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아이 이제 초등2년..외동이..
어제 태권도에서 물놀이 갔다오고 저녁에 와서 열이 났다. 해열제 먹이고 수건 바꿔가며 재우고 있는데 술마시던 남편이 새벽1시부터 4시까지 애를 못견디게 했다.(딴엔 좋아서겠지만, 아이는 힘들어 했다. 마루로 방으로 자꾸 쫓아 다녀서 아이는 꼬박 세시간을 힘들게 보냈다. 자고 싶다 그러면 몇 번 등도 때리고 그런다. 내가 끼어들면 난리 난다. 나역시 세시간동안 왔다갔다 잠을 못잔다.)
일을 가야 하는 나는 방학이라 애를 그냥 재우고 언제 일어날지 모르지만 오전 태권도 수업 취소하고, 메모지에 "밥먹고 책읽고 싶으면 읽고 할 수 있으면 엄마가 낸 숙제 하고 있어라."라고 남기고 밥상에 밥이랑 국, 반찬 몇 개 놓고 나왔다. 오전 일만 하니깐 점심께 돌아온다. 전화가 오길래 받았더니 집이다. 아이는 다행히도 밥 먹었고 숙제까지 해놓고 책도 읽고 싶은것 읽었다고 지금 오고 있냐고 묻는다. 좀 미안했다.
남편은 내 판단으론 확실한 알콜 중독이다.
결혼 때 부터 그랬다. 낮이고 밤이고 마신다.
남들과 같이 이야기하고 웃고 그런걸 좋아했다. 그 땐 주말이면 낮에 치킨에 맥주 정도 마셔도 별로 이상하게 생각친 않았다. 나역시 맥주는 좋아하니까.. 하지만 아이 낳고 나서는 난 조심해질 수 밖에 없었다. 나름 아이교육에도 욕심이 있던터라 아이가 깨어 있을 땐 아빠의 장단을 맞춰 주기 어렵다.
가슴에 뻥뚫린 부분이 있어서일까 자꾸 종잡을 수 없어하고 자기위주다.
주량이 하루에 네병이다. 소주..난 소주를 입에 대지도 못한다. 소주 마시면 틀림없이 구토가 나고 머리가 어지러우니깐..그래서 소주 마시는 남편이 너무 싫고 냄새도 미치겠다. 티비를 너무 봐댄다. 보면서 마신다. 웃고..세수할 때도 튼다.
나는 울아이 초등가고 나서 거실엔 책장과 컴퓨터 뿐이다. 티비는 남편이 더 큰걸로 사서 안방에서 술마시며 밤새도록 낄낄대며 크게 틀고 본다. 난 적응이 안되어서 조용하게 애 방이나 거실에서 잔다.
남편 월급 200만원 남짓. 아이 교육 생각하면 일 그만두고 싶진 않고...밤마다 잠 못 자는 날은 담날 애도 피곤하고 나도 피곤하고 일 그만두고 남편 어루만져줘야 하나 싶기도 하고...
남편이 애 잠 못자게 하는 날 다음날은 아이 아침밥은 당연히 못 먹고 아점이고 간식과 저녁밥 먹으면 땡이니 키가 클래야 크기 어렵다. 이런 얘긴 말하면 반응은 없어도 생각은 있는 사람이라 다짐은 하는 것 같다. 하지만 집에 오면 술생각과 티비 생각만 한다. 그러면 다짐과 달리 또 시작이다.
개학하면 또 아침에 잠부족으로 아이가 졸면서 밥먹을텐데(밥 굶기고 보내본 적은 없다. 잠은 아빠 땜에 부족하더라도...꼭 아침밥은 반공기라도 먹이고 보냈다. 신경질적인 성격 될까봐..)..
어찌 해야 할 지 모르겠다.
일 그만두면 과연 남편 뒷바라지에 전념하게 되고 남편이 티비 덜 보고 술 안마실런지...
아이 교육비도 만만치 않아서 맞벌이를 해야만 저축이라도 하면서 있을 수 있는데...
답답한 마음에 막 써봤네요. 어제같은 날이 넘 많아서 이혼 생각 그 순간마다는 늘 생각했었네요. 하지만 말짱할 땐 사리분별 좋고 아는것도 많으니까 믿음이 가다가도 매일 밤만 되면 겁이 나요. 정말 확 변해버려요.
집안 문도 부수고...담배꽁초도 씽크대에 버리고 침도 아무데나 뱉고..
나한테 불만있는건데...나는 주로 거실에 있고 같이 티비보며 술마시는거 이젠(아이 학교 간 후로) 싫고...일 다니느라 피곤한 거 있고....일 갔다오면 오후엔 피곤하더라고요.
그만 두기엔 너무 아까운 직업이고요...