 학습지 하나 안 풀고 학교에 보냈습니다.그래도 학교 공부는 웬만큼 합니다.아직 초등학생이라 그런지.
유치원까지 다른 동네에 살다가 강남으로 이사왔어요.전 이사를 반대했는데 그때까지 애들을 교육시키려면 강남으로 가야한다는 남편 생각때문에 저에겐 정든 이웃,아이에겐 친한 친구들을 남겨둔 채 이곳으로 이사왔지요.전세로요.
강남에 와서보니 울 아이가 그 동안 참 공부를 안 한게 보이더군요.그에 비해 남편의 기대치는 참 높았습니다.
그러면서도 남편은 제가 애들 공부만 시키면 공부를 세게 시킨다고 뭐라 했습니다.다른 아이들에 비해 저희 아이는 공부 많이 안 하는 편인데도요.남편은 흥미를 갖게 하면 나중에 다 잘 하게 된다고 흥미를 갖게만 해주랍니다.
남편 말대로 공부는 다른거 안 시키고 영어는 튼튼영어 3주에 한 세트 나가고,수학 문제집 한 학기에 한권 정도(물론 방학때 한권 더 풀고요)만 풀며 공부했습니다.남편은 그것도 많이 시킨다고 뭐라 했고요,아이는 아이대로 자기 공부 많이해서 놀 시간 없다고 그럽니다(저희 아이 초 4인데,예체능외에 학원도 안 다니고,하루 공부하는 시간 고작해야 1시간 30분~2시간 정돕니다).그러면서 공부시키자면 물 마신다고 화장실 간다고 왔다갔다 하고 공부랑 관련된 쓸데없는 얘기하고,수학 문제집을 풀릴 때면 틀린 문제도 자기 푼게 맞았는데 엄마는 왜 그러냐면서 자기가 더 짜증내고,그런 이유 때문에 제가 가끔 큰소리를 칠 때가 있습니다.공부를 잘 하고 못 하고를 떠나서 태도가 안 되어 있어서요.그걸 보고 남편은 눈살을 찌푸리고 저에게 애 잡는다고 그럽니다.애 잡지 않고 공부 시킬 순 없냐구요.
정말 공부의 양을 최소량으로해서 영어의 경우 3년 반을 공부했는데 제가 보기엔 실력이 거의 늘지 않았습니다.공부의 양이 다른 아이들에 비해 많이 적었어요.흥미위주로 간다고 해서 단어를 외우게 한다거나 뭘 억지로 시킨다거나 심하게 공부시키지 않고 영어도 튼튼영어 2년하고 문화원 1년 보냈는데(문화원은 숙제 거의 없습니다,게임을 통한 회화위주 수업이고요) 이때는 영어에 대해 그리 거부감을 느끼지는 않았지만 실력면에서 안 늘어 공부 방법을 바꾸고 공부양도 좀 늘여볼까 했더니 아이가 완전 거부하고 안 하려고 합니다.튼튼영어나 문화원 다닐 땐 거부까지는 안 했지만 도무지 공부가 되질 않았거든요.튼튼하는 2년동안은 영어책도 읽을 줄 모르고,문화원 다닐 때는 회화 위주 수업이라 독해가 부족하고...
영어공부가 부족해서 몇달을 고민하고 있다가 제가 잠도 잘 못자고 너무 힘에겨워 남편한테 말했더니,남편은 제가 공부를 세게 시킨다고 그만하면 자기 중학교 다닐 때보다 잘 하는데 뭘 그러냐,그럽니다.저희애요,지금 좀 유명한 영어학원 보내려면 실력 안 되서 못 들어갈 실력입니다.요즘 애들이 얼마나 영어를 잘 하는지 저희 남편 현실을 몰라도 너무 모릅니다.
수학도 그래요.아이가 같은 원리의 문제도 조금만 다르면 풀지를 못해요.그래서 수학도 뭔가 문제가 있구나 싶어 걱정인데,남편은 학교 수학시험 1~2개 틀리면 됬지 뭐가 문제냐고 그럽니다.학교시험은 가장 기초적인 것만 있잖아요.수학은 기초와 개념을 확실히 익히는게 중요하쟎아요.기초를 다지지 않고 다음 단계로 계속해서 넘어가기만 하면 언제가는 기초가 부실한 건물처럼 무너져 버릴 수 있는건데...
저도 사실 애한테 공부 얘기 하고 싶지 않았고 저도 이런거 때문에 스트레스 받기 싫었어요.남편의 고집을 꺾지 못하고 억지로 강남에 끌려왔지만 여기 와서도 이따금 공부로만 성공된 삶을 사는거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그냥 흘러가는대로 아이가 원하는거 하게하자고 남편한테도 여기 강남에 살지 말고 차라리 경기도 변두리 동네로 이사가자고까지 했습니다(직장이 서울이라 더 멀리는 못 가구요).강남에 있으면 아무래도 이런저런 것들이 보이니 말이죠.
그런데 굳이 절 강남으로 끌고와서는 이사 가자고해도 안 가면서 최소한의 공부 시키는데 그것도 심하게 시킨다고 구박하면서 왜 대체 강남으로 이사를 왔을까요?
자기 아이가 굉장히 잘 나고 공부도 잘 하는 줄 알고,흥미위주로 천천히 가자고 하면서,왜 성적 안 나오면 제가 잘못해서 그렇다고 뭐라그러면서 학원보내라 하는지(학원엔 우리 애한테 맞는 레벨이 없어서 못 보냅니다).좀 산만한 애니 차라리 과외를 붙이자 하면 과외는 무슨 과외 이러고...
남편은 우리 애가 잘 하는 편이고 우리 애 공부하는게 공부 많이 하는 건 줄 알고 공부 쉬엄쉬엄 시키고 스트레스 주지 말라고 하고,애는 공부도 별로 안 하면서 맨날 놀 궁리만 하고,애가 못 하면 다 내 탓이 되고,이꼴저꼴 안 보고 변두리로 이사가자 해도 강남만을 고집해서 남들 공부시키는거 눈에 보이게 해놓고...대체 이게 나로 하여금 무슨 고문을 하는건지 모르겠네요.
정말 남편이랑 말도 안 통하고 제가 애 공부 때문에 고민되서 말하면 저만 나무라고 소리치고....혼자 고민은 해결도 못하고 마음만 답답하고 괴롭고 외롭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